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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른양_연말요리] 진심펀치 김치찜


안녕하세요 직장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 쳐내느라, 집에서는 그림 그리느라 갈려나가는 으른양입니다.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 배달음식을 주로 먹은 첫 한 달, 카드 명세서를 보면서 멘탈이 터졌던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 그 돈이면 씨 내가 맛은 비슷하고 양은 몇배는 더 많게 만들 수 있는데! "


그러한 이유로 저는 지난 10년간 쌓인 요리실력으로 여러 자취요리를 해먹었는데, 마침 수녀님께서 연말맞이 요리대회를 여셨더라고요.


그래서 간만에 날도 춥고 몸보신도 필요하겠다, 제가 가진 모든 노하우를 사용해서 진심펀치로 요리를 만들어보자 라는 생각으로 만들었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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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재료들을 소개하겠습니다.


배추김치, 돼지고기 후지 1kg, 다진마늘, 청양고추, 양파입니다.


이것만 들어가지는 않지만, 이게 베이스가 되어줄겁니다.


경기도 광주까지 내려가서 장을 한 번 봐온 덕분에, 후지 1kg에 9600원이라는 놀라운 물가로 장을 봐왔습니다.


김치도 가능하면 직접 담그고 싶었는데 여러 여건상 안되어서 외가댁 할머니께 김치를 얻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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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홍빛이 예쁘게 도는 후지입니다.


피가 있는 혈압육이 있거나, 핏기 제거가 안되었다면 저것처럼 핑크빛이 아닌 좀 더 불그죽죽한 색이었겠지만, 피도 예쁘게 빠졌고 실핏줄이 도축중 터져 피가 고인 혈압육도 없는 A급 고기입니다. 심지어 껍질까지 붙어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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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를 적당한 두께로 썰어주고, 십자로 칼집을 넣어줍니다.


원래라면 마늘, 식초, 약간의 설탕으로 하루정도 재우면 훨씬 맛있고 잡내도 전부 잡히고 칼집을 안넣어도 부드러운 최상급 찜고기가 되지만 냉장고에 공간이 없어 빠르게 하기 위해 칼집을 넣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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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는 대략 0.5cm, 고기 두께에따라 달라지겠습니다만 고기가 완전히 잘리면 안됩니다.


또한 껍질과 지방층에는 특히 촘촘히 칼집을 넣어주어 조리하는동안 오그라드는것을 방지해야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사다리꼴 모양처럼 껍질쪽은 완전히 오그라들고 그 덕에 고기쪽의 변형이 크게 일어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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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고기를 사온것이다보니 이런 근막이 보이는데, 이런것도 필히 제거해주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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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뜨듯이 칼질로 제거하면됩니다.


제가 직접 찍느라 대충 이런 느낌이다라는 느낌으로만 찍었습니다.


잘못하면 고기가 많이 묻어나오고 하지 않으면 고기속에서 마치 비닐처럼 질겅거리는 느낌의 식감을 내게 되어 굉장히 불쾌한 경험을 선사하게되므로 꼼꼼한 근막의 제거가 고기요리의 퀄리티를 좌우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걸 놓쳐서 벌어진 사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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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겁니다.


흑백요리사에서 흑수저로 출전하신 원투쓰리님의 다이닝 메인에서 탈락하신 가장 큰 이유중 하나가 바로 근막이었습니다.


그만큼 고기요리에서 근막의 제거는 매우 중요한 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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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집을 전부 넣은 고기들을 잠시 냄비에 투척해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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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와 칼은 깨끗하게 세제와 함께 닦아줍니다.


야채요리에 사용하는 칼과 도마, 그리고 고기요리에 사용하는 칼과 도마는 반드시 분리해서 운용하고 그게 여의치않다면 세제와 뜨거운 물을 이용해 세척하고 살균해 사용해야합니다.


요리에는 교차오염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예를 들면 생굴을 맨손으로 만진채로 상추를 만진다면, 생굴에 있는 노로바이러스가 상추로 전염된다고 간주합니다.


실제로 오염이 되건 되지않건, 교차오염을 방지하기위해 식기와 손의 청결을 신경쓰라는 의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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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양파를 얇게 썰어줍니다.


찜요리에 얇게? 싶긴 하지만 이 김치찜에서 양파의 역할은 "녹아주는것" 입니다.


