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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주저리 좀 진지.......

아침 일찍 일어나기도 했는데 뭔가 생각이 복잡하고, 마음이 싱숭하네요. 


그래서 그냥 끄적입니다. 


올 게 왔다 싶은 것이기도 한데. 다들 고민 많을 부동산 고민으로 시작해서 생각이 이어집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이 본래는 신혼집이 되었어야 할 전셋집입니다. 집주인 문제는 아닙니다. 집주인 직업도 알고, 자산도 얼추 알고, 현재 빚도 없는 사람이라 전세금 문제가 발생하진 않을 듯하고, 설령 문제가 발생하고 모든 게 다 꼬여서 소송까지 간다 하더라도 이를 감당할 재력은 준비되어있기에 그냥 시간이 문제될 뿐이지 해결은 무조건 가능하니까요.

근데 혼자 여기서 산지 어느새 4년이 되어가네요. 25평대에 혼자 사니까 참 쓸쓸하면서도 익숙해지니 편하긴 하네요. 편한만큼 쓸쓸하지만요.




당시 배우자가 되었어야 할 사람의 가족들과 저의 서로 양보하지 못할 문제가 질질 끌어져서 결국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저도 자영업자이지만, 상대 집안측에서 제게 바란 부분은 거의 대릴사위급이었고, 심지어 돈줄로 보이는 듯 했습니다. 


상대측 가족들이 하는 스타트업 가족사업은 좋다치지만, 안정화도 안된 시점에서 모든 가족이 기존 일조차 때려치고 거기 달라붙은 수준이었고, 저도 여기 끼어들길 원하고 있었어요. 전 특히 자금면에서요. 제 입장은 저라도 따로 버텨야 만일이 터졌을 때 감당이 가능하다는 의견이었구요. 이 문제는 제 부모님들 역시 제 의견에 동감하시던 터라 제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었네요. 제 성격도 한몫 하겠죠. 줄수는 있는데 밑빠진 독에 부어줄 순 없잖아요. 그걸 나조차 기존의 퍼올릴 우물을 메꿔버리고 자리 터 옮겨서 할 수는 더더욱 없지요. 아무리 제가 제 여자에겐 퍼주려고 하는 편이지만 안정을 추구하는 저로서는 위험리스크 큰 일에 모든걸 부어버리는 일은 못합니다.


돈 1~2억 사라지는거 사업하는 기준에서는 한두달이면 그냥 사라집니다. 많은 돈이지만 많은 돈이 아니라서 우스워요. 한달이면 광고비 2억 그것도 아끼고 아껴야 버텨요.



어쨌거나 집까지 마련해둔 시점에서 파토나고 헤어지고, 그대로 쭈욱 혼자 살았습니다. 벌써 4년이나 되었네요. 원래 이맘때 계획으로는 결혼한 상태로 이 집에서 살아보면서 서로에게 뭐가 필요하고 부족한지 느껴보고 거기에 맞는 집을 찾아서 옮기자! 하고 계획했던 타이밍이네요. 


지금부터 한 2~3년 후 쯤에는 집을 살 계획까지 있었구요. 근데 혼자사니까 이 계획들은 다 어그러졌습니다. 




이제 집주인이 반전세로 전환하고 싶다고 합니다. 


전세가는 제가 들어올때에 비해서 1억이 올랐구요. 보증금 안올리고 그만큼 월세 받고 싶다고 합니다. 


임대차보호법상 갱신1회는 이미 사용됐기에 집주인 시점에서는 법적 최대치로 올린거고 문제는 없는 일입니다. 


금액이 부담되는 것은 아니에요. 전세쓰다가 월세 쓰는 번거로움이 조금 귀찮다 뿐이죠.


아마 집주인도 저걸 고스란히 받겠다는 아닐겁니다. 집가격은 고점에서 떨어지고 있고, 제가 들어왔을 때에 비하면 아직은 2억 이상 올라간 상태지만, 곧 더 떨어질거란건 자연스런 흐름이니까요. 지금이 최대가를 부를 마지막 타이밍이라 지른 걸 겁니다. 협상의 여지는 있는 셈이지요.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집주인과 대화를 몇번 해봤을 때 돈 1~2천에 미쳐있는 사람은 아니었어요. 협상해봤자 월 5만원 내외 조정일건데 그거 연단위 해봤자 60만원 고작이라 그거로 따질 집주인도 아니구요. 들어올때도 옆 시세보다 2천 떨궈달라고 지른걸 그대로 받아들인 집주인이라.... 2천 제시하면 1천 제시 당할거라 생각해서 지른건데 고대로 받아들여서 깜짝 놀랐거든요. 



