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로마 | 구독자 22명 | 프로코피우스 | Troubadour유스티니아누스 1세

로마의 황제가 교회를 견제하는 방법

테오도시우스 1세가 기독교를 로마의 국교로 선언한 이후로 로마의 황제는 기독교 세계의 수호자라는 새로운 직함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이는 달리 말하자면 기독교 세계의 지도자인 주교들과의 충돌이 생길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기독교 주교들에게는 파문이라는 강력한 권한이 있었으며 파문을 당했다는 사실 자체가 기독교 공동체에서 쫓겨나 기독교인으로서 누릴 수 있는 권한이 모두 금지됨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기독교 세계의 수호자인 황제에게 이는 자신의 정통성을 부정당하는 치명적인 조치였기에 파문을 사면받기 위해 황제는 주교가 명하는 행위를 고분고분히 따라야 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로마의 황제들이 가만히 앉아 주교들의 파문에 잠자코 당하는 것은 아니었다. 세속적 권력의 정점인 황제 역시 자신의 의중에 반항하는 주교들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었다.


1. 주교 서임권


총대주교에게 파문당한 황제가 총대주교에게 반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은 바로 자신을 파문한 총대주교를 해임하는 것이다. 총대주교가 교권의 정점이라한들 세속에서는 황제의 밑이었기에 황제는 자신에게 반항하는 총대주교를 해임하고 자신에게 순종적인 주교를 골라 총대주교로 임명하여 자신의 파문을 사면받을 수도 있었다.


더욱이 황제, 즉 바실렙스가 아닌 제국의 권력자인 카이사르라 하더라도 경우가 된다면 충분히 총대주교를 해임하고 새로이 임명할 수 있었다.


2. 재산 몰수


교회와 수도원이 보유하고 있는 재산을 몰수해 버리는 것도 황제가 교회를 견제하는 또다른 방법이었다. 특히 거대한 성당이나 수도원의 경우 신도들의 헌금 등으로 인해 많은 재화를 보유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들은 로마 정부가 아닌 교구의 주교들에게 세금을 내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를 몰수하는 것 역시 황제가 교회를 견제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였다.


3. 교구 재조정


총대주교를 임명/해임하고 재산을 몰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계속해서 반항하면 황제는 자신에게 반항하는 주교의 교구를 축소시켜 충성하는 주교의 교구에 할당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아무리 로마 교황이나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라 한들 황제가 교구를 빼앗아버리면 거기에 대항할 수단이 없었기에 가능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총대주교 임명/해임보다도 더 극단적인 방법이자 교회의 격렬한 반대를 불러일으키는 방법이었기에 몇 번의 사례 외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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