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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남재섭 - 당신이 본 세계는 당신의 영화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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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섭 - 당신이 본 세계는 당신의 영화

음원 발매일 : 2023.05.10

음반 발매일 : 2024. 01.18


정가 : 21,600원 / 온라인 할인가 : 18,000원


알라딘 Yes24



수록곡 :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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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곡 M/V : 태풍이 지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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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섭 - 당신이 본 세계는 당신의 영화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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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캄한 일상에서도 끝내 사소한 희망을 찾아내는 싱어송라이터 남재섭.
영사기의 빛처럼 가느다란 그 희망의 끝에 영화처럼 맺힌 여덟 곡의 반짝이는 노래들.
남재섭 -당신이 본 세계는 당신의 영화

싱어송라이터 남재섭은 2010년대 초반, 홍대 클럽 '빵'을 통해서 노래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음원도 음반도 없이 공연으로만 음악 활동을 이어오던 남재섭은 2021년,

10년이라는 시간에 걸쳐 발표해 온 노래들을 모아 정규 1집을 발표했다.

앨범 제목은 존경하는 음악가인 조동진, 장필순을 좇아 셀프타이틀 <남재섭>으로 정했다.

1집 <남재섭>은 두 장의 씨디로 구성된 더블앨범이다.

두 장의 씨디에는 각각 9곡, 8곡이 담겼다.

'어떤 날'의 1, 2집과 곡 수가 같은 것은 반쯤 의도된 우연이었다.

남재섭은 지독한 영화 매니아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고 그 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걸 무엇보다 좋아한다.

그 마음과 생각이 자라 두 번째 앨범의 모티브가 되었다.

영화에 빗대어 우리 삶의 모습을 묘사한 2집 <당신이 본 세계는 당신의 영화>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이 앨범은 각각의 영화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남재섭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가늘고 청아한, 그러면서도 어떤 사연과 내러티브를 품은 듯한 남재섭의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근사한 영화를 한 편 보고 극장을 나설 때처럼 기묘한 여운 속에 한동안 머물게 될 것이다.

*노래의 모티브가 된 영화들
자크 타티 <영화Playtime>,

고레에다 히로카즈 <태풍이 지나가고海よりもまだ深く>,

아키 카이리스마키 <어둠은 걷히고Drifting Clouds>,

에릭 로메르 <가을 이야기Conte d'automne>,

에드워드 양 <해변의 그날That Day, On The Beach>,

난니 모레티 <나의 어머니MIA MADRE>,

테오도로스 앙겔로플로스 <영원과 하루Eternity and a Day>


ARKD 0009

룰루랄라레코드 / 뮤직버스

누군가에게, 당신에게

지금이 지나면 다시는 만날 일이 없겠구나 했던 순간들을,

이제는 소리나 영상으로 담아 둘 수 있는 신기한 세상입니다.

분명 세상을 복사한 것일 텐데 별개의 독립된 세상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담아둔 세상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나기도 하고 지나간 것을 다시 만나기도 합니다.

2022년 1월 8일 저녁 8시에 극장에서 혼자 <해탄적일천>이란 영화를 봤습니다.

40년의 세월을 건너서 도착한 이 1983년의 영화는 2022년의 그 어떤 영화보다도 제게는 '오늘' 같았습니다.

웬만하면 엔딩크레딧이 나오기 시작할 때쯤 사람들 틈에 섞여 슬그머니 일어나는데

그날은 쉽게 자리를 뜰 수가 없었습니다.

한참을 자리에 앉아 지금 이 영화에 대해서,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해서,

다른 사람의 세상에 감동을 받는 순간에 대해서, 누군가와 얘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생각들이 자라서 이렇게 좋아하는 영화들에 관한 음악 앨범이 되었습니다.



1. 영화 (Playtime)

자크 타티 감독의 1967년 영화 〈플레이타임〉에서 제목을 가져왔는데요,

친구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윌로 씨의 휴가〉를 시작으로

그가 만든 영화들을 하나둘씩 보게 됐습니다.

그러다 〈플레이타임〉을 마주한 순간 바로 반해버렸습니다.

삶이 계속되는 동안 우리는 항상 대사와 몸짓을 실수합니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거리를 걷고 그 거리가 변하는 순간들을 눈에 담아둡니다.


2. 태풍이 지나가고 (海よりもまだ深く)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입니다.

세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회자되는 그의 영화들은 아마 따로 있겠지만,

저는 이 〈태풍이 지나가고〉라는 영화가 특별하게 좋습니다.

마음대로 되는 게 없어도 내일은 또 뭔가 좋은 게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소소한 기대를 하면서 오늘을 보냅니다.