어쨌거나 제게 선택지는 집주인 제시에 따라 연장하고 2년 반전세로 사는 것.

혹은 기왕 이리 된거 조금 더 싼 보증금에 평수는 넓힐 수 있는 제 매장 근처 아파트로 이사를 가는 것. 


번거로운 집을 알아보고 이사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요. 


근데 참 별 생각이 다 드네요. 


연애 얼추 부족하진 않게 했지만, 살면서 결혼생각을 두번 해봤습니다. 처음은 20대 중반에 너무 어렸기에 준비되지 않았다는 핑계로 무서워서 피했고..... 두번째는 30대 중반에 너무 많은 걸 알고 있다보니 싸우다 끝났습니다. 상대와 의견충돌이면 덜 억울하기나 하지.... 상대 가족들과의 의견충돌이라 더 힘들었네요. 





그런데 지금 제 상황의 해결책도 사실 결혼이라는 생각이에요. 


제겐 위의 선택지 두가지 다 별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이 집에 계속 살아도 혼자 사는 건 아무 지장 없고.... 이사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잘한 장단점이야 각기 다르지만, 제게 큰 의미가 없어요. 워낙에 삶에 무미건조한 편이고, 희노애락이 흐릿해서일 겁니다. 살면서 완벽이라는 건 없다는 걸 이미 잘 압니다. 특히 집은 더욱 더요. 이미 100평대 넘는 고급 집에서도 살아봤는데 그 집이라고 불편 없었던 게 아니라 많으면 많았지 결코 적진 않았어요.


내 배우자라도 있었다면, 아니 하다못해 여친이라도 있다면 상대에게 무엇이 좋을까 고민해보고 상의해보고 같이 결정하는 재미라도 있었을텐데. 혼자 고민해보자니 딱히 무엇을 택하든 큰 의미가 없네요. 무엇을 하든 그냥 이 선택조차 허무합니다. 일하고 집에와서 밥 혼자 해먹고, 집 청소 하고. 그 좋아하던 게임조차 이젠 가끔하고.... 멍하고.... TV도 요즘 들어 잘 안보게 되는군요. 이런 단조로운 생활에서 별 의미도 없는 선택 해봤자 뭐가 바뀔까요. 제 자신이 바라는 게 별로 없기 때문에 전 제 사람이 기뻐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좀 불편해도 상대가 행복하면 그게 제 행복이 되요. 불편함조차 사라져요. 그래서 퍼주게 되죠. 



그나마 요즘은 사사님 방송 덕에 뭔가 기다려서 보고 찾아보고 이래서 조금은 활기찬 상태입니다. 왁자지껄한 토끼풀 단합력 보는 재미와 참여하는 재미도 솔솔하지요. 

전 사실 사람 좋아합니다. 믿지는 않지만 좋아해요. 특히 상대 이야기 들어주는 것 좋아하고, 고민은 같이 나누면서 해결방법을 찾는 것에 활기가 돋지요. 말을 나누면서 해결책을 찾는 건 제 주특기이기도 하구요. 정작 제 자신에 대해서 무슨 일이 있든 상당히 무디고 별로 힘들어하지 않아요. 사람들 도와주는 거 좋아해서 나 자신 몸뚱이 움직이는 건 귀찮아하면서도 상대 위해서는 또 막 움직이니까요. 



어제 제 30년 지기 친구가 그러더군요. 


"너는 이제 남들 그만 챙기고, 너를 챙겨줄 사람 찾는 게 좋다." 라구요. 


근데 전 이렇게 답했어요.


"난 남들 챙기는 거로 내 스트레스가 풀리는 사람이라, 내 사람은 더욱 더 내가 챙겨주고 싶다. 손 좀 많이 가는 사람이 더 정이가고 이쁘고 좋다. 그러다보면 중요한 순간에 내 마음이 상대가 그냥 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된다. 그걸로 족하다." 


그 말에 친구가 잠시 생각해보더니 


"그것도 맞긴 하네..." 


또 부정은 안해요. 이 자슥이.... 





막상 결혼정보회사도 등록해보고 해봤지만, 와닿는 분도 없었습니다. 그냥 그쪽은 어떤 위주구나 라는 걸 확인했을 뿐이고, 덕분에 그쪽은 미련조차 없어져서 후회는 없네요. 돈은 좀 아깝지만... 


지금은 주위에 여자 만날 방법도 없이 환경이 씨가 마른 사막상태라 답도 없군요. 



그냥 좀 멍하네요. 아침 주저리였습니다. 이제 출근해야지요. 오늘도 멍하니 똑같은 하루 보내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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