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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피아 조회수가 1씩 나오는데 설마) [고추걸은 불행해] 2화요~

의식을 잃기 직전에 보였던 눈부신 빛의 입자.

그것이 세미의 몸을 떠도는 구름처럼 다루더니 이내 천천히 바닥에 눕힌다.


의식이 깨어난 건 이때쯤.
딱히 졸리지도 않지만, 일어날 마음도 없는 나를 깨운 건 배미였다.


“세미. 세미! 빨리 일어나 보라고!”
“배미야. 배 좀 문질러줘. 어제 먹은 치킨이 소화가 덜 됐나 봐.”
“얼른 안 일어나?!”
기대했던 따스한 손길과는 먼 강력한 싸대기가 내 볼짝에 작렬했다.


퉁퉁 부은 볼을 매만지며 일어나 보니―
“여, 여긴 어디야? 서울랜드?”
눈앞에 놓인 광경은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웅장한 궁궐 안이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반사된 대리석이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천장과 벽에 새겨진 백마의 문양은 신비로움과 자부심을 나타낸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빛의 기둥은 약간의 열과 성스러운 기운으로 우리를 치유한다.


얼이 나간 나를 배미가 재차 깨운다.
“바보다. 이 정도 규모가 서울랜드일 리 없잖아. 적어도 디x니랜드라고.”
“어라? 한국에는 디x니랜드 없지 않아?”
“크으으으. 그래. 없…지.”
왠지 엄청나게 분해 보이는 배미였다.


“성공이야. 드디어 해냈어. 이 사실은 얼른 여왕 폐하께 보고하라!”
장내를 가득 채우는 한 여성의 목소리에 우리는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백색의 로브를 입고 헝클어진 백발을 정리하는 중년 여성이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우리 일행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우리는 굉장히 진중한 중년 여성을 보고 차례대로 감상을 말했다.
“굉장히 점잖아 보이는 여자네. 근데 여왕이라니? 무슨 소리지?”
“한국말 겁나 잘하는데?! 교포인가?”
“아. 그쪽?”


배미는 착하게도 내가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에도 깊게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건 분명 한류의 영향이야. 봐봐. 저 사람들 한국인인 우리를 보고 저렇게나 감격하고 있잖아.”
“…배미야. 그건 아니―”
“저것 봐! 플래카드로 우릴 환영하고 있잖아. 여긴 유럽 대사관 중 한 곳인 게 틀림없어.”


배미의 말에 고개를 돌려보니 중년 여성 주변으로 그녀와 같은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플래카드를 흔들고 있었다.
중년 여성이 앞으로 나서며 크게 말했다.


“어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 구세주 여러분! 여러분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모쪼록 저희 엘리네스 왕국을 구원해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은 저희의 희망입니다!”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지?


“구세주! 희망! 대국 한국의 문화가 세계를 구한다! 크으으. 취한다. 취해.”
“배미야?!”


점점 이상해지는 배미를 보며 나는 불안한 마음에 그녀의 손을 잡는다. 하지만 배미는 멈추지 않는다.


“김치! 김치는 어디 있어? 저들에게 한국의 매운맛을 보여 줘야 돼!”
“배, 배미야. 너, 너 설마!”


불안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무의식적으로 배미의 손을 떨쳐 냈다. 그리고 배미를 가리키며 외쳤다.


“너 국뽕이었어?!”
“당연하지. 한국인에게 국뽕은 패시브 같은 거라고! 설마 세미, 너 국뽕이 아닌 건 아니지?!
“내가 국뽕일 리 없잖아. 국뽕은 정신병이라고오"


내 외침에 배미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그리고 이내 한숨을 내쉬며 나를 타이르듯 말한다.
“세미야. 네가 아직 어려서 그래. 한국의 문화 수준은 이미 세계 탑 수준으로 대국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고. 자 너도 외쳐! 두유 노우 흥민 쏜? 두유 노우 bts?”
“히이이이이익. 그만해! 그만하라고 쪽팔려서 미칠 것 같아아아아아!”