충분히 끓여주는동안 녹아내린 양파가 천연 감미료의 역할을 맡도록 해주는것이죠.


식감을 중요시하거나, 사용한 식재료가 시야에 보이도록 할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는데, 전 그게 아니라 맛을 중시했기때문에 전부 얇게 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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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양파에 손을 가져다대면 비쳐보일만큼 얇게 썰어줬습니다.


이렇게 썰기 힘들거나 귀찮거나 하다면 그냥 대충 나박썰기 하셔도 됩니다만 저는 그리 좋아하진 않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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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의 껍질이 밑으로 가도록 해서 냄비의 벽면에 둘러줍니다.


껍질이 밑으로 가는 이유는, 껍질과 고기의 익는점이 달라 균등히 익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찜요리이다보니 초반을 제외하면 골고루 익게됩니다만, 그 초반의 익힘이 다르게되면 고기의 모양도 변형되고 무엇보다 고기가 찜의 밑창에 들러붙어 그을음이 발생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고기의 지방이 빨리 녹아 고추의 캡사이신과 양파의 알리신을 빠르게 녹일 수 있는 환경을 갖추어줍니다.


근데 이거 어차피 미세한 차이밖에 없습니다. 층층이 까셔도 되고 저처럼 밀푀유나베마냥 원형으로 만드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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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김치와 양파를 고기의 안쪽에 쌓아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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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기를 쌓아주고 김치와 양파를 쌓고 반복하며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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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양념장을 만들 타이밍입니다.


고추장, 묵은지, 마늘, 청양고추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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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청양고추를 썰어줍니다.


그런데 이 청양고추의 손질이 중요한게, 이 고추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텁텁한 매운맛이 나느냐, 개운하고 깔끔한 매운맛이 나느냐가 갈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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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고추씨와 고추씨를 고정하는 "태좌"라는 물건 때문인데, 이 고추씨와 "태좌"는 캡사이신의 함량도 높을뿐더러, 쓰고 텁텁한 맛이 나서 이 둘을 제거해주어야 개운한 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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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로 헹궈주며 씨를 제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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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가 깔끔히 제거된 고추들의 태좌도 별도로 제거해줍니다.


사진은 제거가 안된 상태입니다. 제거한 사진을 안찍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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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질한 고추와 마늘, 고추장을 묵은지 통에 던져놓고, 양념장을 만들 양념들을 꺼내줍니다.


설탕, 진간장, 참치액(참치젓갈), 멸치젓갈입니다.


제가 혼자 먹는거라면 진간장 대신 어간장이나 양조간장을 사용해 향미를 돋궈줬겠습니다만, 저 혼자가 아니라 같이 살고있는 제 여동생도 같이 먹을거라 진간장으로 대체해 향을 약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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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장 1큰술 반, 장들 1큰술씩, 설탕 약간, 마늘 3큰술, 고추 2개를 넣어 묵은지의 국물과 함께 양념장을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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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의 수단, 식초를 한번 살짝 짜줍니다.


이 식초는 가열되며 휘발되어 고기의 잡내를 내는 성분인 안드로스테놀과 스카톨이 함께 휘발됩니다.

동시에 참치젓과 멸치젓의 약간의 비린내도 함께 제거됩니다.


그리고 식초의 산성분은 김치와 함께 고기의 연육작용을 촉진시켜 더욱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게 도와줄겁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넣으면 그냥 신맛만 나므로 맛을 덮지 않을 만큼 충분하면서도 적정량만 맞추는 섬세함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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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장을 투하하고 불을 최대로 당깁니다.



보글보글


돼지고기 요리를 하는 음식은 상식이라고도 할 수 있는것인데,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가장 강한 불을 유지시켜줘야합니다.


불의 강도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 상기한 돼지고기의 잡내를 내는 성분들이 휘발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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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김치찜입니다.


투박한 플레이팅이 부끄럽습니다만, 그 맛은 정말 진심펀치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을 만큼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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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식


여동생과 함께 먹으면서 본가에서 자주 시켜먹던 김치찜집 맛 나지 않느냐며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맛있는 식사를 마쳤습니다.


근데 보통 만화에서는 여동생이 요리를 차려주는데 왜 저희집은 오빠인 제가 요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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