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장갑차, 전차, 헬기 등과 같은 공격무기들을 제공한다는 것은 사실상 거의 직접 참전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정말 미-러가 직접 대결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도 큽니다.
둘째, 미국이 이번 기회에 러시아를 아주 붕괴시키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미국은 러시아를 아주 붕괴시킬 기회가 있었습니다. 소련 붕괴 직후 말이죠.
하지만 소련 붕괴 직후 러시아에 혼란이 가중되면서 가만히 놔둬도 스스로 망할 것이라 생각하고 미국은 냉전이 끝나고 러시아를 자신의 손으로 붕괴시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러시아가 다시 강대국이 되었고 그 결과 이와 같은 선택에 대해서 미국은 줄곧 계속 후회해 왔습니다.
미중 대결이 본격화 하는 가운데 중국과 밀월을 강화해 가는 러시아는 미국에게 매우 골치아픈 존재입니다. 미국에 입장에서는 2개의 전선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았을 겁니다. 그러나 기왕 이렇게 된거 미중 대결이 절정으로 치닫기 전에 러시아를 확실히 붕괴시키는 것이 미국의 대외전략상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셋째, 미국이 동맹국에 참전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무기대여법으로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도 우크라이나군이 전쟁을 지속할 수 있을 병력이 부족합니다. 전쟁초기 우크라이나군은 13만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현재 전쟁을 전개하면서 많은 병력을 잃었고, 무엇보다 동부전선에 있는 주력군이 러시아에 의해 크게 타격을 입는다면 우크라이나의 전쟁수행 능력은 급격히 감소합니다.
우크라이나 서부지역에서 새롭게 군대를 만든다고 해도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군대만으로는 냉정하게 불가능합니다. 외국에서 다른 부대가 참전해야 합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많은 병력을 보낼 수 없을 겁니다. 왜냐하면 최근 아프간 전쟁에서 미군을 철수 시켰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시 해외전쟁에 병력을 파병하면 국내적으로 많은 반대가 있을 겁니다. 전투병력파병은 무기대여와 또다른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럽국가들이 병력을 파견할 가능성도 낮습니다. 유럽국가들은 러시아와의 직접 대결을 매우 부담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아마 유일하게 가능하다면 영국정도만 되겠지만 그마저도 안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면 미국 동맹국 중에서 해외 파병이 가능한 나라는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한국 정도입니다. 캐나다도 아마 파병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뉴질랜드 역시 크지 않습니다. 사실 파병하더라도 병력이 크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사실상 파병이 가능한 나라는 호주와 한국입니다. 아마 미국은 전쟁이 확전되면 동맹국들에게 파병을 요청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 중 가장 파병할 가능성이 높은 호주와 한국을 설득하려고 할겁니다.
미국의 무기대여법 통과로 전쟁은 완전히 다른 단계로 진입했습니다. 사실상 미국 vs 러시아의 대결이라는 확전의 단계로 진입했으며, 이번 기회를 이용해 미국은 러시아를 완전히 붕괴시키고자 할 겁니다. 그리고 당연히 동맹국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것이고 파병까지 염두에 두며 동맹국을 설득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제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이상 먼나라 일이 아닙니다. 미국이 우리나라에 파병을 요청하지 않길 바래야겠지만, 만약 요청한다면 그 압력을 어떻게 버틸수 있을지, 우리 정부는 어떠한 대외 정책을 견지할지, 앞으로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