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처음 따르고 맡은 향은 파인애플 향이 압도적으로 강할 정도로 파인애플 주스 느낌에 가깝습니다.
거기에 약간 사과나 배같은 향도 나는 것 같고, 미묘하게 장류(된장, 간장) 느낌도 나는 것 같고 그랬습니다.
꽃향기 같은 건 글쎄요. 꽃은 딱히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시트러스함도 별로 없었던 거 같구요.
마시기 전 향을 맡았을 때 알콜 향은 저숙성(가격도 저렴하고 라인업 중에서도 투명병 다음으로 2번째로 등급이 낮은 것 같으니) 치고는 강하지 않았습니다.
처음 마셨을 때 느낌은 '야 55도 값을 하는구나' 였습니다. 강한 알콜이 목을 쓸어내리듯 화끈한 느낌이 식도와 위를 자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다음에 오는 맛은 단맛이 약간 돌면서 역시나 파인애플 향이 압도적입니다. 안주가 마땅치않아서 시킨 치킨하고 먹었는데도 파인애플 향이 죽질 않습니다.
알콜 느낌은 좀 있습니다. 아무래도 저숙성이라(오크통 숙성은 아니지만) 알콜기가 좀 칩니다. 그래도 못마실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
마신지 한 4, 50분 정도 지났는데 아직도 목이 좀 따끔거리네요. 확실히 도수 값은 합니다. 예전에 금문고량주를 대만 가서 먹을 기회가 있었는데,(그때도 58도를 먹었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맛은 기억이 안나지만 그때도 이 정도로 목이 따끔했던 건 기억이 납니다. 향과 맛은 몰라도 목이 따끔거리는 건 비슷하군요.
마시고 나서 느낌은 역시나 파인애플 향입니다. 여운이 길게 가는 건 아니지만, 파인애플 향이 계속 비강을 찌르는 듯 합니다.
서봉주 후기를 보면 파인애플 파인애플 하길래 어느정도인가 싶었는데, 이 정도로 파인애플 향이 유지되는 걸 보면 파인애플 파인애플 할만 합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의 서봉주가 이 정도면 등급이 높은 서봉주는 어떨지 기대가 되는군요. 다만 이 그린 500ml짜리를 다 먹어야 다른 등급도 살텐데 언제쯤 다 먹을지...
추가) 오랜만에 50도 넘는 술을 마셔서 도수 적응 차 콜라에도 한 번 타먹어 봤는데 파인애플 향이 죽지를 않습니다.
코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향이 약한(개인적인 느낌) 펩시에 타 먹었는데 파인애플 향 나는 콜라가 되어버립니다.
콜라에 타먹은 결과가 이렇다면 사이다에 타면 어떨지 좀 기대가 되기도 하는군요. 파인애플 향 사이다가 될지 괴작이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