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 :
하아... 드디어 끝났네
동급생 :
저기 마시로. 다음 수학, 숙제 있었지...?
유우 :
아, 응. 설마... 못 한거야?
동급생 :
부탁이야! 이번만이니까! 숙제 보여줘!
유우 :
음... 저번에도 그 소리 하지 않았어? 뭐 괜찮지만.
(거절하는 것도 귀찮고...)
동급생 :
고마워! 마시로! 덕분에 살았어!
유우 :
그 노트 말인데, 점심시간 중에는 돌려줘야 해?
동급생 :
OK! 바로 끝낼게!
유우 :
(마시로 유우. 16살. 하츠보시 학원 고등부 일반과의 2학년생. 귀가부.
취미는... 굳이 말하자면, 스마트폰 게임.
그렇다고는 해도, 최근에는 로그인 정도만 하는 편이지만.)
(숙제를 해오지 않을 정도로 불성실하지도, 수업을 제대로 들을 정도로 성실하지도 않다.
그저 매일 학교를 다니며, 수업을 들을 뿐인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 학원에는 '아이돌과' 라는 것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등하교를 하는 중에 레슨을 하는 학생을 본 기억이 있다.
아이돌을 목표로 하는 만큼, 귀여운 아이들뿐인 데다 모두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었다.)
(조금... 부럽다고, 생각한다.
아이돌이 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단지, 그렇게 진심으로 집중할 수 있는 것을 만난 적이 내겐 없었으니까.
분명, 앞으로도. 무엇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노력하는 일이 없는 채로
적당한 대학에 들어가서 적당한 회사에 취업하고. 적당한 인생을 살아가겠지.
그런 게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동급생 :
마시로? 노트 고마워! 살았어!
유우 :
아, 응... 딱히.
??? :
마시로 유우 양. 마시로 유우 양. 바로 학생회실로 찾아오도록.
유우 :
엥. 나?
동급생 :
혹시... 뭐 저질렀어?
유우 :
으음...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가볼게.
동급생 :
다녀와~
유우 :
학생회인가... 정말 무슨 일인 걸까.
유우 :
시, 실례합니다아~
세나 :
어서 와. 마시로 유우 양. 환영하도록 할게.
유우 :
환영해 주신다는 것은... 사람을 착각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네요.
세나:
물론이야. 내가 부른 것은 틀림없는 당신이야. 알고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만. 다시 나의 소개를 하도록 할게.
세나 :
나의 이름은 쥬오 세나. 아이돌과 3학년생이자, 이 학원의 학생회장을 맡고 있단다.
유우 :
네, 네에... 물론 알고 있어요. 저는 일반과 2학년생인 마시로 유우라고 해요.
세나 :
잘 부탁해. 유우.
유우 :
자, 잘 부탁드립니다.... 회장....
그래서. 그, 저는 왜 불린 걸까요?
세나 :
그 일에 대해서 말인데... 너는 이 학원에 방송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니?
유우 :
방송부...? 있었나요? 우리 학원에....
세나 :
그래. 모르는 것이 당연하겠지. 실은 작년에 부원 모두가 졸업을 해버리는 바람에, 사실상 폐부 상태이니까.
유우 :
네에... 그렇습니까.
세나 :
후훗, 『그래서 뭐?』라는 표정이구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네가 방송부 부장이 되어줬으면 해.
유우 :
...네? 아니, 제게 무슨 관계가?
세나 :
너는 정말 좋은 목소리를 하고 있구나. 부드러운 음성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발성은 확실해서 듣기 좋은 목소리야.
유우 :
뭐, 특기라고 한다면 '잰말놀이' 정도뿐이지만요.
세나 :
딱 맞는다고 생각하지 않아? 교내 방송 담당에 말이야.
유우 :
어... 제가 교내 방송을?
세나 :
그래. 너에게는 재능이 있어. 나의 눈이 그렇게 전하고 있단다. 그렇기에 이렇게 널 부른 거야.
