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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 식은 떡밥 데우기 2화 - 고블린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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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닥에서 식다 못해 쉬어버린 떡밥을 가지고 토론하는 코너..!

1화 반응이 괜찮아서 급히 다음 주제를 들고 왔습니다.


이번 주제는 선의의 거짓말, 주로 마스터의 거짓말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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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문화권의 유서 깊은 사신수에서 구라의 대명사로 전락한 주작.


사람들은 게임에서 속임수를 부리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TRPG 역시 룰북에서 정해놓은 규칙이 있으므로,

플레이어든, 마스터든 공정하게 그 룰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죠.


하지만 모 전략 게임과는 달리, TRPG는 승자와 패자를 정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서로 간의 합의를 통해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주목적이죠.

많은 팀에서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 룰적으로 헷갈리는 부분을 일단 넘어가거나,

롤플레잉을 잘했을 때 룰북에 적혀 있지 않은 보너스를 주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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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신사협정에 확률이 개입하면 어떨까요?

주사위는 타협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죠.

"저... 주 선생님, 오른쪽으로 한 번만 더 굴러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같은 건 불가능합니다. (된다면 저한테 쪽지로 알려주십쇼 제발)


테이블 위에서 어떤 합의를 한들 주사위 값을 무를 수는 없죠.

아예 안 될 건 없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판정을 다시 하면 긴장감이 떨어지니까요.


마스터의 명중 판정이 순수 20(크리티컬)으로 나오고,

파티원 하나가 즉사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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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를 예로 들자면,

말그대로 던전을 오가며 용과 싸우는 모험가들은 언제든 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스 몹과의 장대한 전투에서 동료를 대신해 죽는 게 아닌,

고블린의 기습으로 푹찍당하는 거라면... 분위기는 참말로 거시기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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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이런 물건이 등장합니다.

마스터 스크린이죠.


책받침 같이 생긴 요녀석의 안쪽에는 자주 쓰이는 규칙의 요약이나,

주요 NPC, 시나리오 플롯 등을 걸어둘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스터는 저 뒤에서 주사위를 굴릴 수 있죠.

플레이어들은 마스터의 주사위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서로 간의 신뢰로 그것을 대체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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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의 상황으로 돌아갑시다. 디테일을 좀만 추가하죠.


파티원들은 용을 잡으러 던전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가는 중에 심심할까봐 넣은 고블린 기습.

레벨 업 할 때마다 판정을 조져서 HP가 1씩 늘어났던 위저드...

하필이면 딸피 상태에서 고블린 궁수에게 치명타를 맞았습니다.


결과는 즉사입니다.

하지만 킹스터 갓크린 덕분에 플레이어들은 아직 모릅니다.

순간 정적이 흐르긴 했지만 지금이라면 없었던 일로 할 수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마스터의 주사위 결과 조작은 정당할까요?

여러분이 마스터라면 어떻게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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