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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조이드와일드 열전 제3화 '사자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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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구력 0025년 이지스밸리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

건조한 공기를 가르고 달려가는, 한 기의 조이드와 한 대의 호버 바이크.

조금 뒤쪽으로는 쟈밍가가 7, 8기 무리를 지어 붉은 눈동자를 섬뜩하게 빛내며 다가오고 있다.


"괜찮냐, 라이거!"


호버바이크에 올라탄 붉은 머리 소년 레오 콘래드는, 상처입은 하얀 사자 종 조이드를 향해 소리쳤다.


"그르으...."


옆을 달리는 라이거는 레오에게 시선은 주지 않고 가볍게 신음하며 응한다.

이 정도 상처는 너한테 염려받을 필요도 없다--레오한테는 라이거가 그렇게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폐허를 뚫고 지나가려고만 하지 않았으면 이렇게 되지는--레오가 나의 경솔함을 뉘우치고 있던 그때, 앞쪽 바위 그늘에서 쟈밍가 한 마리가 뛰쳐나왔다.


"아뿔싸, 여기도 있었구나!"


레오는 황급히 핸들을 꺾지만, 균형을 잃고 굴러 떨어져 버린다.

그 틈에 후방의 쟈밍가들도 따라붙어 레오는 완전히 포위당하고 말았다.


"크오오우!!"


라이거는 중간에 끼어들어 쟈밍가 무리에게 달려든다.

차례차례 쟈밍가를 쓰러뜨려가는 라이거……그러나 중과부적.

차츰 피로해진 틈을 타 손발에 들러불어 장갑의 얇은 부분에 쟈밍가의 날카로운 발톱이 꽂힌다.

통증을 견디며 전신의 스프링을 폭발시켜 적을 뿌리치는 라이거.

날아간 충격으로 몇몇 쟈밍가가 행동불능이 되었고 나머지는 도망쳤다.

싸움에는 승리했지만 심한 상처를 입은 라이거에게 레오가 달려간다.


"라이거!.....미안해, 나 때문에 이런..."


지금 당장이라도 수리해 주고 싶지만, 가지고 있는 부품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다.

레오는 최소한의 응급처치만 라이거에게 하고 일단은 앞으로 나가기로 했다.

이지스밸리의 물가에 다다랐을 무렵, 라이거가 뭔가를 발견하고 갑자기 멈춰섰다.

레오는 호버바이크를 세우고 라이거에게 다가간다.

라이거가 신경쓰고 있는 지면을 살펴보니, 벼랑 옆까지 차의 타이어 자국이 이어지고 있었다.


"차가 추락했을지도......안에 사람이 있으면 큰일이다......!"


운전자의 무사함을 걱정하며 레오와 라이거가 골짜기 밑바닥을 들여다본 그 순간이었다.

--찰칵......우르릉! 라이거의 발밑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소리를 내며 무너진다.

라이거는 즉시 물러서려 했으나, 앞선 전투에서의 데미지도 있어 반응이 한발 늦는다.


"라이거--!!"


순간적으로 도와주려고 라이거에게 달려드는 레오.

그러나 속수무책으로 두 사람은 함께 골짜기 바닥으로 떨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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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한 높은 곳으로부터의 낙하였지만, 부상을 입었다고는 해도 역시나의 몸놀림으로 라이거는 간신히 골짜기 바닥에 착지했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달라붙어 있던 레오는 라이거 위에서 휴우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햇볕이 들지 않는 골짜기 바닥은 낮에도 어둑어둑해서, 적적함을 느끼고 있으니......

어~이…하고, 희미한 사람의 목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어이! 누구 거기 있나...살려줘!"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하자 낙석에 파묻혀 찌그러진 사륜구동 차량이 눈에 들어온다.

레오는 조금 전의 타이어 자국을 떠올리며 말을 걸었다.


"괜찮으세요?!"

"차체가 뒤틀려서 나갈 수가 없어! 소년! 조이드랑 같이 있어? 제발 살려줘!"





