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현충일에 거제도 능포항에 가서 잡은 전갱이입니다.
원래는 벵에돔 낚시를 하려고 했는데... 날이 더워졌다고 전갱이 시즌이 시작했는지
전갱이가 온통 들끓어서 도저히 잡을수가 없었습니다
제법 고수로 보이는 조사님 한두분 빼고는 죄다 벵에돔은 구경만 하고 잡지를 못하더라구요
아무튼 잡은 김에 요리는 해야겠다 싶어서 무얼 할까 하다가 아지후라이로 결정했습니다.
전갱이는 고등어 친척 비슷한놈이라, 부패가 빨라서 잡자마자 목따서 얼음물에 처박아두고
철수하기 전에 내장 다 빼내고, 다시 얼음에 묻어둔채로 가져오는게 아닌 이상 회로 먹기엔 조금 위험하거든요
총 9수 잡았습니다. 제일 큰놈은 28cm. 연안 방파제에서 이정도 크기면 준수한 편이죠
사실 걸기는 13마리 걸었는데, 입질이 약아서 안창걸이나 제물걸이가 아니라 입끝에만 슬쩍 걸린놈들이
벗어나려고 용쓰다가 주둥이를 찢어버리고는 도망간게 4마리나 됩니다.
덩치값 하듯 도망간놈은 죄다 25cm 이상급으로 씨알이 준수한놈들이었죠 ㅂㄷㅂㄷ...
비늘 벗기고, 꼬리부터 측선따라 있는 모비늘 제거하고, 내장과 대가리도 다 제거합니다.
손질장면은 좀 약혐이라서 일부러 손질한 상태로 올립니다.
근데 배를 따면 안돼는데, 실수로 따버려서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나머지놈들도 다 배를 땄습니다.
등따기방식으로 펼쳐주는데, 중요한점은 항문 주면에 상당히 억센 가시가 있기 때문에 필히 제거해줘야합니다.
사진에서 칼날과 엄지로 잡은 저 부분인데, 저 가시는 엄청 억셉니다. 무조건 제거해줍니다.
그리고 고등어보다는 덜하지만 전갱이도 꼴에 등푸른생선이라 기름기가 제법 있기 때문에
생선 물기 뿐 만 아니라, 손질 중간중간에 칼에 낀 기름기도 닦아내줘야 손질이 수월합니다.
세장뜨기하되 배쪽을 다갈라내지는 않는다는 느낌으로 등지느러미, 척추를 벗겨낸 모습입니다.
조금 어려울수도 있긴 한데, 척추 발라낼때 갈빗대도 같이 발라내는편이 좋습니다.
그냥 칼로 톡톡 쳐서 끊어버린 다음에 핀셋으로 제거하는 방법도 있긴 한데, 그냥 떠서 없애는걸 추천드려요.
척추는 꼬리 끝부분은 살짝 남겨놓은채로 칼로 쳐서 끊어냈습니다. 데코 느낌으로 꼬리지느러미를 남겨놓더라고요.
꼬리쪽 배지느러미는 뼈가 물러서 꼭꼭 씹으면 문제없고, 제거하려다가는 세장뜨기로 분해돼는 참사가 일어나기 때문에 내버려둡니다.
9마리를 오롯이 오로시 해낸... 크흠, 죄송합니다.
아무튼 등따기 손질은 잡은 당일날 다 하긴 했는데, 저거 끝냈을때가 밤 11시였습니다.
늦었기도 하고, 밑간 후 숙성도 해야하고 해서 소금, 후추로 밑간하고 밀봉하여 냉장고에 보관해둡니다.
6/7일, 퇴근하자마자 그릇 3개 세팅해서 튀김가루, 계란물, 빵가루를 담아둡니다.
튀김기름도 미리 약불로 은근하게 불을 올려서 예열시켜둡니다.
먼저 튀김가루를 골고루 묻혀주고
빵가루를 잘 붙여줄 계란물도 입히고
빵가루로 튀김옷을 잘 입혀줍니다
하지만 저는 튀김옷이 바삭하고 두툼한걸 좋아하기 때문에 계란물 한번 더 입히고
빵가루를 한번 더 입혀줍니다.
팁이라면 손으로 살짝 두드리듯 눌러서 튀김옷이 잘 달라붙게 해주면 좋습니다.
너무 세게 누르면 살이 으깨지거나, 계란물과 빵가루가 반죽이 돼어버려서 튀김옷이 벗겨지는 대참사 일어나니 조심합니다.
튀김옷이 잘 입혀진 상태. 이제 이놈을
155~160도에 맞춰진 기름에 튀겨줍니다!
기름 양이 충분히 많은게 아니면 한번에 많이 튀기지 않습니다.
기름 온도가 너무 내려가서 제대로 안 튀겨지니까 한번에 한두마리씩만 하도록 합니다.
지글지글 익어가네요 ㅎㅎㅎ 적당히 익으면 뒤집어주며 튀깁니다
노릇노릇하게 잘 익었다 싶으면 건져내어줍니다.
한놈은 꼬리가 떨어져버렸네요. 시식용으로 써야겠습니다.
튀기면서 중간중간에 튀김찌꺼기를 걷어내줘야 튀김에서 탄맛이 안 나고, 튀김옷도 깔끔해지니 걷어냅니다.
계속 튀기면서 빵가루 입혀주고 하는 작업을 반복해주고...
간 무, 폰즈, 타르타르소스를 곁들여먹으면 완성!
꼬리가 떨어진 녀석을 시식해보니 맥주를 부르는 맛이라... 못참고 바로 한캔 까버렸습니다.
맛은 진짜 있는데... 진짜 있는데... 튀기기 전/튀긴 후 뒤처리가 넘모 힘들어서... 자주는 안 해먹을 것 같네요
그냥 소금구이나 해먹을까 싶습니다 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