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 구독자 27명 | 파블로프의자명종

무제



아이야
어여쁜 내 아이야
봄길을 걷자꾸나

찬란한 햇볕 아래
흐드러진 꽃밭을 함께 가자꾸나


개나리 원추리 아래
따사로운 봄볕 아래에서
너는 영원히 변치 않을 함박웃음을
내 눈가에 사무치도록 새기는구나



그 날도 그랬단다
아름다운 하늘이 축복하던 날
너의 웃음이 활짝 만개하던 그 날
친구들과 함께하던 날


아뿔싸
네가 무척이나 좋아하던 김밥이
문 앞에 동그마니 놓여 있구나

멀고 기나긴 여정을 마치고
다시 네가 오면
맛있는 것, 네가 좋아하는 것

식탁 가득히 펼치리라 다짐했단다




그러나
너는 오지 못했구나
즐거운 여행이 잔인한 비극으로 치닫던 


넘실거리는 파도가 세월을 짖이기며
그늘진 어둠이 네 몸을 집어 삼키던 그 날


영상에 담긴 네 마지막 모습
창문을 부여잡던 그 모습
끝내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구나




네 마지막 순간에
내 손길이 네게 닿지 못했으니
내 마음이, 내 심장이
네게 닿지 못했으니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세상에서 가장 추악한 죄인이로소이다
내가 잘못했으니
내가 씻지 못할 죄를 저질렀으니
내 자식만은 용서해 주오
내 새끼만은 살려주오




목놓아 부르짖어도
너는 오지 않는구나


이 세상 어디서도
네 옷깃조차 잡을 수가 없구나





다시, 다시 봄이구나
꽃은 피고 새들은 지저귀건만
이 따사로운 하늘 아래
네 모습은 온데간데 없나니



아이야
사랑해 마지않는 내 아이야


꽃길을 걷자꾸나
나와 함께 동산을 걷자꾸나
꽃그늘을 지나 개울가를 건너
멀리멀리 손잡고 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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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을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서 부득이하게 잡담탭으로 올리게 되었습니다.



미욱하고 한없이 조잡한 글로 표현할 수밖에 없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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