"휴, 죽는 줄 알았네. 사흘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거든!"


레오에게 물통을 돌려주면서 남자는 감사를 표했다. 남자는 프리의 운반책 일을 하고 있는데, 일하던 중에 짐을 너무 많이 실은 탓에 차체가 밸런스를 잃어, 골짜기 바닥에 전락해 버렸다고 한다.

부상도 많았고 왼쪽 팔은 부러졌는지 움직이면 심하게 아픈 듯 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어 지금은 남자가 들고 있던 스패너를 덧대어 응급처치를 마쳤다.


"그래, 이름 소개가 아직이었구나......나는 버즈 커닝엄. 너는?"

"레오 콘래드라고 합니다"

"레오인가. 고마워 레오! ......그런데 넌 왜 이런 곳에?"


레오는 지금까지의 경위를 설명해, 라이거가 상처입어 곤란해 하고 있는 것을 알렸다.


"--그렇군......어떻게든 해 주고 싶긴 한데......사자종의 수리에 사용할 수 있는 부품이라면, 꽤 어려울지도 모르겠군"


그 말에 침울해진 레오였지만 버즈는 무언가를 번득 떠올린다.


"아니, 잠깐만......응, 힘이 될 수 있을지도 몰라.

"정말요!?"

"아아. 그래서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내 일을 좀 도와주지 않겠니?"

"뭐, 운반책 일을요?"

"......실은 말이지, 나는 제국군 조이드 기지에 짐을 전달할 예정이었어."


민간에서는 구하기 어려운 부품이라도, 제국의 기지라면 비치하고 있을 것이다.

무사히 짐을 보낼 수만 있다면, 군에 부탁해 파츠를 나눔박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라고 버즈는 말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국이 단골손님이 되어 줄지도 몰라. 나한테는 굉장히 커다란 일이거든......라고 해도 차도 고장나고, 몸이 이래서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게다가 이 근처에는 최근 도적단이 출몰한다는 소문도 있어. 지금의 나 혼자서는......도움 받은 데다가 염치없다고는 생각하지만, 부디 도와주지 않을래?

"라이거의 파츠를 마련해 준다면......! 버즈씨......잘 부탁드립니다!"

"버즈라도 불러도 돼......나야말로 잘 부탁한다, 레오!"


그렇게 말하며 버즈는 부러지지 않은 쪽 오른손을 내밀어 두 사람은 악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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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편리하구나"


하고 버즈가 감탄한다.가까스로 계곡 아래로부터 귀환한 레오들은 골짜기 밑의 짐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이었다.

레오는 손수 만든 멀티툴에서 늘린 와이어에 짐을 묶어, 호버 바이크 에 고정하고 끌어 올려 간다.

라이거는 거듭되는 사고들로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본 적이 없는 공구인데......레오가 만든 것인가?"

"아아, 설계한 건 나지만......만드는 법은 아버지에게 배웠어"


행방불명이 된 부친이 남긴 수첩과 서적로부터 기계 공학을 배웠다, 라고 레오는 이야기한다.


"라이거 복원과 수리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버지 수첩 덕분이야."

"뭔가 대단한 아버지로군......"


골짜기 바닥에서 짐을 모두 회수한 레오가 말한다.


"자, 이제 어떻게 할까, 버즈?"

"글쎄...... 차는 이지스밸리의 바닥. 이 많은 짐을 어떻게 운반할지......"


버즈는 한번에 운반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다행히 조금만 더 가면 작은 동굴이 있다.

짐을 일단 그곳에 숨기고 조금씩 나르기로 하였다.


"땡큐 레오! 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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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작업을 마치고 시원한 동굴에서 한숨을 돌리면서 버즈는 문득 떠오른 의문을 레오에게 던졌다.


"있잖아 레오.......라이거를 타고 있었다면, 쟈밍가로부터 도망칠 수 있었던 거 아냐?"


어딘가 고민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레오가 대답한다.