3. 어둠은 걷히고 (Drifting Clouds)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1996년 영화 〈어둠은 걷히고〉도 한 번 보세요.
제가 만든 노래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르겠지만

하루의 어둠을 조용히 걷어갈 만큼 따뜻하고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누군가 믿어주고 기억해 준다면, 그게 얼마나 커다란 의미인지 모르겠습니다.


4. 가을 이야기 (Conte d'automne)

에릭 로메르 감독의 영화들은 계절이 바뀌고 줄거리가 머릿속에서 잊힐 때쯤

다시 또 꺼내 보면 항상 새롭고 재밌습니다.

저는 이번 기회에 1998년의 영화 〈가을 이야기〉를 추천해 봅니다.

영화를 보신다면 마지막 장면에서의 주인공의 눈빛에 관해서 얘기를 나누면 재밌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영화가 마음에 드신다면 〈겨울 이야기〉도 연달아 보세요.

실내에 있을 수 있다면 서늘한 계절이 최고입니다.


5. 해변의 그날 (That Day, On The Beach) (feat. 김사월)

앞서 말했듯 에드워드 양 감독의 영화 〈해탄적일천〉은 보자마자

뭔가 하고 싶은 말들이 잔뜩 생각나게 했습니다.

극장을 나와 곧장 집으로 돌아와서

그 말들을 어떻게든 정리해 노래로 풀어 보려고 책상 앞에 앉았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곡을 마무리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 노래를 부르는 제 모습이 상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화의 여자 주인공이 부르는 노래처럼 느껴졌으면 했고,

저 대신 주인공이 되어 노래를 연기해줄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제 친구들 중에서 가장 노래를 ‘잘’하는 사월 씨를 떠올렸습니다.

노래할 사람을 특정하자마자 신기하게도 바로 곡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데모곡을 들려주면서 앞에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사월 씨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처음부터 선생님이 부르실 걸 생각하고 쓴 거예요”
쉴 틈을 주지 않고 ‘너의 목소리에는 풍경을 붙잡아 두는 힘이 있다’는 칭찬도 바로 덧붙였습니다.

부탁하길 잘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 목소리가 안 들어간 노래라 그런지 얼굴 붉힐 일 없이 어디서든 자주 듣습니다.

들을 때마다 어떤 풍경이 떠오릅니다. 고맙습니다.


6. 나의 어머니 (MIA MADRE)

난니 모레티 감독은 오랜 시간 꾸준히 자기만의 방식으로 좋은 영화들을 많이 만들어 주셔서

팬으로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영화들을 보고 있습니다.

〈아들의 방〉이나 〈나의 즐거운 일기〉도 무척 좋아하는 영화라 추천드립니다.

2015년의 영화 〈나의 어머니〉는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듯한 영화인데요,

‘어머니’라는 소재를 내세운 영화들이 많이들 선택할 법한

눈물이 계속해서 흐르게 하는 전형적이거나 신파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신파적이고 전형적인 게 나쁘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유의 농담과 관찰력으로 삶에 대해서 솔직하게 질문하고

거기에 따라오는 감정들을 차곡차곡 잘 담아낸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영화의 내용이나 구성과는 전혀 상관없이 제목만 빌려와 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여느 때와 별로 다르지 않던 날에 어머니와 제가 나눈 개인적인 통화가 노래의 전부입니다.

제 노래가 신파적인지 전형적인지 보편적인지 개인적인지는 아무래도 괜찮습니다.
저에게 제일 중요한 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인 ‘나의 어머니’에 대한 마음의 풍경을 노래로 꼭 세상에 남겨두는 것이었습니다.


7. 영원과 하루 (Eternity and a Day)

영화는 늙은 시인의 눈빛을 따라갑니다.
시인과 같이 걷는 동안에 영화는 어느새 결말에 도착하고 노래는 다시 시작됩니다.

결국은 제가 바라보는 이야기로 남았습니다.


8. 극장을 나와서 (out of cinema) (feat. 김사월)

극장을 나왔습니다.

우리는 극장을 나와서 현실로 돌아오지만,

어쩌면 현실의 세상도 영화 속의 세상도 본질적으로는 다르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각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담아두고 편집하고 재생(기억)하면서 살아가니까요.


누군가는 꼭 관심 가져주시고 즐겁게 읽어주실 거라는 걸 알기에

평소에는 생각 못 할 수다를 잔뜩 늘어놓았습니다.

즐겁게 들어주시고 즐겁게 봐주시기를 바래봅니다.

2023년 봄 남재섭 드림



수록곡 : 나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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