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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조이드와일드 열전 제2화 '전사의 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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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수도 네오제네바스로부터 북쪽으로 멀리 떨어진, 계곡 지대에 위치한 트라몬트기지.

새로운 영토 개척을 위한 설비가 갖춰진 그 기지를 사수해낸 것에 용기를 얻은 진 제국군은, 앞으로의 세력확대를 위해 활기를 띠고 있었다.

그들은 점령한 각 기지에서 이제부터 벌어질 제국군의 기지탈환작전에 대비하여 증원부대를 파견.

이대로 형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사기를 드높이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이 남자 역시 진 제국군을 향한 충성과 야심을 가슴에 품고 격납고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남자의 이름은 더글라스 알드릿지.

증오스러운 공화국군과 손을 잡은 탓에 무너져 없어진 강한 제국군의 모습을 진 제국군 속에서 발견하여, 그 강함을 지탱하는 존재가 될 수 있기를 그는 늘 바라고 있었다.

기렐을 격퇴한 것이 자신이 아닌 스피겔이었다는 사실에 다소의 질투심을 느끼면서도, 앞으로 얼마든지 싸울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자신을 달래며 애기인 검은 장갑의 팡타이거 앞에 선다.

높은 속도를 내기 위하여 장비된 버니어와, 목표 탐색용의 레이더.

잠입용의 스텔스 기능이 추가되어 특수공작임무에 특화된 알드릿지 전용의 조이드다.

피처럼 붉은 눈이 알드릿지를 내려다본다.


"너도 전투에 굶주린 모양이군. 그렇다면 이 나를 따라와라"


알드릿지가 애기에 말을 건 것과 동시에 등 뒤에서 노령의 남자가 말을 걸어온다.


"이번 임무의 목적은 알고 있겠지?"


뒤돌아 본 곳에 있던 자는 프랭크 랜드였다.


"네 물론입니다. 저 둔한 녀석들을 멋지게 마무리짓겠습니다"


바로 십수분 전, 진 제국본부의 남동에 위치한 케시 기지 근처에서 적의 바즈톨 부대가 전개된 것을 발견했다는 보고가 있었던 것이다.

본부도 즉시 원호부대를 파견하고 싶었으나, 항공전력이 부족한 그들에게 있어서 험악한 산악지대를 넘지 않으면 기지에 도착할 수 없다는 것이 걸림돌이 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의미도 없이 시간을 소비할 수도 없어서, 가장 빨리 도착이 가능한 팡타이거의 라이더인 알드릿지에게 기지원호의 임무가 내려졌던 것이다.


"그 기지는 진 제국군에게 있어서 중요한 기지다. 제국군이 약해졌다고 해도 방심은 하지마라. 곧 증원군을 보낼 것이다. 너는 녀석들의 눈길을 돌려놓고 있기만 하면 된다"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랜드 박사님. 증원군이 도착할 즈음엔 전부 정리될 겁니다."


알드릿지가 기체에 탑승하고 ZO바이저가 붉은 빛을 내뿜었다.


"내B슈츠, 정상적으로 작동. 팡타이거 발진!"


낮은 포효와 함께 그들은 기지를 달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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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이런, 의욕이 너무 앞서는 것도 생각해 볼 일이군......"


케시 기지로 향하는 팡타이거를 전방에 바라보면서 스피겔은 콕핏 안에서 투덜거렸다.

그는 섯부른 행동을 하곤하는 알드릿지의 지원-이라는 명목의 감시 명령을 부여받고 있었다.

기렐을 격퇴하고 한동안은 느긋하게 있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참에 이런 임무였다.

자연스레 한숨이 늘어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가 눈치채지 않도록 뒤를 쫓는다는 임무도 한숨의 수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밥값 정도만 벌어도 되는 그에게 있어서, 군에 자신의 이상을 겹쳐놓고 자기실현을 달성하려는 알드릿지의 생각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실현하고 난 뒤에 대체 무엇이 있다는 것일까.

그런 별 수 없는 생각을 고개를 흔들어 흩어내 버린다.

그가 바보같은 짓을 하지 않도록 감시하고, 무사히 데리고 돌아간다.

그렇게 하면 오늘도 식사를 할 수 있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목적지까지 아직 좀 더 시간이 걸린다.

따분한 시간이 이어지는 것에 그는 이제 몇번인지도 알 수 없는 한숨을 내쉬는 것이었다.


진제국군의 본부를 출발한 지 수시간.

드디어 보이기 시작한 목적지 여기저기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확인하고 알드릿지의 눈매는 험악하게 변했다.

황야를 뒤흔들 듯 울려퍼지는 중저음이 전투중이라는 사실을 여실이 알려주고 있었다.

지난 탈환작전에 실패한 제국군이, 기세가 오른 이쪽의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먼저 공격을 시작한 것이었다.

정말이지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녀석들은 일부러 자신에게 쓰러지기 위해서 부대를 끌고 온 것이니까.


"가자 팡타이거!"


