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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깨어났을 때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늘 똑같은 방식으로 시작된다. 밖에 있는 트렌디한 카페에서 나지막이 음악과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자신의 취향과 몸에 완벽하게 맞춰진 옷을 입는다. 세상 자체가 부드럽고 상업적인 빛으로 에어브러시 된 듯하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 늘 마음에 든다. 화려하고, 모공이나 주름 하나 보이지 않는다. 커피는 진하고 완벽하다. 창밖의 스카이라인은 또 다른 아름다운 날의 아침 햇살에 반짝인다.
당신의 컴링크가 울렸다. 당신의 픽서가 전화를 걸었다. 픽서가 보낸 메시지는 무시할 수 없다. 낼 집세가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플러그를 뽑는 순간, 당신의 시뮬레이션된 삶은 값싼 스티커처럼 벗겨져 나간다. 당신은 펜트하우스에 있는 게 아니다. 옷장만 한 아파트에서 욕실 문과 대두 디스펜서 사이에 끼어 있고, 벗겨진 페인트에 둘러싸여 있으며, 창문 하나 보이지 않는다. 당신은 현실로 돌아온 것이다. K-드라마에는 나오지 않는 바로 그 현실로.
당신은 아마도 태어나서 20년 동안 해야 할 모든 것을 하며 보냈을 것이다. 학교, 학원, 시험 준비. 결국 당신의 미래는 단 한 번의 시험으로 결정될 터였다. 그 시험은 당신이 최고의 대학에 들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어쩌면 능력을 증명하여 이 나라의 모든 것을 통제하는 거대 기업, 즉 재벌 중 한 곳에 취직할 수 있을지 결정하는 시험이었다.
거대 기업의 SIN만 있다면 당신의 삶은 탄탄대로일 것이다. 물론, 무급 초과 근무와 형식적인 충성으로 가득한 삶이 될 것이다. 피할 수 없었던 의무적인 군 복무 시절과 가끔 상사가 낸 돈으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며 직장 동료들과 유대감을 형성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해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의 삶은 가치 있는 것이었다.
... 허나 당신은 증명하지 못했다.
당신은 입에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지 못했다. 당신은 그저 쓰레기 수저일 뿐이다.
시작부터 게임은 당신에게 불리하게 조작되어 있었고, 이제 아무도 당신을 구하러 오지 않는다.
아마도 성적이 좋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면 당신은 SIN 미소유자로 한반도 북부의 녹슬고 지저분한 곳에서 공장 교대 근무를 하면서는 이룰 수 없는 꿈을 안고 태어났을 수도 있다. 어쩌면 당신은 일종의 급진주의자였고, 군대에 복무하느니 차라리 새로운 삶을 살며 운을 시험하기로 결정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각성하여 실종당하기 전에 사라지기로 결정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당신은 달아났다. 그리고 지금까지 여전히 달리고 있다.
사람들이 물으면 당신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알바"를 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보면, 당신은 그저 생계를 꾸려나가는 바리스타나 편의점 점원과 다를 바 없다. 다만 당신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일한다.
당신은 김 사장을 위해 일한다.
한국에서 런을 하는 것은 베를린이나 네오-도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언제나 돈이 남아돌고, 더러운 일들이 해결되길 원하는 부유한 존슨 씨가 있다. 단지 여기서는 그들의 이름이 김 사장이고, 당신의 일은 그가 체면을 세우도록 돕는 것이다. 당신은 김 사장과 그에게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잡히지 않도록 하는 사업을 한다. 그리고 사업은 잘 되고 있다.
재벌들은 서로 목을 조르고 있으며 심지어 자신들이 통제하는 도시에서도 한국 땅에 여전히 박혀 있는 일본 기업들을 무너뜨리기 위해 거래를 성사시키려 안달이다. 일본 거대 기업들도 수십 년 동안 개척해 온 영지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돈을 지불하고 있다. 이제 서울-인천은 기술 발전과 소프트 파워의 물결을 타고 그 어느 때보다 화끈하며 이름에 'A'가 붙은 모든 기업이 한몫을 챙기려 한다. 비록 표면 아래에서는 앙금과 해묵은 원한이 곪아 터지고 있지만 말이다.
