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입니다
보양을 하는 날이니 약주를 마셔야겠지요
아버지의 술장에서 훔쳐온 n년산 산삼(?)주 입니다
딱 막잔이 남은 것 같아서 참지 못하고 가져와버렸습니다
사실 산삼인지 더덕인지도 잘 몰라요 그냥 산삼주라고 얼핏 들었을 뿐, 좋은 게 좋은 거죠
담금주로는 아마 담금주용 소주를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맛을 보아하니 그리 높은 도수는 아니라 30도짜리를 사용한 듯 싶고
지금은 25-6도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색상은 아주 엷게 스며든듯한 노란색인데 의식하고 봐야 좀 보이는 정도입니다
향은 저희가 익히 아는 소주의 그것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되는 수준입니다
좋은 삼인지 어떤지는 몰라도 그래도 나름 몇년은 담궈뒀던 덕인지도 모르겠네요
삼, 흙, 약초, 박하, 숲내음같은 상쾌함이 베어나옵니다
맛에서도 당연히 삼의 맛이 나는데 고량주와 같이 시원한 느낌이 있고
끝에 가서는 풀을 짓이겨두었을 때의 쌉싸름함도 조금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마지막에 주정의 느낌이 조금 남아있어 오래 머금고 있기는 어렵다는 점이네요
다행히도 다 마시고 난 후에는 주정의 느낌이 금방 사라지고 혀에 약초의 느낌이 가볍지만 오래 남습니다
뭔가 어린이용 한약이 있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깔끔한 뒷맛이에요
사실 나름 귀하다면(?) 귀한 술이라 텀을 두고 천천히 마셔보고 싶었는데
한잔밖에 남지 않은 술이라 고이고이 모셔두다가 이렇게 복날을 맞이해 마셔봤습니다
역시 공짜로 마시는 술이라 그런지 이만한 술이 또 없네요
맛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