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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는 과학자의 꿈을 꾸는가?

마법과 과학은 공존할 수 있는 영역에 있기는 합니다-아니 하다고 봅니다. 네.

굳이 따지자면 마법은 과학의 응용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어쨌든 간에, 마법이라는 도구 입장에서 과학은 선행과제 내지는 업그레이드 요소로 써봄직하죠.

물론 어디까지나 역학과 과학의 법칙들이 똑같이 적용된다는 전제지만요.


학문으로서 과학은 마법과 매우 밀접할 겁니다.

하지만 도구로서의 과학은 마법을 위협하는 입지에 있죠.

어쩌면 마법과 과학의 대립 같은 소재는 이를 기반으로 하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엄밀히 따지자면 과학 vs 마법은

'인간이 탐구하고 밝혀낸 지적 능력'과

'과학으론 설명되지 않는 초자연적 능력'의 싸움으로 보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거시적인 충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보이지 않는 영역, 직접적인 충돌로 보이지 않는 영역은?

이 양상은 사실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생기는 변화와 일맥상통할 겁니다.

전통적인 수공업은 기계를 통한 대량생산에게 밀렸죠.

마차는 자동차의 등장으로 사라졌으며,

수많은 것들이 도태되어 사라지거나 위협받고 있죠.

인간이 만든 여러 번의 산업 혁명은 그 삶을 송두리째 바꿔갑니다.

중산층을 만들어낸 컨베이어벨트, 자동화를 만든 컴퓨터, 그 다음은?


그런 면에서 마법을 다루는 이들에게 과학의 발전은 매우 위협적입니다.

본인들이 가진 지위나 입지를 말 그대로 흔들 수 있으니까요.

다음날, 다음 달, 다음 해면 더 진보된 제품이 쏟아지고 새 이론이 발표되는 세상에서 뭘 해야할까요?

누구나 마법에 준하는 파괴력이나 활용성을 가질 수 있는 세상에서 마법사란 점이 메리트가 될까요?


물론 마법사에도 급이 있을 겁니다.

마법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고위층의 마법사가 있다면,

반대로 마법을 다룰 줄 알고 현장에서 써먹는 마법사도 있겠죠.

마치 엔지니어와 테크니션의 차이랑 유사할 겁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마법이 힘을 잃는 세상에서 그건 중요한 문제는 아닐 겁니다.

그저 자기네들이 가진 재능에 대해 한탄하며 도태되길 기다릴뿐이겠죠.


아니, 그럼 진짜로 과학이 발달하면 마법사들은 설 자리가 없나요?

음, 저도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어딘가에 쓸모는 있겠죠.

특히 위에서 말한 엘리트들이라면 빠르게 대응할 테죠.

밑의 사람들도 빠르게 자기 갈 길을 찾을 거고요.

하지만 역사에서 보여진 수많은 변화와 같을 겁니다.

기득권은 바뀝니다. 지배자는 바뀌며 역사에 불변은 없습니다.

봉건제의 몰락과 자본주의의 성행, 민주주의의 등장과 사회주의의의 쇠퇴와 같은 역사의 한 페이지에 들어갈 내용이 될뿐이죠.

다만 그 날이 오고도 '마법이 유용하다'라 말하고 싶다면,

아니, 마법사로써 사회적 인정을 받고 싶다면,

그러길 비는 수밖에요.


물론 시간적 여유는 의외로 충분할 겁니다.

다만 적응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라,

적응을 할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될 겁니다.

자신들이 있어도 되는 곳으로 밀려날지.

자신들이 있어야할 곳으로 움직일지.

시작은 강제적이나 그 이후는 수동적일지 능동적일지 알아서 골라야할 겁니다.


질문의 답은 다릅니다. 그게 주관식이죠.

하지만 제 대답은 좀 씁쓸하고, 비관적이죠.

누군가는 희망차고 긍정적인 답을 내놓을 겁니다.

그런 생각이 창작으로 이어질...까?

이어지면 좋겠네요. 어쩌면 이것도 떡밥이잖아요.

아무튼, 이 답이 씁쓸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어디에나 먹히기 때문이겠죠.


'당신이 어떤 꿈을 꾸던, 어떤 생각을 하던 중요치 않다.'


근데 이건 딱히 진지한 고찰이나 그런 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렇다면?

그런 이야기일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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