"......라이거는 나를 따르지 않거든. 함께 행동하고는 있지만 라이더로서 인정받은 건 아니야."

"아까 나 도와줄 때 너 라이거에서 내려온 것 같던데?"

"아아, 그건 내가 우연히 라이거 위에 올라탔던 것 뿐이야."


레오는 아버지가 실종해 버린 후, 공화국령의 마을에서 살고 있었지만, 어느 때 라이거의 화석을 발견.자신의 손으로 발굴, 복원하였다.

라이거가 가진 가능성을 직감적으로 감지한 레오였지만, 지금으로서는 그 힘을 끌어낼 수 없다고 느껴 라이거와 함께 정처없는 여행을 떠난 것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마음을 열어주지 않아서. 라이거에게 어울리는 라이더가 되어서, 좀더 그 녀석의 힘을 끌어내 주고 싶지만......나는 무리인 걸까. 이번에 라이거가 상처입은 것도...... 내가 라이거의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마! 괜찮아.너도 라이거도 아직 젊으니까."

"고마워, 버즈. ......응, 이제 다시 시작할까!"


다시 작업을 개시해 드디어 마지막 화물을 남겨둔 그때였다.

버즈는 멀리서 다가오는 무리의 낌새를 눈치채고 황급히 쌍안경을 꺼냈다.


"레오, 큰일이다...랍토르가 5마리...틀림없어.소문의 도적단이야!"

"어쩌지 버즈!?"

"짐은……오토바이에 다 실었군.좋아, 일단 출발해!!"


버즈가 올라타기를 기다려 호버바이크를 급발진시키는 레오.

액셀을 한껏 넣지만 랍토르의 속도에는 못 미친다. 서서히 거리가 좁혀져 간다, 이대로는.......

그때 조금 떨어진 곳에서 쉬고 있던 라이거가 사태를 감지한다.

다음 순간 라이거는 이미 쏜살같이 달려나가고 있었다.

레오와 버즈를 쫓는 도적단 중 한 명이 리더 격인 남자에게 통신을 날린다.


"단장, 뒤에서 조이드가 쫓아오고 있어!"

"뭐라고...? 어이, 본 적 없는 조이드군? 설마 사자 종! 저 녀석들의 조이드인가......"


남자는 뜻밖의 원군에 초조한 빛을 보였지만 곧 라이거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뭐야...저녀석 상처입었잖아. 없애버려!"


도적단은 재빨리 대열을 세로로 전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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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갸오오오오!!"


랍토르 2기가 날카로운 손톱으로 라이거를 덮친다.

재빨리 몸을 피하려는 라이거였지만 한 쪽 랍토르의 공격을 받고 만다.


"뭐지? 뒤가 소란스럽네..."

"라이거다! 쫓아와줬구나! 버즈 멈춰줘! 라이거를 도와줘야겠어!"

"아니, 하지만 짐이 말이지......!"


랍토르 2기를 상대로 꼼짝도 못하다가 결국은 무릎을 꿇고마는 라이거.


"헤헷, 단장 말이 맞아요! 너무 쉽잖아"

"이제 됐다, 발 묶는 건 충분해. 이리로 합류해라!


라이거를 상대하던 랍토르 2기도 전방의 3기와 합류한다.

그 때, 오토바이에 묶은 와이어가 느슨해져 적하물이 쏟아져 버린다.


"안돼, 짐이!"

"내가 가지러 돌아갈게! 버즈는 바이크를 부탁해!"

"에, 에에!? 어이!!"


레오는 오토바이에서 뛰어내리고, 버즈는 오른손 하나로 필사적으로 핸들을 잡는다.

급하게 짐을 주워드는 레오. 하지만 랍토르 부대에 따라잡혀 둘러싸여 버렸다.


"아-, 정말이지! 무모하기는!!"


황급히 핸들을 꺾어 레오 곁으로 향하는 버즈.

하지만 호버바이크 옆구리에 랍토르의 강렬한 발차기를 맞고 넘어지고 만다.


