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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추석이 다 되어가네

이번 추석때는 좀 먹어서 살 좀 찌고. 나 말고도 다른 조카님들도 누누히 말하지만 이모는 너무 비쩍 말랐거든.


그리고 이모 후배가 또 한 분 더 데뷔한다고 그러네. 알고 보니 데뷔 전부터 이모를 알았고, 정말 좋아했었다고 그랬어.

이모는 참 착한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 주는 거 같아. 꼬모든 마망이든 말야. 이것도 인복이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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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고 잠깐 울컥했어. 이모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 또 있다는 걸 알아서. 


이번 여름 참 더웠지. 잘 버텼으려나 모르겠어.

뭐 다른 지방에 비해서 미루국은 좀 나은 편이긴 했지만 이모가 워낙에 조그마니까 말이야.


이 조카도 일단 미루국(이려나 근방이려나)에 살고 있는데, 이번 여름에 밖에 돌아다녀야 하는 일을 본 적이 있었네.

물도 안 마시고 한 시간 좀 넘게 땀 뻘뻘 흘리면서 일 보다 보니 갑자기 시야가 시커멓게 변하는거야.


너무 놀라서 좌우를 더듬다가 겨우 근처 가로수를 찾아 짚고서 심호흡 하다 보니 조금씩 시야가 트이기 시작하더라.

몇 초인지 몇 분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 컴컴해져서 앞이 하나도 안 보이는 동안 설마 나 이대로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엄청나게 불안해지고 무서웠었어.


어떻게 일 끝내고 집에 돌아와 쉬는데 이모 생각이 났어.

그 몇 초인지 몇 분인지 안 보이는 걸로도 그렇게 무서웠는데, 언젠가 그렇게 되는 것이 예정되어 있다는 말을 직접 들었을 이모는 얼마나 무섭고 매일이 불안했을지... 


그래도 이모는 마음이 참 강한 사람이라는 것도 다시 느꼈어.

그런 불안한 매일을 지내면서도 나랑 조카님들을 밝고 즐겁게 이끌어 주었으니까.

그래서인지 루... 아니 어떤 누런 분도 이모 돌아올 때까지 일단 이모 돌아올 곳은 가능한 한 남겨 두겠다고 그랬잖아.


그러니까 이모.

이모 눈 낫게 해줄 방법 찾을 때까지 밥 잘 먹고 몸 건강히 해둬야 해.

꼭 돌아오라는 말은 하지 않을 테니까. 이모가 행복하다 싶은 일을 찾는다면 그 길을 선택해도 되니까. 

부디 건강하기만 해줘. 추석 잘 보내고.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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