백합 | 구독자 237명 | 대판백합러 | 공돌골동

백합 관련으로 요새 씹덕질은 점점 팬덤 간 갈등 때문에 피곤해져 가네요

https://bbs.ruliweb.com/userboard/board/700131/read/2260

방금 올린 글에서 이어집니다. 남유게와 애니게에 썼다가 여기에도 업로드한 위의 글과 마찬가지로, 역시 남유게에서 먼저 쓴 글을 옮겨 왔습니다.



요새 리코리스가 결말에서 퀴어 베이팅을 저지른 덕에 디시 대백갤하고 트위터는 터져 나가는 반면 또 근근웹은 '스토리 망한 거와는 별개로 노멀 엔딩이 난 건 아닌데 왜 난리여' 하며 반응이 완전히 다른 걸 보고 뭔가 생각이 들어서 써 보는 글입니다.

(아 퀴어 베이팅이 뭐냐면 한국 웹소설에서 한창 문제가 되었던 그 BL 드리프트의 리버스 버전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전독시 같은 데에서 나와서 악명이 높아진 그 BL 드리프트가 HL로 가다가 브로맨스 운운하면서 BL로 드리프트한 거듯이, 퀴어 베이팅은 GL이나 BL로 가다가 HL로 드리프트한 거고 여기 갤에 들어오실 분들이라면 다들 아시겠지요. 이 퀴어 베이팅으로 문제가 된 게 예전에는 유포니엄이었고 지금은 한창 논란중인 리코리스란 것도 아실 거고요.)



지금 상황을 보면 아무래도 백합 팬덤 집단과 일반 씹덕 집단 양자 모두가 양극화 극단화되어서 서로 간의 투쟁이 벌어지고 그 투쟁에서 패배한 쪽은 씹덕계에서 축출되는 결말 밖에는 남지 않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국 남성향 씹덕계에선 실제로 이게 진행중이어서 백합이 남성향의 탈을 쓴 여성향으로 지목되어 BL과 더불어 일반 씹덕 집단에서는 대표적인 혐오대상이 된 상황입니다. 예를 들자면 공식과 팬덤 양자 모두가 모두 백합 커플링을 밀고 있고 이성애적 요소(와 인남캐)를 철저히 배격하면서 동성애적 요소를 강조하고 있는 러브라이브와 뱅드림이 한국에서는 일본에 비해 인기가 없는 것도 이런 사정에 따른 거였죠.
(러브라이브의 경우에는 백합을 극혐하는 성향을 가진 아이돌마스터 팬덤의 집중견제를 받은 바도 있었지요. 루리웹에서 럽라가 축출된 것도 루리웹의 지배세력 중 하나인 @ 팬덤의 영향이 컸는데, 여기에는 럽라가 백합 컨텐츠인 반면 @는 HL 컨텐츠였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팩터였슴다. @ 팬덤은 럽라 자체가 싫고 럽라 팬덤도 싫은 데다가 덤으로 백합도 싫어하니 이중 삼중의 의미로 21세기의 대표적 백합물 중 하나로 인식되는 럽라에 대해 혐오감을 가졌던 거죠. 사실 이런 식으로 럽라 혐오 정서가 생긴 건 디시 @갤 같은 사례를 생각해보면 알겠지만 딱히 루리웹만의 얘기도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백합 혐오 정서가 있는 상황에서 하필 럽라가 백합물이었으니 딱 걸린 거었죠.)


그 외의 다른 예시를 들자면 소녀전선이 동인계에서의 백합 커플링 2차 창작의 증가로 인해 백합을 싫어하는 한국 남덕들의 반감을 사서 이후 많은 한국 남덕들이 백합에 대한 반감을 이유로 '소전 백합밈 싫어 라오로 갑니다' 하면서 소녀전선 팬덤에서 라스트오리진 팬덤으로 이주하게 된 것도 한국의 남성 소비자 사이에서의 백합 배척 조류와 연관이 있었고요.



또 그렇다고 백합 팬덤 집단이 정상이냐 하면 이쪽도 본문에서 언급한 디시 대백갤이나 트위터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갈수록 배타적이게 되고 있어서 여기도 정상이 아닌 상황이더라고요.


앞서 올린 글에서도 언급한 이야기입니다만 디시 대백갤이나 트위터를 보면 "우정도 백합에 포함됨"이란 글하고 "러브라인 확실한 찐백 아니면 백합이 아니라 노멀이고 퀴어 베이팅임"이란 글이 공존하고 있어서 누구 말이 맞는 건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 많습니다.


그래서 또 이걸 보면서 근근웹 남유게에선 "난 찐한 우정 소프트 백합이 좋은데 백합 팬덤은 레즈비언 러브라인 확실한 하드 백합 찐백 아니면 백합 아니라 하네. 그래서 이젠 장르가 백합이면 꺼려 짐."이란 식의 반응이 나오고 있고 말이죠.


이런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요새 백합 팬덤 쪽에선 이번에 리코리스에서도 문제가 된 상업적 목적으로 자행되는 퀴어 베이팅에 대한 PTSD가 어마어마한 상황이어서... 소프트 백합을 싫어하고 백합으로 인정 안 하는 조류가 점점 강해지고 있습니다. 덤으로 남성향 이성애 팬덤에서 유니콘들이 외치는 그 악명 높은 '(남캐와의 커플링의) 가능성을 낳은 것만으로도 아웃이야'라는 논리에 근거한(다들 기억하시겠지만 @ 쪽에서 아이마스2 발매 당시 있었던 9.18 사태 때 나온 그거입니다. 몰락 패러디 영상에다가 '(NTR의) 가능성을 낳은 것만으로도 아웃이야'란 대사를 붙인 게 그 당시 @ 팬덤에서 유행이었죠. 지금은 본인들도 흑역사로 생각하는 모양입니다만.) 남캐 혐오도 갈수록 강해지고 있고요.


이쪽도 참 복잡한 문제인 게 백합 팬덤의 퀴어 베이팅에 대한 PTSD적 반응이 잘못되었다 보게 된다면 또 남성향 이성애 팬덤의 NTR과 BL 드리프트에 대한 PTSD적 반응 역시 잘못된 것이라 평가해야 한다는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왜나면 둘의 근본적인 기전은 동일하기 때문에...
근데 남성향 이성애 팬덤의 그 악명 높은 유니콘들의 존재를 생각하면, 확실히 백합 팬덤이 퀴어 베이팅에 대해 PTSD를 보이는 것도 분명 정상적이지 않은 부분이 있긴 한 게 사실이긴 해요. 앞서 말한 대로 이거나 그거나 심리적으론 기전이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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