가동한 전천후형 하이파워부스터S가 울부짖듯이 불을 내뿜는다.

직후 내동댕이치는 듯한 충격과 함께 팡타이거가 단번에 가속한다.


"어이, 제정신이냐?"


알드릿지의 상황을 보고 있던 스피겔이 무심코 내뱉었다.

아무리 팡타이거라고 해도 저 정도 수의 적 속으로 파고 든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공명심에 내달려버린거냐......"


짜증난듯이 중얼거리며 그 역시 기지를 향해 달려나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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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군의 바즈톨 중대가 기지를 탈환하기 위하여 포격을 계속한다.

적의 저항은 미미했고, 이거라면 식은 죽 먹기라고 누구나 생각하고 있었던 바로 그때였다.


-콰과아아아앙!!


등뒤에서 갑자기 폭발음이 울리며 검은 사벨타이거종의 조이드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반응할 틈조차 주지 않고 바즈톨이 한대 쓰러진다.


"이 정도의 힘 밖에 없다니, 역시 제국군을 포기한 게 정답이었군"


조소가 섞인 알드릿지의 목소리에 바즈톨이 한발한발 물러선다.


"뭐야, 오지 않는 거냐? 그렇다면 이쪽에서 나가주지!"


그늘에 몸을 숨기면서 스피겔은 가만히 상황을 관찰하고 있었다.

알드릿지와 팡타이거는 그 경이적인 기동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전장을 날듯이 달리고 있었다.

저 정도의 속도 앞에선 바즈톨 따위론 따라잡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 전용으로 랜드 박사가 직접 버니어부터 무장에 이르기까지 설계하여 개조한 보람이 있었다.

자신의 손발보다도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는 거 아닌가 착각할 정도의 움직임이다.

하지만 그것도 언제까지 이어질지......

저런 무리한 싸움을 하고 있어서는 조이드의 부담은 물론이거니와 내B슈츠의 은혜를 받고 있다고 해도 라이더의 몸이 버티지 못한다.

곧 한계가 와서 조이드와 함께 노획당하는 것이 고작이다.


"정말이지 귀찮게 만드는군......"


최악의 사대에 대비하여 스피겔은 원호의 준비를 진행한다.

하지만 한대 두대 바즈톨을 쓰러뜨리는 와중에 팡타이거의 움직임은 느려지기는커녕 점점 더 날카로움을 더해가기 시작했다.

마치 좀 더 날뛰게 해달라고 말하는 듯이, 포격을 피하고는 발톱을 찔러넣고, 이어지는 공격을 피하고는 총격으로 적의 행동을 방해.

그리고 그 장소에서 이탈하려던 캐논불을 등 뒤에서 벌집으로 만들어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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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수 없는 광경에 스피겔은 눈을 껌벅였다.

알드릿지의 육체는 확실히 데미지를 입고 있을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어긋남도 없이 정밀한 조종기술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서 스피겔은 떠올렸다.

알드릿지는 제노스피노를 장시간 가동시킬 수 있을 정도의 피지컬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과연 그렇군, 전 소좌의 지위는 장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아!?"


마지막 한 대 남은 바즈톨을 앞발로 밟으며 알드릿지는 차가운 시선으로 내려다본다.


"어떠냐. 이것이 나의, 진 제국의 힘이다"


흐릿한 신음 소리를 내는 바즈톨의 콕핏 안에서, 남자가 원성이 담긴 눈동자를 되던진다.


"......우리들이 여기서 패배한다 하더라도 곧 다음 부대가 올 것이다. 그것을 쓰러뜨린다고 해도 다음의 부대가 온다......너희들은 끝이다"

"그런가, 그거 참 좋은 얘길 들었군"

"뭐라고......?"

"전원, 우리들의 전과로 만들어 버리겠다!"


-가샤아아아앙!


새된 소리가 주변에 울려퍼지며 바즈톨은 움직임을 멈췄다.

근처에 움직이고 있는 적은 없다.

아군의 손해는 심하지만, 다행히 사상자는 없는 듯 했다.


"잘했다 타이거. 과연 나의 파트너다"


알드릿지의 말에 조금도 지친 기색 없는 울음 소리로 팡타이거는 대답했다.

믿음직한 파트너의 목소리에 그의 입가가 웃음짓는다.

알드릿지는 이 팡타이거의 자질을 신뢰하고 있었다. 궁지에 몰릴 때마다 자신의 기대를 뛰어넘어준다.

지난 디아스와의 전투도 그 중 하나였다.

문득 시선을 느끼고 팡타이거를 천천히 뒤돌아본다.

시선 끝에 있었던 것은 무장된 헌터 울프였다.


"아직도 남아있었나......!"


위협하듯이 팡타이거가 으르릉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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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에 차가운 것을 느끼고 스피겔은 당황스레 외친다.


"기다려라 알드릿지! 나다, 스피겔이다!"


통신기를 통해 뭔가 말해왔지만, 흥분이 식지 않은 알드릿지의 머리에 그 말은 도달하지 않는다.