당신은 기업만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주류를 이루는 친기술 로비 단체부터 "마법사도 사람이다"라고 주장하는 극단적인 박애주의자들에 이르기까지, 자금이 충분한 정치 단체들은 법원이 말을 듣지 않을 때 모두 당신에게 의지한다. 단체들에게 일을 받지 못한다면 그다음에는 항상 범죄자들이 있다. 야쿠자와 삼합회의 꾸준한 사업부터 서울파 링즈가 꾸미는 음모, 그리고 가장 하찮은 조폭까지 모두 조금은 추가적인 덩치들을 필요로 하며 아무도 자신들의 흔적을 추적당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리고 가끔, 아주 드물게 돈이 목적이 아닌 일을 하기도 한다. 기업 방송을 가로채 해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거나, 정부의 감시를 피해 각성한 아이들을 몰래 빼돌리는 일 같은 것 말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당신의 팀도 함께한다. 일반적으로 시애틀에서 볼 수 있는 팀보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팀에는 여성 멤버가 더 많을 것이다. ("전통주의자"들은 여성을 거들떠보지도 않기 때문에 여러 일을 들키지 않고 해내기 아주 쉽다.) 힘을 쓰는 덩치를 위한 자리는 언제나 있지만, 카타나를 들고 다니는 "스트리트 사무라이"는 이곳에서 드물다. 대신 화랑이나 원화와 함께 일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한국의 옛 철학적인 전사들을 연상시키는 크롬으로 뒤덮인 존재들로 종종 무식하게 힘을 쓰는 대신 자신들의 모든 미용 임플란트를 최대한 활용하는 더 교묘한 접근 방식을 선호한다.
한국인들은 불화 요소를 제거하려는 경향이 있기에 당신의 팀은 상황을 중재할 '얼굴마담'이 필요할 것이다. 상황을 중재하지 못하면 당신이 몸을 숨길 수 있도록 도와줄 전문가가 필요할 거다.
동료 해커는 당신이 돈벌이가 될만한 데이터를 찾기 위해 데리고 다니는 곤란한 넷-너드가 아니다. 그들은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이다. 무분별하게 개발된 도시 교외 지역에서 구석구석마다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모든 금속 부품이 끊임없이 전파를 송출하고 있을 때, 당신의 해커는 감시 국가와 기술자들이 서로를 죽이기 위해 찾아낸 모든 최신 기술과 혁신적인 방법에 맞서는 첫 번째 방어선이다.
한국 시장에 있는 엄청난 양의 기술 덕분에 데커와 리거들은 선택지가 넘쳐난다. 심지어 평양의 가장 가난한 빈민가에도 월급을 털어 쓸 만한 고속 업그레이드가 항상 있으며, 도시는 드론으로 가득하기에 드론을 가지고 다녀도 결코 이상해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의 마법사가 있다. 마법사는 아마도 당신의 팀에서 가장 용감하거나 어리석은 자일 것이다. 한국은 마법을 금지하지는 않았다... 아직은... 하지만 확실히 신뢰하지는 않는다. 물론, 거리 모퉁이에서 점을 쳐주는 점쟁이를 아직도 찾을 수 있지만 대놓고 쇼를 시작하면 흔적을 지우기도 전에 네오-PD 수사팀이 당신의 뒤를 쫓을 것이고, 심지어 국정원 요원이 당신을 근처 검은색 밴에 던져 넣으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큰 위험은 큰 보상을 의미한다. 적들은 마법사가 자신들이 있는 곳에 오길 원치 않지만, 오는 것을 보지도 못할 것이다.
마법적인 황폐지에서 작업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이 나라의 마법적인 황폐지에서 무당, 즉 현지 무속 수행자들은 이러한 야생 기운을 활용하고 시골을 배회하는 영혼들을 길들이는 기술을 통달했다.
당신들은 모두 전문가이지만 때로 단순히 돈을 위해 모인 계약직 팀 이상일 수 있다. 당신의 팀원들은 당신처럼 게임이 불리하게 조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성공을 갈망하는 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당신은 김 사장을 위해 일하고, 아마도 '빨리빨리' 속도로 일을 해내면 보너스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픽서가 내는 돈으로 한두 잔이나 과음을 할 정도로 술을 마실 시간이 생기고, 다음 업그레이드에 수입을 날리며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 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멜론고 오토캡을 타고 관짝 같은 아파트로 돌아와 마지막으로 자신의 비참한 삶은 훑어보며 더 나은 삶을 꿈꾸기 위해 다시 로그인한다.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 chumbae. 이제 달려라, 달리지 못하면 뒤처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