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파견나간 매장이 이대역에 있겠다, 시간 날때 한 번 수녀님께서 추천하셨던 서왕만두를 다녀왔는데
와 너무 맛있더라고요
그래서 몇번 들렀는데, 그것도 오늘로 마지막일듯 합니다.
승진해서 강남쪽으로 파견지가 바뀐덕분에 이젠 가기 힘들어져버렸습니다
마지막 서왕만두 원정기 지금 시작합니다
서왕만두 메뉴판입니다.
소룡포라고도 불리지만 메뉴판에 적힌대로 소롱보라고 불러아 맞는 발음입니다.
籠이 대바구니 롱자라서 그렇다네요.
군만두와 소롱보를 주문했는데 웬걸, 군만두가 먼저 나옵니다.
소롱보는 찌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메뉴라 그런갑다하고 향미의 밸런스보단 따뜻한 식감을 우선에 두고 군만두를 베어물었습니다.
너무 얇지 않으면서 적당히 두께있는 피에서 나오는 바삭 부드러운 식감과 강렬한 향신료 냄새와 함께 올라오는 고기소의 풍미가 훌륭합니다.
다만 기름을 너무 확실하게 빼셔서인지 소에 육즙이 하나도 없이 푸석한 식감이 난건 미스입니다.
대망의 소롱보.
소롱포라고도 부르는데, 작을 소, 대바구니 롱, 쌀 포(보) 자를 씁니다.
즉 작은 대바구니에 담긴 피씌운 요리란 뜻이죠.
보는 만두를 의미하고 소롱은 만두를 찔때 쓰는 증롱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소롱보는 이렇게 숟가락이나 국자 위에 올린다음 피를 찢어 나오는 육즙을 쭉 빨아먹은 후 남아있는 담백한 만두를 먹어주는게 제대로 먹는 방식이죠.
사실 저희 요리사들이 권장하는건 그냥 한 입에 먹어서 육즙과 얇고 차진 피, 그리고 안에 단단히 뭉쳐진 고기소까지 한 입에 먹어서 풍미를 즐기는 방식을 권해드립니다만, 그렇게 잘못 먹으면 입천장 다 까져서 적당히 식을때까진 숟가락을 이용하는걸 추천드립니다.
육즙을 빨아먹고, 만두까지 먹었는데도 육즙이 남아 숟가락에 약간 고여있는게 정말 제대로된 소룡보입니다.
소룡보의 육즙은 소의 종류에따라 돼지, 닭의 비계나 껍질을 이용해 굳힌, 보통은 치킨스톡이나 여타 수프를 이용해 만드는데 이 집은 치킨스톡만 쓴것같진 않고 돼지비계에 함께 섞은것같더군요. 젤라틴을 썼다면 육즙에 기름이 적게뜨는데 이 집은 아예 층을 질만큼 뜨는데다 식어도 다시 굳는 성질이 보이지 않았기때문입니다.
완식
잘먹었습니다.
아마 마지막일 서왕만두 원정이었는데 후회없이 즐긴것같네요.
주인분이 해물탕도 추천하시던데 그닥 당기지 않아 여지를 남겨둔단 생각으로 만두만 먹고 왔습니다.
수녀님덕에 맛있는 집을 알았네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