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 구독자 56명 | 모노가뚜리

혁명과 노인

어느 혁명가가 말을 타고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농민 여러분! 왕은 호수의 여인도, 전설의 검도 아닌 여러분이 선택하는 겁니다!"

"여러분의 힘으로 세상을 만들고 바꾸는 겁니다!"

그러자 어느 앞니 없는 농부가 앞으로 나와 그에게 말했다.

"근디... 그라믄, 그... 검인지 거시긴지 뽑은 놈보다..."

"낫다고... 할 수 있수...?"

"검이 고른 놈도... 검헌테 잘허진 않잖어..."

"그라믄... 우리가 고른 놈도... 우리헌테... 잘... 하것수...?"

"내는 평생 흙을 만지고 살았수."

"배운 거슨 조또 없지만..."

"그건 부끄럽지가 않수."

"그치만, 넘의 기대를... 져버리는 거,"

"고건 쪼까... 부끄러운 일인겨."

"배운 양반은... 잘 알지...?"

"명심...하겠습니다..."

혁명가의 눈물을 본 농부는 뒤돌아 천천히 걸어갔다.

그게 검이 선택한 자, 호수의 왕, 그리고 무명의 농부였던,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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