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누구의 추천 때문에 먹으러는 왔지만,
철수-영희-다나까-스티브 마냥 좍 늘어놓은
메뉴명에서부터 기대값이 0이었습니다.
김치를! 으이! 함-바-가에 넣어!
이런 조합이 제대로 된 것일 리가 없잖아!
제가 롯데리아 불벅 자체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아무대나 김치 넣는걸 싫어하기도 하고,
강렬한 김치의 존재감이
불벅 멱살을 쥐고 흔들거라는 걱정이 앞섰거든요.
그런데 먹어보니...
생각보다 잘 뽑았네?
일단 (유통 생각하면 당연하지만) 생김치를 마구 쓴게 아니라
볶음김치 풍의 소스 형태로 들어가서 (*사진 왼쪽)
섬유질이나 덩어리가 식감에 거슬리는 일이 없고,
김치 자체의 맛도 무리하게 자극적인 매움을 피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정도의 '김치 그림자'만 들어와도
불벅 특유의 밋밋함에 한 축을 더 실어주네요.
거기에 계란(심지어 노른자 흐르는 반숙)까지
맛의 보증 수표를 1장 더 깔아버림...
롯데리아가 뇌절에 뇌절을 거듭하더니
이제 어떤 경지에 올라버린 것 같습니다.
요즘 타율이 좋네요.
결론 : 수녀님 입맛 1승 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