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8세 이상│2~6명│45분
런던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추격전!
셜록 홈즈 시리즈를 비롯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하는 작품에 종종 나오는 ‘스코틀랜드 야드’라는 단어가 있다. 이는 19세기의 런던 경찰청 또는 런던 경찰청 청사 건물을 뜻하는 은어였으며, 경찰청사의 후문이 스코틀랜드 야드라는 이름의 거리로 이어져 있었기 때문에 스코틀랜드 야드에 간다는 말이 경찰청 간다는 말과 같은 의미였던 것에서 유래한다. 월스트리트가 뉴욕 금융계를 가리키는 말이 된 것과 같은 이유인 것이다. 다만 그 거리의 이름이 왜 스코틀랜드 야드였는지는 수수께끼이다. 과거 스코틀랜드 왕이 런던에 왔을 때 여기에 거처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그래도 영국인들은 이 이름을 좋아했던 것 같다. 런던 경찰청이 1890년에 경찰청사를 옮기면서 새 청사에 ‘뉴 스코틀랜드 야드’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을 보면 말이다.
<스코틀랜드 야드>는 런던 시를 무대로 괴도 미스터 X와 경찰의 추격전이 벌어지는 게임이다. 플레이어 중 1명이 미스터 X가 되고 다른 플레이어들 모두가 경찰이 되어 게임을 진행한다. 미스터 X의 목표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 잡히지 않는 것이고, 반대로 경찰의 목표는 게임이 끝나기 전에 미스터 X를 잡는 것이다. 즉, 미스터 X와 경찰은 서로 다른 상황과 목표 속에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스코틀랜드 야드>의 게임판에는 복잡한 런던 시의 풍경이 펼쳐져 있다. 100개 이상의 칸이 택시, 버스, 지하철과 같은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이어져 있다. 칸과 칸 사이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이런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한다. 택시는 모든 칸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짧은 거리만 이동할 수 있고, 버스와 지하철은 별도의 정류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지만 멀리 이동할 수 있으며, 버스보다는 지하철이 더 멀리 이동할 수 있다.
모든 칸은 고유한 숫자와 함께 각 칸과 칸 사이에 어떤 교통수단으로 이동할 수 있는지가 표시돼 있다.
한 라운드 동안 미스터 X가 먼저 움직이고 난 다음, 형사들이 움직인다. 미스터 X는 언제나 원하는 교통수단을 사용할 수 있고, 현재 있는 곳에서 원하는 교통수단을 사용해 움직인 다음, 통행일지에 움직인 곳을 적는다. 모든 칸에는 고유 번호가 표시돼 있으니 그 숫자를 적는 것이다. 그런 다음 사용한 교통수단 토큰으로 방금 적은 칸을 덮어 숫자를 가린 다음, 교통일지를 공개한다. 즉, 경찰은 미스터 X가 어떤 교통수단을 사용했는지만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형사들이 움직일 때는 게임이 시작될 때 받은 탑승권만을 사용할 수 있으니, 중요한 순간에 이동에 제약이 생기지 않게 이를 잘 관리해야 한다.
이동한 칸에 표시된 숫자를 적고난 다음 탑승권 타일로 덮어서 어떤 교통수단으로 이동했는지를 표시한다.
물론 100개 이상의 칸을 돌아다니는 투명 인간을 막연히 어떤 교통수단을 사용했느냐만 가지고 검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미스터 X는 일지의 3번째, 8번째, 13번째, 18번째, 24번째 칸을 이용할 때 게임판 위에 말을 놓아 현재 위치를 공개한다. 게임의 진짜 시작은 미스터 X가 3번째 차례를 마치고 위치를 공개하는 순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때부터 경찰 플레이어들과 미스터 X의 본격적인 두뇌 싸움이 시작된다.
런던을 무대로 미스터 X와 경찰의 추격전이 벌어진다.
사용한 교통수단의 정보로 미스터 X의 예상 도주 경로를 추리하는 경찰과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미스터 X의 대결은 철저한 두뇌 싸움이지만, 심리전의 측면도 있다. <스코틀랜드 야드>는 아날로그적인 게임이기에 미스터 X 플레이어가 게임판의 어디를 주시하는지를 파악하며 게임 바깥에서 단서를 찾는 것도 가능하다. 미스터 X도 심리전으로 경찰들의 오판을 유도할 수 있다. 미스터 X에게는 사용한 교통 수단을 공개하지 않는 찬스가 주어져 결정적인 타이밍에 단서를 주지 않을 수도 있고, 한 번의 차례에 2개의 교통수단을 써서 2번 이동할 수 있는 찬스도 있다. 이것들은 대개 궁지에 몰렸을 때 사용하는 탈출 수단이지만, 때로는 경찰 플레이어들의 혼선을 유발하기 위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스코틀랜드 야드>는 간단한 규칙으로 독특한 비대칭 두뇌 싸움을 유발하는 게임으로 이후 <드라큘라의 분노>, <화이트 채플에서 온 편지>, <시티 체이스>같은 작품이 만들어지는 토대가 되었다. 수많은 후계작을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쟁력 있는 현역으로 남아 있는 오리지널 작품이 갖고 있는 품격을 체험해 보기 바란다.
수상 내역
1983 Spiel des Jahres Winner
https://www.koreaboardgames.com/news/view.php?pagenum=&view_type=03&board_no=584&board_class=pl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