유우 :
귀가 아니라, 눈이 말인가요?
세나 :
그래. 내 눈에는 재능이 수치로 보인단다!
유우 :
( 이 사람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생각하던 것보다 더 이상한 사람일지도 몰라... )
( 학생회장에게 가지고 있던 고귀한 이미지가 산산이 부서져간다... )
세나 :
그런 의미에서, 받아주지 않을래?
유우 :
뭐어... 유령 부원으로서 라면 상관 없어요.
(어차피 귀가부인 데다, 서류상으로 라면 방송부 소속이어도 문제없겠지. 눈에 띄는 것은 별로지만.)
세나 :
아니. 활동은 계속해 줬으면 좋겠어.
유우 :
이 이야기는 없던 것으로 부탁드립니다.
세나 :
자, 잠깐! 유우!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들어줘!
유우 :
으... 아, 네... 애초에 어째서 회장은 방송부의 존속을 그렇게나 신경 쓰고 계시는 건가요?
세나 :
역사 있는 부이기 때문이야. 이번에 취임한 학생회장으로서는 존속시키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 아닐까?
유우 :
폐부 직전인 상태인데도 말인가요?
세나 :
네가 말한대로 그저 존속만 할 뿐인, 허울뿐인 모습으로만 남아도 만족할 수 없어. 뭐든 활동해 주었으면 해.
그렇기에 너를 부른 거야.
유우 :
대화 한 번 해본 적도 없는데 절 너무 과대평과하는 것 아닌가요? 제겐 너무 무거운 책임인데요...
세나 :
네 목소리에는 재능이 있어. 자신을 가지렴.
유우 :
네에... 그렇습니까...
세나 :
이렇게 부탁하게 되었으니, 학생회로서 협력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이든 해줄게. 물론, 아이돌과로서도 말이야.
유우 :
아니, 저 한다고는 안 했...
세나 :
고마워! 유우. 이것이 방송부에 대한 자료란다.
유우 :
...이렇게나...
세나 :
받아줘서 정말 고맙다고 생각해.
유우 :
회장. 밀어붙이면 뭐든 된다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요?
세나 :
후훗, 그런 생각은...
....싫... 었던 거니?
유우 :
(어떠려나... 나는, 싫었던 걸까? 귀찮다고는 생각한다. 폐부 직전의 방송부 재건이라니. 내겐 책임이 너무 무겁다.)
(...그런데도, 회장의 불안해하는 얼굴을 보면 거절하기 힘들다.)
유우 :
뭐... 적당히 해나간다는 느낌으로 좋다면...
세나 :
정말이니? 응, 처음은 그걸로 괜찮단다!
유우 :
처음은... 이라니, 쭉 그럴 생각입니다만...
세나 :
괜찮아.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돼.
유우 :
무슨... 뜻인가요?
세나 :
분명 너는, 진심으로 활동하게 될 거야. 나는 알 수 있단다.
...
..
.
유우 :
( 어째선지, 반론할 수 없었다. 그것이 카리스마라는 것일까? )
...그보다, 이 서류들 무거워...! 얼마나 있는 거야?
일단은 방송부 부실에 두고 오자.
유우 :
그러니까... 부실동은 분명 이쪽이었지?
유우 & ??? :
우왓! / 아앗!
유우 :
헉. 죄송합니다! 앞을 보지 못했어요.
사키 :
나야말로 미안해! 길모퉁이였는데 부주의했어. 서류 정리 도와줄게!
유우 :
...고마워요!
(귀여운 얘네. 아이돌과의 학생이려나...?)
사키 :
호오, 이 서류. 방송부야? 우리 학원에도 있었구나.
유우 :
그런 모양이에요. 저도 방금까진 몰랐었지만....
사키 :
응? 방송부 사람이 아니었어? 그럼 어째서 이런 서류들을 가지고 있는 거야?
유우 :
실은... 사정이 있어서...
(잠시 후)
사키 :
헤에, 회장이 그런 일을... 그야말로 재난이었겠네.
