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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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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안녕 이모?
이모가 가본 적 없다고 했던 태국에서
4년 동안 살았던 조카야.
이번 글에선 학교 관련된 이야기를 해볼까 해.
태국의 지방 소도시 학교는 정말 열악해.
학생들의 수준도 낮을 뿐더러
더운 나라 이지만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없는 교실도 많아.
(현지인들은 선풍기 없어도 잘 버티더라고...)
교무실도 규모에 따라서는 선풍기만 있기도 했었지... 에어컨은 없구
학생들의 열의도 낮은 편이라 대부분 교양수업으로만 진행했었어
학생 수준은...
언제였던가?
당시 중2 학생이 옆 교실에서 담배를 피우다 나한테 걸렸는데
내가 붙잡고 뭐라 했더니
"난 가업 이어서 농사 지을건데 한국어 왜 공부하냐!"
라고 말대꾸를 했었어...
물론 머리채 잡아끌고 교무부장한테 던져주니까
뺨맞더라.
[두 번째 부임지-전공반]
두 번째 부임지는 나름 전공반도 있고
교실에 선풍기가 있는 교실이었어.
첫 해보다는 학생들 수준이 나아지긴 했는데
전공/교양반의 수준 및 의욕 수준이 많이 차이나 나서
좀 힘들긴 했지만 학생들의 적응력과 나의 적응력이 빛을 발했던 해였지.
참고로 여기 방콕(태국의 수도)에서
버스로 13시간 걸리는 곳이야 ㅎㅎ
프로젝터 보이지?
점점 시설이 좋아지고 있어.
세 번째 부임지는 말레이시아와 가까운 남쪽지방이었어.
그래서 그런지 무슬림(이슬람교도)의 비중이 높지.
남부도 전공반이 있긴 했었는데
오히려 전공반보다 교양반이 더 의욕 넘치게 수업을 받아서
조금 놀랍기도 했고 즐겁기도 했어.
본래대로라면 전공반만 도전 할 만한
'한국어 능력시험'을 유일하게 교양반에서 취득한 사례로 남았지.
시설도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학생들의 눈빛이 다르지?
마지막 부임지는 우리나라로 치면
수원~용인급의 나름 인지도 있는 도시에다가
그 안에서도 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학교여서
나도 첫 수업부터 긴장하긴 했지..
학생들 수준이 높아진다는건
그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도 어중간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니까.
그나마 여긴 에어컨, 스피커&마이크, 프로젝터 모두 있어서 시설 면에서도 최고였고
학생 수준도 굉장히 뛰어났었지.
사실 교육방법의 종류중 하나로서
"현지어(여기서는 태국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방법이 있어.
외국어(여기서는 한국어)를 많이&자주 접해야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의미지.
하지만 그건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에 해당하는지라
좋든 싫든 내가 태국어를 배워야 학생들에게 가르칠 수가 있더라구...
지방은 더더욱 영어도 안통하는데다
외국어를 배우는데 또다른 외국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기도 하구 말이야...
이렇게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의 최종 목표는
위에서 언급한 "한국어 능력시험"(TOPIK)에 도전해서
자격증을 따는거야.
1~6급이 있는데 6급이 제일 높아.
중고등학생 수준으로는
3급 정도가 거의 한계선이긴 해.
4년 동안 가르쳐도 3급 딴 학생은
딱 두 명이었으니까.
이런 자격증 이외에도
한태교육원에서 주최하는 한국어대회가 있어서
그쪽에 도전하는 학생들도 많아.
여기서 입상하면 한국의 대학교 등에서
교환학생 및 장학금 지원이 나올 수도 있거든.
태국 사람들이 한국에 가보기는
정말 힘든 일이다보니 학생들의 열의가 굉장히 높아.
하루는 내가 학생들한테
"태국 편의점에서 일하면 1달 1만 바트 받지?
한국 편의점에서 일하면 1달에 4만 바트 받는다!"
라고 하니까 학생들 눈이 엄청 커지더라구 ㅎㅎ
물론 공부만 하는건 아니야
학교에서 개최하는 문화제에
학생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부스를 만들거든.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한복 입기나 민속놀이 체험코스
K-POP 커버댄스 배우기 등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할 수 있어.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대부분 한국 관련 부스를 준비하는데
무조건 한국적인 부스만 하는 것도 아니야
자기들이 재미있어 할만한/돈이 될만한 부스를 운영하기도 하지.
다음 글은 뭘로 할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