몸을 배배 꼬며 부끄러움을 표현했다. 그러자 배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황망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너, 너 설마 국까야?”


배미의 표정이 점점 붉으락푸르락 변하고 살기 어린 눈빛으로 나를 마주한다. 그런 그녀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나는 실언을 내뱉고 말았다.


“국뽕이라고 불릴 바에는 국까가 되겠어!”
“이 프로 매국노 새끼야아아!”


꾸엑!
또 한 번 강력한 싸대기가 내 볼짝에 작렬했다. 배미는 기세를 멈추지 않고 폭력을 행사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게.


“이 프로 매국노 같은 새끼!! 너 같은 놈이 있으니깐. 한국이 발전을 못 하는 거야! 외쳐봐!! 나는 매국노입니다! 나는 강아지입니다!”
“강아지는 왜 붙은 거야?!”
“두고 봐라. 강아지야! 언젠가 디x니랜드도 한국에 들어온다!!”
“마음에 두고 있었어?!!”


배미와 내가 뒹굴며 싸우고 있을 때, 중년 여성이 안쓰러운 표정으로 우리를 떼어놓으며 침착하라는 듯 어깨를 토닥였다.


간신히 진정된 우리 두 사람은 그제야 주변을 살필 수 있었다.


어느새인가 주변에 있던 친구와 선생님은 메이드에게 안내받아 하나둘 자리를 뜨고 있었고, 남은 사람은 배미와 나, 둘뿐이었다.


중년 여성은 온화한 표정으로 말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왕녀님께서 말씀해주실 겁니다. 그동안 여러분의 안위는 저희가 맡겠습니다. 가시죠. 에메랄드 궁전으로!”



2

“뭐, 뭐야 이게게에에에에!!”

예쁜 메이드 언니에게 에메랄드 궁전의 한 방을 배정받고, 예쁜 메이드 언니에게 강제로 옷을 갈아입혀지려는 기쁜 순간에 찾아온 소변감에 화장실을 찾았다. 그리고 보았다. 만졌다. 우람한 그것을!


“어, 어째서 단아하고 아름다운 나에게 이런 몹쓸 것이 붙어 있는 거지??”


가랑이 사이에 달린 코끼리 코! 그것은 흔히 말하는 고추라는 것이었다.


있을 수 없는! 있어서는 안 될! 그것이 내 육체의 한 일부로 정착해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기까지 오랜 시각은 걸리지 않았다.


왜?


직접 만져 봤으니까. 그리고 쳐봤으니까.


“남자애들이 고추를 치면 레알 죽을 것 같다는 게 사실이었구나. 정말 승천할 뻔했어!”


잠시 엉뚱한 생각에 빠졌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직시했다.


가장 중요한 몸수색부터.


“어, 없어. 내 가슴이 없어!”
나는 망연자실하게 가슴을 쓸어내렸다. 정말 아무것도 걸리지 않은 깔끔한 도마가 거기에 있었다.
“말도 안 돼. 이게 말로만 듣던 등가교환인가?! 내 가슴을 가져가고 고추가 탄생했어?!”


정말 말도 안 되는 말이다. 나는 현실은 직시하기로 마음먹었다.


“아. 원래 없었지.”


눈물이 났다.


인정하고 나니 마음이 편했다. 이젠 앞으로의 일만 생각하면 됐다.
“고추를 가지고 노는 건(?) 잠시 뒤로 미루고, 원래 몸을 되찾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래야 내 가슴도 돌아오고.”


똑똑.
잡념을 깨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세미님 괜찮으신가요? 방금 급박한 소리가 들렸던 것 같은데.”
“잠, 잠깐만요. 들어 오면 안 돼요! 금방 나갈게요. 기다려주세요!”


나는 고심스러웠다. 메이드 언니에게 사실대로 말해 도움을 요청할 것인지 아니면 단독으로 방법을 찾아 나설 것인지. 예를 들어 전문 병원에 찾아가 본다든지.