"그아아아악!!"


오토바이에서 굴러 떨어진 버즈. 부러진 왼팔에 심한 통증이 온다.

도적단의 우두머리는 오토바이를 랍토르로 짓밟으며 뻔뻔하게 웃었다.


"이걸로 더 이상 도망칠 수 없겠군......아앙? 어이 꼬마! 짐을 넘겨라"


--까강!


랍토르의 콧등에 레오가 사출한 멀티툴의 선단이 히트했다.

둔탁한 금속음이 울리다.


"......절대 싫어! 이 짐은 안 넘겨줘!!"

"이 꼬맹이가.....아픈 꼴 보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도적단이 외치자 랍토르가 선회.

꼬리가 레오의 손을 강타하여 멀티툴이 튕겨나간다.

레오는 무기를 잃은 상황에서 랍토르의 강렬한 발차기를 맞고 몇 미터 앞까지 날아가 버렸다.


"짐 놓고 당장 꺼져버려!"

"...거절한다!!"


곧바로 또다시 발차기가 날아온다.

아무리 랍토르가 소형 조이드라 해도 맨몸의 인간이 이길 수 있을 리 없다.

그래도 레오는 일어나 맞선다.

몸을 바쳐 짐을 지킨다.

그때마다 여러 차례 랍토르의 공격이 레오를 덮쳤다.

순식간에 레오의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 간다.

특히 왼쪽 팔과 왼쪽 옆구리 출혈이 심하다.이미 서 있는 것이 고작인 상태였다.

하지만, 그래도 짐만은 절대 놓지 않았다.


"......레오! 이제 됐어!! 짐 같은 건 넘겨줘 버려!!"


버즈의 비통한 외침이 울린다.

랍토르가 최후의 일격을 위해 천천히 걸음을 옮겨온다.

하지만 레오의 눈은 똑바로 앞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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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넘겨줄까보냐......이것이 없으면 라이거를 고쳐줄 수 없다고......!"


레오는 남은 힘을 쥐어짜 있는 힘껏 외친다.


"라이거는......라이거는 내 가족이야!! 내가 반드시 지켜주겠어!!"


그때였다. 라이거의 눈동자에 거의 잃어버렸던 빛이 되돌아와 한층 강하게 빛난다.


'가르르르르르릉!!!'


상처받은 몸을 일으켜 레오에게로 달려가는 라이거.

도적단 사이를 빠져나와 리더 랍토르와 레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더니 레오를 향해 힘차게 짖는다.


"라이거...! 날 태워주는 거야...?"


라이거도 레오도 이미 만신창이가 됐을 터였다.

그런데도 서로의 몸에서 신기하게도 힘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낀다.

라이거의 콕핏에 올라가, 조종간을 잡는 레오. 라이거는 이를 받아들여 콕핏의 해치가 전개된다.

레오와 라이거가 하나가 된 순간이었다.


"쳇, 올라타 버렸군. 얘들아! 해치워버리자!!"


도적단의 랍토르들이 라이거를 에워싸고 공격을 해 온다.

라이거는 이를 받아넘기고 재빨리 포위를 빠져나가 이지스밸리를 향해 달려나갔다.


"라이거...... 그런가! 좋아... 가자!!"


도망갈 길은 하나밖에 없다-- 라이거의 의지가 레오에게 전달된다.

계곡으로 점점 다가가지만 전혀 속도를 늦추지 않고 오히려 속도를 높이는 라이거.


"레오, 라이거......설마...계곡을 뛰어넘을 작정인가!?"

"우오오오오오오!!"


레오의 외침과 함께 라이거는 힘차게 대지를 박차고 이지스밸리로 뛰어나갔다.

너덜너덜한 몸 어디에 그런 힘이 남아 있었는지 방금 전까지 서 있지도 못했을 라이거가 뛰고, 아니 날고 있다.

