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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적 독점

행성력 2281년, 초광속 항해가 실용화되었다.

모성을 떠나, 수많은 개척선단들은 큰 꿈을 안고 다른 행성계, 항성계를 향해 나아갔다.

은하를 누비는 수많은 개척자들은 이름 없는 행성들에 하나씩 퍼져 나가고,

때로는 지적 생명체들이 문명을 이루는 행성들에 발을 내디뎠다.

처음으로 지적 생명체들과 조우한 해병 대령 크레이그 스미스는,

"그들의 무기와 기술력은 우리에 비해 형편 없다. 우리와 그들에겐 수백 년의 격차가 존재한다."

라 회고했으며, 이들과 동행했던 인류학자 앨런 캔들러는,

"우리가 그들을 정벌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나, 이는 무궁무진한 이익을 갖다 버리는 행위이다."

"그들은 좋은 비즈니스 상대이다. 그들은 우리의 재화와 서비스를 위해 가지고 있는 자원을 기꺼이 내어줄 것이다."

라 주장하였다. 그 주장은 적극적으로 받아 들여져, 수많은 사업가들은 은하 어딘가의 고객들을 찾아 떠나기 시작했다.

수많은 이들이 캔들러의 주장에 따라 꿈을 찾아 별들의 바다를 누볐다.

경호 업체,

"보호구는 입지 않습니까?"

"여기 행성계는 그리 위협적이진 않습니다. 화승총으론 100 야드는 가까이 와야 유효할 겁니다."

"그렇긴 한데, 여기 사람들은 그 거리에서 돌을 던져서 맞춥니다."

"악!"

무기 상인,

"그, 그 총을 사셔야만 합니다!"

"왜지?"

"그야... 중고가 됐으니까요."

"그럼 반값에 해줘."

제약회사,

"미생물학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어떻게 약을 팔 수 있나?"

"사탕을 약이라고 속여서 팔죠. 믿을 겁니다."

"넌 천재야!"

그 외에도 수많은 업종들이, 수많은 행성계와 수많은 문명에 발을 내린 것이다.

그렇게, 200년이 흘렀다...


2483년,

"200년 간 수많은 기업들이 우주로 나갔네."

"그리고 150년 동안 수많은 경제 활동들이 집계되었어."

"그러나 그 누구도, 단 한 순간도 자신들의 사업을 독점해본 적이 없다고 하더군."

"자네가 알 법한 대기업들도, 열정적인 신흥 스타트업들도 실패했네."

"젊은이, 난 큰 꿈을 가진 사람들을 좋아하네. 그리고 자네는 그 큰 꿈을 이루고 싶겠지."

"내 투자를 받고 싶다면 그것만 있으면 돼. 그 속에 간직한 야망을 펼쳐 보이면 된다네."

"보잘 것 없는 일도 상관없다네. 내가 처음으로 투자한 건 냉동식품이었으니까."

"자네는 어떤 꿈을 가지고 있나?"

"저는... 독보적인 점유율을 원합니다. 제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사업체를 창업했고요."

"친구들과 사업을 할 땐 항상 냉정할 필요가 있지. 무슨 일을 하나?"

"롤러코스터, 동물원, 장난감 회사, 게임 회사, 그런 오락과 유흥 분야입니다."

"흥미롭군. 난 살면서 그런 분야에 투자해본 적은 없네. 그 친구들 중에서 자네가 대장인가?"

"예, 그렇습니다. 그렇기에 이 자리에 올 수 있었습니다. 사실, 셔틀의 티켓 값도 다같이 겨우 모았습니다."

"돌아갈 돈이야 얼마든지 주지. 난 인색한 사람이 아니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당당히 돌아가게."

"그런데 자네가 대장이라니, 궁금하긴 하군. 자네는 무엇을 했나? 그리고 무엇을 하나?"

"전 석유화학공업을 전공하였고, 고무와 신소재 분야에서 인턴십을 마쳤습니다."

"오호."

"그리고... 제조업...을... 하려고 합니다."

"이보게, 좀 더 당당하게 말하게. 자기 일에 자부심이 없으면, 누가 자네를 믿고 따르겠나!"

"...콘돔을 만들 겁니다."

"미안하네, 내가 잘못했어."

"...역시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아니, 더 이야기하지... 살면서 콘돔...으로 우주를 제패하겠단 사람은 처음 봤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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