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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2인분' 내려봅니다. - feat. 에티오피아 시다모

브루잉 커피생활 초창기에 가장 난감했던 문제 중 하나가,

바로 두 잔의 커피를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하는 문제였지요.

그리고 이는 많은 분들이 실질적으로 부닥치고 있는 고민이실 겝니다.

실제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2인분 레시피들을 보면 대개 이른바 커피잔, 대략 120~150ml 정도의 용량을

한 잔으로 전제한 뒤에 이야기하는 레시피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건 그냥 일반적으로 공유되는 20g 레시피, 이상도 이하도 아니잖아요.

우리는 큼지막한 머그잔 두 잔 가득한 커피가 필요한 건데.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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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두 번 내리면 됩니다.

아니면 기구를 두 개 사서 한꺼번에 내려도 되구요.

하지만 이 또한 우리가 원하는 건 아니잖아요?

일단 구찬거나, 돈 들거나, 번잡하거나, 그러면서까지 두 잔 만들고 싶진 않은 게 인지상정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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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공유해 봅니다.

제 경험으로 설계한, 두 잔 레시피!





전제 1 : 한 잔의 커피는 가장 일반적인 20g 레시피를 통해 추출 가능한 240ml 내외의 커피로 정의한다.

전제 2 : 두 잔 레시피는 한 잔의 커피를 추출할 때의 맛과 향을 최대한 흡사하게 재현하는데에 목적을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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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원두 계량. 1인분 기준으로 18g~20g을 사용한다면 2인분 레시피에서는 33g~35g을 사용합니다.

이번 브루잉에 활용한 시다모 원두의 경우에는 20g을 사용했을 때 향미가 절정이길래

거기에 맞춰 34.5g의 원두로 2인분 레시피를 설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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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 분쇄. 20g 레시피와 동일한 굵기로 분쇄합니다.

가끔 원두에 따라 약간 굵게 분쇄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단 레시피 설계의 전제는 동일한 분쇄도입니다.

기준점이 단순명쾌해야 결과물의 일관성 또한 높아지는 법이니까요.

해당 원두의 경우 위의 오드그라인더 기준으로 2.1, 코만단테 기준으로는 20클릭으로 분쇄했습니다.

분쇄 입자 사이즈로 말씀드리면 대략.... 900마이크론 정도일 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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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쇄원두의 세팅과 영점이 잡힌 상태. 드리퍼는 하리오 글래스를 사용했습니다.

보시다시피 린싱 같은 거 안 합니다. 하면 더 좋겠죠. 예열이 되니.

하지만 커피의 기본은 조금 아쉬운 걸 참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별 차이도 안 나는데 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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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기존 20g 레시피를 제가 어떻게 설계했는지에 대해 설명드려야겠네요.

제 레시피를 기준으로 2인분 레시피를 설계한 거니 기준점을 아셔야 응용도 가능할테니까요.


저는 18~20g 기준,

95도 내외의 40ml의 물로 뜸을 들이고,

30초에 140ml 가수,

1분30초에 100ml 가수하여 총 280ml물을 사용하고

2분15초에서 40초 내외로 추출을 종료합니다.

시간은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며 3분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원두에 따라 달라요.

종료라 함은 커피베드의 물이 모두 빠진 뒤의 시점 기준입니다.

여기서 커피가 과추출되었다 판단하면 분쇄도를 풀고,

너무 향미가 떨어진다 싶으면 원두량을 늘립니다.

가급적 다른 변수는 건드리지 않는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여기에 마지막으로 20ml의 물을 추가로 가수하여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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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준점을 확인했으니 2인분 레시피로 돌아가서,

1차로 뜸들일 물을 60ml 부었습니다. 물 온도는 93도입니다.

굳이 이유가 있어 93도의 물을 사용한 건 아니고, 커피를 추출한 장소에서의

기구의 한계 탓에 가장 온도 맞추기 용이한 값을 선택한 것뿐입니다. 집이었다면 95도로 세팅했을 거 같습니다.

암튼 이후 30초 동안 블루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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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20ml의 물을 붓습니다. 위의 사진에서는 저울을 리셋한 뒤에 120ml의 물을 부은 겁니다.

여기서 1분 15초까지 대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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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20ml의 물을 추가로 가수합니다. 뜸들일 물 60을 제외하고 240의 물을 부은 셈입니다.

여기서 1분 55초까지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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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55초에 60ml 물을 가수. 뜸물과 합쳐 총 360ml의 물을 사용했습니다.

대략 1:11의 비율로 추출을 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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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40초에 최종 추출 종료. 원두마다 추출되는 시간이 다르니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느린 애들은 오지게 느리고 빠른 애들은 오지게 빠릅니다.

중요한 것은 최종적으로 추출된 결과물을 직접 맛보고, 이를 통해 변수를 조절하는 겁니다.

가급적 변수는 분쇄도와 원두량, 두 가지 이외에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일관성을 확보하기에 용이하기도 하고.... 설계가 쉬워지니까요.

아무튼 결과물은 대략 280ml 정도가 추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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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210ml의 물을 가수합니다.

원두에 따라 200~210까지 가수량을 조절하곤 하는데....

10ml의 물만으로 맛의 경향성이 어마어마하게 변한다는 점을 염두해 두셔야 합니다.

갠적으로 조금 진하게 추출되었다 판단하면 220ml까지도 붓습니다만...

레시피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205ml 정도로 고정하고 사용하시는 편을 추천드립니다.

아무튼 이것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총 추출량은 480ml 내외, 대략 240ml의 커피 두 잔을 얻은 셈입니다. 

뭐, 전통적인 의미의 교양있는 모양의 커피잔을 생각해 보면 네 잔까지도 가능하겠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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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40g에 가까운 원두를 이용해서 커피를 추출할 경우,

위에서처럼 많은 양의 물을 바이패스하지 않고서는

원하는 맛을 정확하게 잡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봅니다.

위의 레시피는 제 나름 어마어마한 시행착오 끝에 가까스로 찾아낸 값입니다.

뭐, 솔직히 이보다 더 좋은 2인분 레시피가 없을 리 있겠습니까. ㅋ

저야 뭐 혼자 커피를 즐기는 그냥 평범한 일반인일 뿐인데요.

하지만 나름 오랜 고민과 연구 끝에 만들어낸 레시피니 조심스럽게 여기분들에게 공유해 봅니다.

그럴지 아닐지 모르지만 유용했으면 좋겠네요.


헤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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