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맥주에 약해"
"나는 막걸리에 약해"
이런 얘기 많이 하죠.
분명히 체감하는 사실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정확한 이유는 다들 모릅니다.
그래서 알아봤습니다.
왜 그런 걸까.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술자리에서 나누던 속설들
그리고 인터넷 속 정보들
이걸 팩트체크 방식으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항목별로 요약 있습니다)
<1. 맥주에는 소주보다 아세트알데히드가 많다.>
팩트!!
하지만?
(출처: [헬스조선] 소주엔 강한데, 유독 맥주에만 잘 취하는 나, 왜?)
주종별로 잘 취하고 덜 취하는 것
그걸 검색하면서 가장 먼저 보게 된 게 이 기사였습니다.
여기에선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취하는 건 아세트알데히드 때문이다.'
'맥주가 소주보다 많은 아세트알데히드를 함유하고 있다.'
일단 이 두 가지는 팩트입니다.
술(알코올)이 체내에 들어가면 아세트알데히드와 수소로 분해되며
아세트알데히드는 아세트산으로 대사됩니다.
이때 아세트산으로 대사되는 속도보다
아세트알데히드가 쌓이는 속도가 빠르면 취하게 되는 겁니다.
하지만 술의 아세트알데히드 함유량은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으잉?!
위의 이미지에서는 5.2도짜리 맥주 1리터에
9~16mg의 아세트알데히드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5.2도짜리 맥주 1리터에 든 알코올이 무려 41.3244g입니다.
물론 알코올에는 종류도 많고,
알코올 중량 = 아세트알데히드 중량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걸 무시해도 될 정도로
용량 차이가 크게 납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술에 이미 들어있는 아세트알데히드보다
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가 월등히 많다.
그렇기에 위의 가정은 신빙성이 없다.
땅땅땅!
<2. 증류주보다 발효주에 메탄올이 더 많다.>
팩트!!
하지만?
알코올은 크게 에탄올과 메탄올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메탄올이 체내에 들어가면 포름알데히드로 대사되고
양이 많을 경우 실명될 수도 있습니다.
몇몇 기사들에선 이 메탄올이 취기가 오래 가는 것, 숙취의 원인이라 말합니다.
메탄올이 에탄올보다 훨씬 독하고,
포름알데히드의 부작용과 숙취 증상이 비슷해서 그렇다 하죠.
그런데 여기에는 큰 오류가 있습니다!
이기아리!!
술을 마셨을 때 우리 몸은
메탄올보다 월등히 많은 에탄올을 먼저 분해합니다.
그리고 분해되지 않고 남아있던 메탄올은 자연스레 배출되죠.
그렇기에 메탄올을 실수로 마셨을 때 독한 술을 마시라는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술에 들어간 메탄올은 극소량이다.
그런데 이 메탄올은 에탄올에게 새치기를 당해서 간에게 접근도 못 한다.
결국 간이 상대해주지 않은 메탄올은 그대로 배출된다.
그렇기에 위의 가정은 신빙성이 없다.
땅땅땅!
<3. 섞어 마시면 더 취한다.>
+ 댓글도 꼭 참고해주세요.
NO!!
쏘맥, 혹은 소주를 먹다가 맥주를 마시면 더 취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술이 희석되면 더 독해진다고 하죠.
그러나, 알코올 분해 과정을 생각해볼 때
이건 신빙성이 없는 말입니다.
어느 기사에서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알코올이 많이 흡수되는 건 소장이다.'
'그리고 탄산이 들어가면 위에서 장으로 넘어가는 유문이 빨리 열린다.'
'그래서 폭탄주가 빨리 취하는 것이다.'
언뜻 듣기엔 맞는 듯합니다.
그런데 유문이 열린다고 위에 든 내용물이 한 번에 내려가는 건 아닙니다.
게다가 탄산에 의한 팽창이 없어도
유문은 계속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하며
위에 든 내용물을 조금씩 십이지장으로 넘기죠.
그리고 위에는 에탄올을 아세트알데히드로 바꾸는
알코올 분해 효소도 별로 없단 말이죠?
다시 말해서,
위에 술이 오래 있건 없건!
대부분의 알코올은 소장에서 혈액으로
여기서 또 대부분이 간으로 들어가서 분해되는 겁니다.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탄산이 안 들어가도 위의 내용물은 주기적으로 내려간다
위에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별로 없다.
결국 섞어 마시든, 위에서 섞이든, 흡수 속도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 탄산에 대해선 댓글에 전문가 토끼풀님의 의견도 있으니 꼭 확인해주세요.)
땅땅땅!
<4. 그럼 우리는 왜 강한 술과 약한 술이 있다고 느낄까.>
이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공통된 의견으로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빨리 마셔서 빨리 취하는 것이다.
이게 뭔 펀쿨섹좌 같은 말이냐고 할 수도 있는데요.
'음용성이 좋을 경우 한 번에 섭취하는 알코올의 양이 많아진다.'는 겁니다.
음.
가정을 한 번 해볼까요?
꼬모가 오늘은 사사처럼을 마십니다.
한 잔을 가득 따라서 용기 충전을 외칠 때마다 4분의 1씩 마십니다.
여기서 한 잔에 든 알코올은 약 6.556g입니다.
꼬모가 오늘은 실론티 하이볼을 마십니다.
맛있고, 쓰지도 않아서 술술 들어갑니다.
후원이 안 들어와도 혼자 홀짝홀짝 마시더니만,
결국 한 캔을 더 가져오겠다고 일어났습니다.
여기서 한 캔에 든 알코올은 약 27.814g입니다.
실론티 하이볼 한 캔에 사사처럼 약 4잔의 알코올이 들어있습니다.
5잔 째를 따를 때까지 걸리는 시간과 실론티 하이볼을 하나 더 까는 시간.
그걸 비교해보고 싶었는데... 실론티 하이볼 마신 날 영상 찾기가 힘드네요. 포기.
예시를 들면 뭐해 나 시키야.
증명이 안 되는데
그래도 제가 마실 때를 생각해도 납득이 가긴 합니다.
위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소주 한 잔에 든 알코올은 약 6.556g
반면에 맥주 한 잔에 든 알코올은 약 7.509g
거품 생각해서 살짝 뺐는데도 맥주가 조금 더 많습니다.
저는 맥주는 컵으로 마실 때 원샷하고
소주는 2분의 1 정도를 마시는 편입니다.
만약 맥주와 소주 한 잔에 든 알코올이 같아도
두 배 차이가 나는 셈이죠.
게다가 소주보다 맥주를 선호하다 보니
맥주를 마실 때는 다음 모금이 빨리 옵니다.
저는 맥주를 마시면 알코올을 더 빨리 섭취한다는 게 되는 거죠.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음용성이 좋으면 섭취가 빨라진다.
섭취가 빨라지면 알코올 대사 속도가 따라가지 못하게 된다.
결국 체내에 아세트알데히드가 많아져서 취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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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몸이 한 번에 얼마나 많은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할 수 있는가.
그게 관건이고, 음용성에 의해 한 번에 들어오는 알코올 양이 변한다는 게 결론입니다.
그러니까 이제 실론티 하이볼 마실 때 잔에 따라 마시자 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