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차라는 차에 대해서 아시나요? 이전에 하니앤손스 웨딩 시음기에서도 언급한 바가 있었지만 다시 한 번 얘기를 해 보자면 백차는 여린 잎을 딴 후 녹차와 다르게 덖거나 하는 과정 없이 잎을 그대로 건조시켜 아주 살짝 산화가 되도록 유도한 차에요.
그래서인지 백차는 녹차보다 그 향이나 맛이 섬세하고 여린 편이고, 녹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기 드문 차종 중 하나에요(황차는 더 보기 힘들긴 한데 그건 저도 마셔본 적이 없어서...)
대부분의 백차는 중국 내에서 생산되고 유통되어 소비된다고 해요. 아무래도 중국 밖에서는 인지도가 낮은 편이라 수출되는 물량이 잘 없는 거 같긴 한데...
근데 이번에 시음기를 적을 차는 특이하게도 인도에서 생산된 백차에요. 인도 차라 하면 대부분 홍차를 떠올리기 마련이고 저 역시 그런데 부산의 압끼빠산드 산차 부띠끄에 가 보니 다즐링으로 백차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인도산 백차라니, 이건 맛을 보지 않을 수 없다 싶어서 시음도 해 보고 설명도 듣고 사진에 나와있듯이 사오기도 했어요(지난 봄에 말이죠).
틴의 뚜껑을 까 보면 백차답게 하얀 가루같은 솜털들이 틴 내부에 달라붙어 있어요. 찻잎의 형태는 잎과 가는 줄기를 기다랗게 말아놓은 것 같이 생겼어요.
찻잎의 향을 맡아보면 미묘한 찻잎 향과 더불어 고량주 (특히) 끝맛에서 나는 장향이 살짝 묻어 있어요. 이 장향은 백차 중에 압끼빠산드 산차 다즐링 백차에서만 나는 향이라는 설명을 들었는데 비가향 백차를 이거 말고는 마셔본 적이 없어서 그 얘기의 진위여부는 일단은 미뤄둘게요.
차를 우려보면 웨딩을 우렸을 때처럼 옅은 레몬빛과 옅은 갈색 어느 중간쯤의 수색을 보여줘요. 수색으로 판단하건데, 일단 이 차가 백차는 맞는 거 같았어요.
차를 마셔보면 백차 특유의 약간 꼬릿한 찻잎 향과 더불어 잎에서 났던 장향이 살짝 스쳐가요. 장향은 너무 미미한 수준이라 사실 자세히 언급하기는 그렇고, 산화도가 약한 찻잎을 우리면 이런 꼬릿한 향이 나는구나 싶었어요.
이 차의 문제라면, 한 틴의 용량이 25g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겠죠. 다르게 표현하자면 자주 마시기엔 약간 금전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거겠죠.
개인적으로는 아마도 새 틴을 또 사서 우려 마실 것 같지는 않아요. 일단 압끼빠산드 산차에 있는 라인업들이 너무 많아서 다른 차들을 더 맛보고 싶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