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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창피한 순간에는 항상 혼자가 아닌 걸까요...

   [바쁜 현대인을 위한 요약(그런데 그마저도 긴)]

1. 어머니가 나박김치에 넣을 사이다 깜빡했다 하심


2. 내가 사오겠다고 호기롭게 나감


3. 시장길로 가면 차양에 박아서 빌라 주차장 가로질러서 가기로 함

(고모 방금 "박아?"라고 했으면 한 잔 마시세요.)


4-1. 비 오던 중, 해질녘이라 어두워서 주차장이 깜깜했음

4-2. 주차장 바닥까지 검은색, 그리고 자동차 더 뒤로 가지 못하게 볼록 튀어 나와있는... 암튼 그것도 검은 색이었음


5. 그런데 그냥 성큼성큼 지나가다 차 사이에서 쫙!!! 미끄러짐


6. 안경 떨구고, 주머니에서 열쇠 탈출하고, 팔은 아프고.

그런데 아픈 것보다 마침 그 순간에 주차장에 들어오신 할아버지가 있어서 창피함 MAX

게다가 할부지가 열쇠 찾을 때까지 계속 옆에서 질문하심ㅠㅠ


7. 결국 심부름으로만 끝낼 수 없다며 매운새우깡까지 사서 집에 돌아갔다고 한다.






(본문)

사건의 발단: 어머니가 나박김치에 넣을 사이다를 깜빡하고 안 사오셨다.


  저는 아무렇지 않게 "내가 사올게."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그렇게 나와서 채 1분도 안 지나서 일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오늘 종일 비가 내리고 있지 않습니까?

  당연히 우산을 써야 하죠?

  그런데 말이죠? 저희 집에서 애용하는 마트까지 가기 위해선 시장길을 따라서 가야 합니다.

  이게 뭐가 문제냐? 규모도 작고 옛날 시장이라 제가 그냥 다닐 때도 종종 차양 같은 거에 머리를 박는다는 겁니다.

  (고모 방금 "뭐에 박았다고?"라고 했으면 한 잔 마시세요.)


  이런 곳을 우산 쓴 상태로 걸어 다니는 불편함을 잔뜩 겪은 저는 시장길 옆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빌라의 주차장으로 가로질러서 갈 수 있거든요.


  여기서 제가 간과한 사실!

  비가 오는 중이며, 6시가 다 된 시간. 주차장은 당연히 어두컴컴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바닥도 어두운 색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머시기냐. 주차장에 보면 자동차 더 뒤로 가지 못하게 볼록 튀어 나와있는 거 있잖아요?

  그걸 못 보고 성큼성큼 걸어가다가 차 사이에서 쫙!!! 미끄러졌습니다.


  안경 떨구고~ 주머니에서 열쇠 탈출하고~ 팔은 아프고~

  그런데 솔직히 팔이랑 다리는 그냥 까진 정도라 많이 안 아팠어요.

  그것보다 딱 그 타이밍에 주차장으로 들어오던 차가 한 대 있었다는 게 더 아팠습니다....


  제발 나오지 않으셨으면 했는데, 그 생각 하자마자 할아버지 한 분이 내리셨습니다.

  그렇게 저는 열쇠를 찾을 때까지 그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눴습니다.


  그 후 마트에 가서 사이다랑 '이렇게 심부름으로만 끝낼 수는 없다'는 마음에 집어 든 매새를 사 들고 집에 온 저는 팔을 빡빡 닦고 후시딘을 바르며 생각했습니다.



  '아... 내일 하체 조지는 날인데 무릎 아파 슈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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