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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훼의 선지자였던 내가 이세계에서는 하늘의 신?

성경의 등장인물 중 엘리야라는 인물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 이전을 다루는 구약시대에 등장하는 인물로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가진 선지자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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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스라엘이 우상숭배로 인한 죄로 인해 가뭄이 들 것이라 예언하고 시냇가에서 까마귀들에게 물과 음식을 받아먹는 엘리야짤)


대표적인 일화로 혼자 바알과 아셰라의 선지자 850명과 맞짱을 떠서 승리한 다음 그들을 모조리 도륙을 냈던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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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혼자서 바알과 아셰라의 선지자 850명과 대결해서 이기는 엘리야짤)


엘리야는 최후도 상당히 비범했는데 바로 일반인처럼 죽은 것이 아니라 어느날 제자 엘리사 - 잼민이들이 빡빡이라고 놀렸다고 곰소환해서 잼민이를 찢은 그 사람 맞다 -만 불러내어 그의 앞에서 승천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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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야가 승천하는 장면, 왼쪽 아래에 있는 사람이 엘리야의 제자 엘리사다.


엘리야가 승천한 후에도 이스라엘과 유대에서는 엘리야에 대한 공경이 남아있었는지 엘리야의 시대에서 수백년이 지난 뒤에 쓰여진 말라기서에도 '크고 두려운 날이 오기 전에 선지자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낼 것'이라는 구절이 서술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선지자 엘리야가 슬라브족의 기독교화 과정에서 상당히 생뚱맞게 재해석이 되어버린다. 바로 슬라브족이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선지자 엘리야를 자신들의 전통 신앙에 나오는 주신 페룬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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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브인들의 주신이자 하늘과 천둥의 신인 페룬. 슬라브 전사계급들이 많이 숭배했다고 하며

동로마 역사서에서도 슬라브인들이 페룬을 그들의 주신으로 믿었다는 대목이 등장한다.


그렇다면 대체 왜 슬라브족은 엘리야를 자신들의 주신 페룬으로 여겼는지에 대한 해답이 나와야 하는데 그 해답은 바로 성서에서 엘리야가 승천하는 부분을 묘사하는 대목에서 찾을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엘리야가 승천하는 과정을 성서에서는 아래처럼 묘사했다.


'그들이 이야기를 하면서 계속 걸어가는데, 갑자기 불 병거와 불 말이 나타나서 그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그러자 엘리야가 회오리바람에 실려 하늘로 올라갔다. 엘리사는 그 광경을 보면서 외쳤다.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 이스라엘의 병거이시며 기병이시여!” 엘리사는 엘리야가 더 이상 보이지 않자, 자기 옷을 움켜쥐고 두 조각으로 찢었다.' (열왕기하 2:11-12, 가톨릭 성경)


해당 대목에서는 엘리야가 '하늘에서 갑자기 화염으로 이루어진 전차와 말이 나타났고 그 와중에 엘리야가 회오리바람을 타고 승천했다.'고 서술되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슬라브인들의 전통 신앙에서 하늘의 신인 페룬은 불의 신으로도 숭배받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엘리야가 승천하는 과정을 읽은 슬라브인들은 엘리야를 '화염과 바람의 권능을 지닌 자'로 이해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엘리야를 페룬의 화신으로 여기게 된 것이었다.


그 결과, 이스라엘의 선지자 엘리야는 머나먼 동유럽의 슬라브인들에게 하늘의 신 페룬의 화신으로 받아들여졌고 결국 슬라브인들에 의해 '천둥의 엘리야'라는 이명까지 붙으며 숭배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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