놀라운 도약력으로 이지스밸리를 뛰어넘는다....라고, 그 자리에 있던 누구나가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라이거는 서서히 실속하더니 결국 골짜기 바닥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레오--------!!"


버즈의 외침이 계곡에 메아리쳤다.

도적단도 골짜기까지는 못 쫓는다고 체념하여 욕설을 늘어놓으며 떠나간다.

주뼛주뼛 골짜기 밑을 들여다보는 버즈.

거기에는……일어나 벼랑 위의 상태를 살피는, 라이거의 모습이 있었다.


"뭐야......젠장! 정말 터프한 놈들이라니까......!"


곧 구조를 불러오겠다며 버즈는 골짜기 밑바닥을 향해 외치는 것이었다.

몇 시간 후.

버즈는 인근을 지나던 제국의 경비병에게 도움을 청했고 레오와 라이거는 무사히 구조됐다.보내야 할 짐도 즉시 인도할 수 있었다.

도적단에게는 제국의 경비병들도 애를 태우고 있었던 것 같고, 그 미안함 때문인지 라이거의 부품에 관해서도 이야기가 정리되어, 이 소동은 막을 내렸다.

제국의 군용차를 얻어타 기지로 향하는 도중 레오는 말한다.


"그 순간......정말 이대로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았어."

"아아...나도 왠지 한순간 그런 생각이 들어버렸어. 할 수 있을 리가 없는데."

"아니......나, 라이거와 함께 이지스밸리를 넘어보고 싶어"

"아니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건......"

"하지만 말이야, 저 계곡을 넘을 수 있으면 운반업도 편해지잖아?"

"그야 뭐......응? 운반책 일? 네가 왜 그런 걸 신경쓰는 거지?"

"나도 운반책일을 도울게! 그리고 언젠가...... 이지스밸리를 뛰어넘을 거야! 라이거와 함께!"


갑작스런 제의에 깜짝 놀라는 버즈.

하지만 레오의 눈동자는 어디까지나 올곧았다.


"--너희들하고는 긴 인연이 될 것 같군.다시 한 번 잘 부탁해 레오."

"아아 잘 부탁해 버즈!"


두 사람은 서로 부상이 심하지 않은 손으로 조금 전보다 더 굳게 악수를 하는 것이었다.

레오는 운반책 일을 하면서 운반책의 거점에 공방을 만들었다.

자신을 인정해준 라이거와의 우정의 증거로, 이지스밸리를 뛰어넘기 위한 부스터 제작을 시작한 것이다.

고생 끝에 레오는 비로소 부스터를 완성한다.


"좋아, 장착 완료! ......라이거, 잘 어울려!"

"과우아우!"

"하핫, 기뻐해줘서 나도 기뻐......꼭 뛰어넘자, 라이거!"

"그르르르르르!!"


라이거는 레오에게 믿음의 눈길을 보내며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막상 이지스밸리 넘기에 도전해보니 부스터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추진제의 양과 기체와의 중량 균형 등 문제는 산더미 같았다.

개량을 거듭해 몇번이나 도전했지만, 실패의 날들이 계속 된다.

그래도 레오와 라이거가 포기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



---신지구력 0030년.


"이걸로 23번째, 였던가?"


레오와 라이거의 이지스밸리 넘기, 정확하게 말하면 부스터를 장비하지 않은 채로 도적단을 피하기 위해 계곡을 뛴 그날을 포함해 24번째 시도였다.

폐허의 거리를 달리는 라이거.서서히 속도를 높이고 있다.


"......무모하기는"


버즈는 사륜구동차 보닛 위에 서서 흐뭇하게 쌍안경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이번에야말로 갈 수 있다. 그런 근거 없는 확신이 레오의 가슴에는 있었다.

이지스밸리의 가장자리를 라이거는 힘차게 내딛는다.


"가라아아아아--!!"


부스터에 불이 켜져 이지스밸리의 하늘을 달리는 라이거.

그 모습은, 이 하늘을 어디까지라도 날아갈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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