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항암 치료를 경험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항암제는 그냥 혈관에다 내리꽂으면 큰일이 납니다.
그래서 보통 심장 근처에다 케모포트라는 관을 삽입해서 항암제를 주사하게 됩니다.
물론 주사바늘도 꽤나 큼직허니 낫 같아서.. 아픕니다.
그치만 이건 중요한 게 아니고..
항암치료가 끝나고 한참 뒤에 대학생이 돼서야 저걸 제거하는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해당 부위만 국소마취해서 수술을 하기로 했는데,
이게 거진 10년을 몸 안에 있었다 보니 살점들이랑 좀 많이 붙어있었습니다.
건장한 체격의 의사 선생님이 이걸 붙잡고 힘껏 뜯어내시는데..
아프진 않은데 살점이 뜯기는 느낌과 투두둑 소리가 리얼하게 들리더군요.
의사 선생님과 "와 이거 소리 장난 아니네요", "아무래도 오래 되다 보니까.." 이런 대화를 나누며 수술은 잘 끝마쳤습니다.
2. 18년도쯤인가 대학로 KFC에서 자기를 공부하는 사람이라 소개하며 커피 한 잔을 사달라는 부탁을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도 그때 5급 공채 준비를 막 맘 잡고 시작하던 시기라 측은한 마음에 커피 사주고 얘기를 들어봤는데..
이게 알고 보니 시험 공부가 아니고 마음 공부랍시고 조상님의 공이 어쩌고 하는.. 사이비였던 것입니다.
근데 마침 1차에서 낙방했던 때라 시간은 좀 있겠다 궁금해서 계속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ㅋㅋ
그 사람은 저더러 "조상님의 공덕이 부족하니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주장했고, 저는 아무래도 그건 부담스러워서 거절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어지간히 제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는지, 자기 번호도 알려주고 아예 자기가 다 준비할테니 같이 가기만 하자는 겁니다.
일단 상대가 여자 한 명이기도 했고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가봤는데..
이게 웬 걸 성균관대 쪽문에 위치한, 학교에서 유명한 모 중국집 위층에 본거지가 있었던 겁니다.
완전 가정집처럼 돼있었지만 공부방이라고 칭하더군요.
일단 그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건 여성 한 분이라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진짜 별 절차도 없이 절 데려온 사람 주도 하에 제사가 시작됐습니다.
근데 뭐 태우거나 그런 것도 없이 향 피고 축문? 읽고 무당처럼 좀 통통통 뛰고..
저는 뒤에서 가만히 앉아만 있었습니다 ㅋㅋ
진짜 별 생각 없었는지 상세하게 기억도 안 나네요 이제..
다 끝나고 진짜 아무 일도 없이 헤어졌는데..
그 번호로 문자가 와서 차단하고 한동안 그쪽 길은 피해다녔습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