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사에서 3당합당하면 대부분 1990년 민주정의당, 통일민주당, 신민주공화당이 합당하여 민주자유당을 창당한 것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3당 합당의 원조는 좌익계열이다.
1946년 남한 내 좌익은 크게 세 정당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박헌영 중심의 조선공산당(약칭 조공), 여운형 중심의 조선인민당(약칭 인민당), 백남운 중심의 남조선신민당(약칭 신민당)을 들 수 있다.
한편 원래 코민테른의 1국1당 원칙에 따라 한반도 역시 하나의 공산당이 있어야 하지만 북한에서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이 북조선공산당으로 발전하고, 1946년 조선신민당과 합당해 북조선로동당이 창당되자 1국1당 원칙은 사실상 깨진 상태였다.
북조선로동당의 창당은 남한 내 좌익 계열에게 큰 자극이 되었고 대중정당 조직을 위해 조공, 인민당, 신민당 이 세 정당이 합당을 모색하기에 이른다. 실제로 1946년 9월, 3당 합당 준비위원회 연석회의가 개최되었다.
결국 1946년 11월 23일, 3당이 합당되어 남조선로동당(약칭 남로당)이 창당되었다. 그런데 이 3당 합당의 주도세력은 박헌영을 비롯한 공산주의자들이었다. 온건한 사회주의자들은 3당 합당에 격렬히 반발하고 결국 남로당에 불참한다.
백남운을 위시한 중도좌파 세력은 사회노동당을 창당했다가, 이후 여운형이 정계 복귀를 선언하자 그를 따라 근로인민당을 창당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