그저 새로운 적을 발견했다는 흥분에 겨워 있었다.


"어이, 듣고 있냐 알드릿지!"

"저 정도 상대는 너의 적이 아니다. 단번에 정리하자!"

"큭!?"


달려나감과 동시에 스피겔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한순간의 망설임.

도망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그런 그의 망설임을 비웃듯이 알드릿지가 힘 있는 목소리로 외친다.


"가자 팡타이거! 병기해방! 머신블래스트!"


팡타이거의 전신에 장착된 총화기가 전개되어 거대한 2개의 송곳니, 트윈드 팡이 모습을 드러낸다.

할 수 밖에 없다!

스피겔은 각오를 정했다.


"헌터울프! 병기해방! 머신블래스트!!"


머신블래스트와 거의 동시에 개틀링포를 발사하지만, 위협밖에 되지 않는 무른 탄도의 사격은 쉽게 회피되었다.

속도를 줄이는 것조차 하지 못하고, 팡타이거가 최단거리로 공격해 들어온다.

황급히 AZ초전자 블레이드를 전개하지만 이 타이밍에선 이미 늦었다.

한순간의 망설임이 원수가 되었다.

스피겔은 트윈드팡에 맞는 것을 각오했다. 하지만 그저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생각이었다.

조금이라도 손상을 줄이기 위하여 기체를 왼쪽으로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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팡타이거는 헌터울프를 뛰어넘고는 그 등 뒤에 있던 캐논불에게 트윈드팡을 일섬.


----즈샤!


오른쪽 뿔과 오른쪽 앞다리가 날아감과 동시에 그 자리에 웅크린 캐논불을 등지고 팡타이거가 착지했다.


"아직 적이......? 나는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었나......?"


모든 적을 정리한 팡타이거가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간다.


"기록 담당이 후방경계를 게을리하다니. 날 방해하러 온 거냐? 사격까지 해대곤"

"아, 아니......미안하다......"


알드릿지가 심드렁하게 코웃음친다.

아무래도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그의 감시는 한참 전부터 들통나 있었던 것 같다.

거기다 도움까지 받아버린 것 같다.

지원을 위해 보내진 자신이 도움을 받다니, 웃을 수 밖에 없는 얘기다.


"이 녀석들 얘기론 아직 제국군의 증원이 올 모양인 듯 하다. 스피겔, 너는 방금 전처럼 구석에서 우리들의 활약을 지켜보도록 해라"

"지금 큰 실수를 저질러 버렸으니까 말이지. 급료분은 일하겠어"

"흥, 마음대로 해라"


멀리서 제국군의 응원부대로 추정되는 땅울림이 들려온다.

아무래도 방금 전의 부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수인 듯 하다.


"타이거, 녀석들의 모든 것을 먹어치워버려라!"


팡타이거가 사나운 으르렁 소리를 낸 그 때, 통신기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알드릿지, 스피겔, 임무 수고했다"


그것은 프랭크 랜드의 목소리였다.


"아직 임무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제국의 증원군을 물리치겠습니다"

"아니, 그럴 필요는 없네. 기지는 곧 도착할 증원군에 맡겨두게. 자네들에겐 새로운 임무가 마련되어 있네. 지금부터 보내는 좌표로 즉시 향해주게"


수신한 지도를 확인하면서 알드릿지가 중얼거린다.


"원호 다음은 제국 기지의 탈환인가. 스피겔, 먼저 가서 기다리겠다"


그렇게 말하며 그는 새로운 목적지를 향태 달리기 시작했다.

스피겔은 한숨을 내쉬면서 그의 뒤를 쫓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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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야를 달리면서 스피겔은 알드릿지의 평가를 새로이 하고 있었다.

공명심에 매달린 무모한 군인이라는 인상은 이미 사라져 있었다.

경험과 실력이 뒷받침하는 굉장한 실력의 라이더, 그것이 지금 그에 대한 평가였다.

도저히 이해는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함께 싸우는 것은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할 정도는 되었다.


"이제 안 숨는 건가?"


갑자기 날아온 알드릿지로부터의 통신에 스피겔은 놀란 표정을 떠올렸다.


"다음엔 공격받아도 안 구해줄거다"


기분나쁜 웃음이 섞인 말에 스피겔은 탄식한다.


"생각 이상으로 방심할 수 없는 녀석인 것 같군......"


알드릿지에게 있어서 스피겔은 방해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니었다.

새로운 임무를 앞에 두고 팡타이거를 점검해주고 싶었지만, 스피겔 앞에서 팡타이거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저항이 있었다.

그런 그의 심정이 전해진 것인지, 팡타이거는 그저 앞을 향해 곧장 달려나갔다.

부탁한다, 나의 동지여. 알드릿지는 마음 속에서 그렇게 애기를 고무했다.


지는 석양을 등지며 2마리의 검은 야수가 달려나간다.

그 발소리를 어딘가 멀리 뒤로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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