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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5년 전에 쓴 글인데-수집가들에 대한 이야기


프롤로그(인형사->저승사자-> 관지기)순서

 


어두운 가게 안에 적막이 흐르고 있었다.

나란이 놓인 두 관에는 죽음을 앞둔 노인과 얼핏 보기엔 그럴듯한 사람인형이 누워 있다.

누군가 노인의 이름을 불렀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

불이 꺼진 어두운 인형가게. 많은 인형들이 초점없는 눈으로 관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다시한번 소리가 들려왔다.

어느 누구도 무엇도 그 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노인은 마지막으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세번째. 누군가 그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크고 모든것이 새어나가는 한숨. 그 가게의 유일하게 남은 사람이 마지막 한숨을 내쉬었다.

순간, 한숨과 함께 모든게 멈춰버린 시간에 깨어난 인형은 주변의 많은 인형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일어났다. 그는 눈을 감은 노인을 측은하게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조심조심 손을 오므렸다 펴며 자기 몸을 훑어본 인형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드디어 시간이 필요 없는 몸이 되었구나"

 

솜으로 채워진 인형들도. 마네킹처럼 관절이 달린 사람인형도 그의 탄생을 축하해 주었다.

 

"이제 죽음이라는 저주에서 해방되었으니 불멸이 머지 않았구나."

 

많은 인형들은 소리없는 박수를 쳤다. 갓난아기처럼 조심조심 균형을 잡으며 일어난 인형은 노인이 누운 관을 뚜껑으로 덮어버리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많은 이들이 죽음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인형사의 본분에 충실하겠다는 연설은 소리없는 환호를 불러왔다. 기회가 된다면 인형들에게 목소리를 줘야겠어. 하고 생각한 인형사는 그들의 환호와 수많은 연구자료를 챙겨 이곳을 떠날 채비를 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도 잠시,

 

"아 시발! 냉큼 나오라고오!"

 

낮선 이는 문을 박차고 안으로 들어왔다. 요동치는 목소리, 붓과 오래된 책, 시꺼먼 두루마기와 챙 넓은 갓. 아마 죽음이었을 것이다. 인형들은 모르는 죽음이다.


이제는 절대로 이들과 옄일 수 없어야되는 것이다.

 

저승사자는 갓을 고쳐쓰며 찬찬히 내부를 둘러보았다. 많은 사람인형. 수많은 솜인형들이 관 주변에 몰려 있었다. 답답했다. 뭔가에 턱 막힌듯한 분위기속에 들어온 저승사자는 오묘하게 죽음이 뒤틀린듯한 느낌이 들었다.

 

"죽을때가 된 녀석들이 왠일로 안보인다더니 여기있었구나."

 

허이구야 하며 주변을 둘러본 저승사자는 다시금 명부를 넘기며 이름을 찾았다. 여태껏 주인을 찾지 못한 명부 속의 이름들. 이름을 버리고 인형이 된다니 저승사자100년 짬에 금시초문이었다.

저승사자는 그들이 괘씸하게 보였는지 붓으로 허공에 먹물을 찍어 인형들을 겨누었다. 인형들이 겁을 먹고 뒤로 물러섰다.

 

죽음을 극복한  인형은 이미 입혀진 옷 맵시를  가다듬으며

 

"죽음이 없는것들에게 죽으라니 주소를 잘못봤구만"

 

아무래도 미친거 같아요. 하는 표정으로 저승사자가 이들을 다시금 훑었다. 소매가 늘어진 두루마기를 걷어올리며 다가가 인형들의 머리를 명부로 내려치고 붓으로 먹칠을 하기 시작했다. 먹물에 닿은 인형들이 힘을 잃은듯 픽픽 쓰러지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놈들을 봤나. 니들은 지옥에 가둬놔야 돼."

 

인형들은 당황한듯 인형사에게 붙기 시작했다.

 

"난 인형사야. 인형이라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

 

그는 구석 한켠의 큼지막한 바구니의 내용물을 저승사자에게 뒤집어 씌웠다.

열쇠고리에 달만한 자그마한 인형들이 저승사자를 덮치기 시작했다.

자그마한 인형들은 저승사자를 덮는걸로도 모자라 움직이지못할정도로 달라붙기 시작했다.

 

"너 이자식이 무슨 농간을!"

 

쏟아진 인형에 붓을 놓쳐버린 저승사자가 외친 대답에 인형사는 비웃음으로 답하고는 묵묵히 자료를 챙겨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뒤따라 나가는 인형들을 보며 저승사자는 아무도 듣지못할 비속어를 크게 외쳤다.


"시바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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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썼던 글인데 다시보니까 오글거린다.


당시에 구상했던 이야기는 대충 이런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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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사


마법을이용해 인형을 만들던 인형사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실험으로 자신의 영혼을 인형으로 옮기는데 성공한다. 그리고는 저승사자를 비웃고는 따돌려 도망치는데 성공.


인형사는 이런 방법을 고안하면서 문제는 저승사자가 필요한것. 자신의 이름을 부르게 될 그 한번의 기회만 있어서 실패가능성이 엄청났다는것을 단점으로 꼽으며 더 간편한 방법을 찾고자 한다.


인형으로 만들어둔 수하들을 이용해 관지기 능력자라면 안정적으로 영혼을 다룰 수 있을거란 정보를 듣고 관지기를 포섭하러 찾으러 다니게 된다.


저승사자.


저승에서의 100년의 수습절차를 끝내고 속세에서 활동하게 된 저승사자. 전임자의 업무를 인수인계받고 엄청나게 달라진 속세를 구경하러 돌아다닌다.

인수인계받으면서 이미 죽어 저승으로 갔어야되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의 이름을 보게되고 이들의 흔적을 좇아 인형가게를 급습한다.


이미 꽤 많은 이들이 인형이 됨으로서 죽음을 회피했고 인형사는 그를 비웃으며 도망친다.



관지기.


교통사고로 인해 기억을 잃고 자신을 기억하는 박수무당에게 얹혀살고있는 청년. 신분증도 카드도 핸드폰도 없는 관지기는 소일거리로 무당의 굿에 쓰이는 영혼을 모으는 일을 하면서 자신의 기억을 찾고있다.


그러던 어느 날, 한강을 걸으며 영혼을 수집하던 관지기는 인형사를 놓치고 터덜터덜 걸어가던 저승사자를 만나게 된다. 번뜩이며 저승사자의 명부라면 자신의 이름도 있겠지. 라고 생각한 그는 저승사자의 명부를 빼앗아 천기누설의 죄를 저지르게 되었고 갓 속세로 나온 저승사자는 관지기와 싸우지만 의외로 강한 그의 능력에 명부를 겨우 빼앗아 도망친다.


대충 이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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