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숄더가 맛있다는 사람들은 네이키드 몰트도 맛있을거라 하여 힘겹게 구해왔습니다. (갑자기 입소문을 탔는지 동이 확 나버린다 하더군요.)
가격은 역시 물가때문에 5만원대가 아닌 6만원대가 되어버린... 아아 ㅠㅠ
원래 구판은 뇌조가 있어서 "벗뇌조" 였다는데... 뇌조가 너무 홀딱 벗은 탓에 (!!!) 부끄러움을 느끼고 오크통으로 숨어버렸다네요(...)
음... 몽키숄더와 같은 블렌디드 몰트인데도, 퍼스트필 셰리 캐스크의 영향 때문인지, 단내가 (특히 건포도 냄새) 강합니다.
게다가 맛도, 단 느낌이 정말 강합니다. 그렇다고 이게 블렌디드 몰트, 그러니까 맥아만 썼다는걸 숨기지도 않겠다는 느낌으로
앞맛에 몰트의 그 보리맛, 피니쉬에 보리 껍질 향과도 비슷한 풀향이 불쑥 발톱을 드밀고 나옵니다.
그리고 다 삼킨 후에도 남은 셰리향과 꿀향 (이게 하이랜드 파크의 영향이라 하더군요. 헤더 피트가 꿀향 비슷한 향이 난다고) 이 나는게
"이건 그냥 에드링턴에서 향수로 만들어서 팔아도 되겠다?" 할 정도로 여운이 셉니다. 굉장히 "야하다" 라고 해야 하나?
조금 순화하면 "여성적인 느낌이 강한" 스카치 위스키라는게 맞을 거 같아요.
위스키의 향과 맛을 이야기하면서 "여성적이다" 라는 느낌이 드는게 이상은 한데,
마스터 블렌더 분이 영국에서"도" 몇 안되는 여성 마스터블렌더 중 한명인
다이앤 스튜어트가 맡았다고 하네요? 이분이 에드링턴쪽이니 하이랜드파크쪽도 맡는거로 알고 있습니다. (이건 댓글로)
하이랜드파크가 여성분들에게도 잘 맞는 싱글몰트라는 평이 있는데, 하이랜드파크가 (그리고 맥켈란과 글랜로티스) 베이스로 들어간 블렌디드 몰트니
여성분들 취향에도 잘 맞을 정도로 세련된 느낌입니다.
향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다 달아서, 크루통, 프레첼, 러스크 등의 빵 베이스 간식과 정말 잘 어울입니다.
이번에는 농심에서 파는 그 쁘띠파리 과자 (롤케이크 러스크) 로 페어링을 해봤는데, 러스크에 뿌려진 설탕 맛과 튀길때 쓰인 기름의 향이
같이 증폭이 됩니다. 일반 과자가 이정도면 아마도 버터로 볶은 크루통이나 쇼트닝에 제대로 튀긴 러스크는 향이 굉장이 폭발할 거 같은 느낌이 듭니다.
단 맛이 강한 음식, 혹은 크루통에 크림스프, 프로슈토와 간단한 샐러드 정도에 네이키드 몰트 하이볼을 곁들이면 괜찮은 반주도 될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