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모래가 마치 물결처럼 요동치고 있었다.
강렬한 떨림이 사막 전체를 뒤흔들고, 소음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 떨림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요해질 때,
"그걸 지금 믿으라고 하는 소리요?"
전차장이 현지인 가이드에게 어처구니 없다는 듯 물었다.
현지인 가이드는 짧은 영어로 거대 생물에 대한 공포를 드러냈다.
이에 전차장은 마지못해 가이드의 말을 믿어주기로 했다.
전차장은 지휘차량에 다가가 보고했다.
"아무래도 여길 횡단하는 건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 어디 뭐 IED라도 숨겨져 있고 매복한 반군이 있다지?"
"그런 건 아니지만, 여기에 사는 야생 동물이 매우 사납다고 합니다."
"고작 맹수 하나 때문에 우리가 빙 돌아서 가야한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지휘관은 코웃음 치며 전차장을 바라봤다.
"우린 여기서 다양한 생물들을 만났고, 안경잽이들이 하는 말도 들었어."
"하지만 우릴 겁줄 수 있을 만큼 강한 생물이 존재한다는 얘기는 듣도 보도 못했네."
"정 그렇다면 정찰 드론을 쓰도록 하게."
자신의 전차로 돌아온 전차장은 무전기를 들어 정찰 드론을 호출했다.
"크레믈린, 드론 영상을 송출하겠다."
여섯 개의 바퀴가 굴러가며 드론이 조용히 움직였다.
모래를 밟으며 빠르게 이동하던 드론에 엄청난 진동이 가해졌다.
매우 불길한 느낌이 화면을 보던 이들의 등골을 따라 흘렀다.
"...그 뒤론 뭐라고 했죠?"
"못 들었어."
"그럼..."
"밑이다!"
누군가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하늘로 엄청난 양의 모래가 하늘로 뿌려졌다.
마치 물 위로 튀어 오르는 고래와도 같이 거대한 몸체를 이끌고, 모래 위로 뛰어 오른 것은,
"벌레...?"
...
그 세상엔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혹여 그걸 보게 된다면...
맞서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