유우 :
네에.. 뭐... 그래서, 방송부 활동을 시작해야 할 것 같긴 한데...
사키 :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라는 거지?
유우 :
네... 그런 느낌이에요.
사키 :
그거라면 우리들이랑 하면 되잖아!
유우 :
네?
사키 :
흐흥~ 나지만 명안이야! 즉! 아이돌과의 학생을 소개하거나 선전을 하는 라디오를 하는 거야!
이거라면 우리들은 학원 내에 팬을 늘릴 수 있고! 당신은 방송부의 활동 실적을 만들 수 있어! win-win 아니야?
유우 :
그건... 그렇네요.
사키 :
결정! 당신 이름은?
유우 :
마시로 유우. 일반과의 2학년생.
사키 :
으에? 선배?! 죄송해요... 동급생인 줄... 저는 하나미 사키. 아이돌과 1학년생이에요.
유우 :
후후. 지금까지처럼 말씀하셔도 괜찮아요.
사키 :
그, 그래? 그럼. 그 호의를 받도록 할게.
유우 :
하나미 씨. 아까 그 말 말인데요. 조금, 생각하게 해주세요.
사키 :
응, 알았어! 일단 이 서류들 옮기는 거 도와줄게.
어디로 향하고 있었어?
유우 :
감사해요. 그럼... 방송부 부실까지요.
유우 :
(그런 대화로부터 사흘이 지났다.)
으... 이 부실. 역시 먼지가 많네... 그동안 아무도 오지 않았던 거겠지. 빨리 청소부터 하지 않으면...
세나 :
유우~ 있니?
유우 :
으에... 회장.... 이번엔 또 뭔가요?
세나 :
그, 그렇게 싫은 표정 하지 않아도 되잖니? 너. 일전에 아이돌과의 학생과 방송부 건으로 이야기를 했었지?
유우 :
네... 뭐...
...그 말을 꺼낸다는 것은...
세나 :
후훗. 앞으로 나아가줘서 기쁘단다. 아이돌과를 소개하는 라디오. 정식으로 의뢰하도록 할게.
유우 :
...그렇게 될 줄 알았어요.
세나 :
이것이 첫 방송의 자료야.
유우 :
네. 그러니까...
취지는 아이돌과 학생의 소개로 첫 회의 출연 아이돌은 하나미 사키 씨와 후지타 코토네 씨?
세나 :
그래. 두 사람 다 아이돌과의 1학년이란다.
한 명은 너도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이 기획을 내게 가져온 장본인이고.
또 다른 한 명은 내 최애를 추천했단다!
유우 :
네에.. 회장의... 최애... 말인가요...
세나 :
그렇단다! 아이돌의 재능이 넘쳐흐르고 있어! 너도 분명 한눈에 반할게 분명해!
유우 :
( 역시... 이상한 사람이야... )
세나 :
상세 내용은 기획서에 쓰여있으니. 부탁할게.
나는 학생회 일을 하러 돌아가야 하니까. 무슨 일이 있다면 연락하렴.
유우 :
...알겠습니다.
유우 :
하아... 예비지식 제로인 상태에서 라디오 MC 같은 거 할 수 있을 리 없으니... 출연자들을 여러모로 알아봐야겠네...
그보다, 애초에 나 혼자서 라디오 같은 걸 할 수 있는 걸까. 뭘 준비해야 하지...
유우 :
일단 부원... 모집해야겠지....
부원 모집 중.
여러분과 하츠보시 학원의 아이돌들과의 라디오를 만들어보지 않겠습니까?
...됐다.
응. 모집 포스터는 이런 느낌일까... 꽤 잘 만들어진 것 같은데... 후후..
아, 라디오 방송을 하려면 타이틀이 필요하겠지?
이왕이면 멋들어진 타이틀이 좋겠는데...
음... 으응... 생각 안 나.
일단, 이대로 둘까.
하츠보시 학원 방송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