근데 갑자기 남자로 변하는 병이란 게 있긴 한가?
한참을 생각한 뒤에야 나는 사실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전자의 방법은 실행할 수 없다. 왜냐하면―
“겁나 쪽팔려여여여! 같은 여자끼리도 몸을 보여주는데 거부감이 드는데 하필이면 남자 고추를 보여 줘야 한다니!! 부모한테도 못 보여 줘. 죽을 거야. 쪽팔려 죽을 거라구우우!”


아무리 수치심을 뒷마당에 버린 세미라 하더라도 그녀는 여자였다. 여자인 그녀에게 남자의 고추가 달렸다는 사실이 모두에게 밝혀진다면 10년 후 취침 시간에 떠올릴 흑역사 정도의 수치심을 느낄 것이다.


분명히 이불을 펑펑 찰 것이다.
일단, 메이드 언니를 물리자.
나는 화장실 안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며 말했다.


“저기요. 메이드 언니. 제가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러는데 좀 씻고 싶거든요. 옷은 제가 씻고 알아서 입을 테니. 언니는 다른 일 보세요.”
“어머. 그러시군요. 그럼 제가 씻겨드리겠습니다.”
“아뇨. 아뇨. 아뇨! 수고롭게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부디, 제발 다른 볼일 보러 가주세요!!”


“아뇨. 이뇨. 아뇨! 세미님을 보필하는 것이야말로 저의 책무인 걸요. 어서 문을 여세요!”

“시, 싫어요!! 그리고 보필이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보필? 보빌? 앗! 기회를 틈타 제게서 변태적인 욕구를 채우실 속셈이신 거군요! 어림없어요. 저는 보기와 다르게 보수적인 사람이라고요!”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세요오오!!”


메이드는 물러서지 않았다. 힘으로라도 문을 열어젖히고 나를 끄집어내려 한다.
나는 이판사판이라는 마음으로 문을 열어젖히고 메이드의 가슴팍에 뛰어들었다.
“드디어. 나올 마음이 생기셨군요. 그래요. 세미님. 나머지는 저에게 맡기시―앗!!”


메이드는 당황했다. 그럴 것이 자기 가슴팍에 뛰어든 세미가 한 손으론 가슴을, 다른 한 손으론 엉덩이를 매만지며 음탕한 시선을 보내 왔기 때문이다.


“무, 무슨 짓이세요?!”
“헤헤헤. 언니야. 좋은 물건 가지고 있잖아. 아까운 물건인데 같이 좀 즐기자고 헤헤헤!”


나는 손가락 마디마디를 오징어 다리처럼 움직이며 메이드를 유혹했다. 가끔 손가락 끝으로 메이드의 몸을 터치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 방법은 먹혔다.


“꺄아악! 놔주세요! 놓으라고요!! 놔!!!”


약간의 아쉬움도 남기지 않기 위해 몸을 최대한 밀착한 뒤 몸을 뒤로 뺐다. 그러자 메이드는 눈물을 흘리며 문밖으로 나갔다.


“뭐, 이딴 ㅁㅊㄴ이 다 있어!”


욕설과 함께.


이제 방에 남은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이제 혼자서 해결하면 된다.
나는 앉은 자세에서 고개만 밑으로 내렸다. 그곳엔 평상시와 다르게 가랑이 사이의 고추가 강한 자기주장을 펼치고 있었다.


“어허. 그러는 거 아냐!”


나는 그것을 엄격하게 다뤘다. 찰싹 소리가 날 정도로 세게 때렸다.


“커헙, 끄윽, 꺼윽!”


다시 한번 고통을 느껴본 후에야 나는 비로소 혼자서 해결할 수 있었다.


물론 옷을 갈아입는 것 말이다.


3
 
메이드는 직업 정신이 투철하다. 화해를 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런 거부반응도 보이지 않은 채 나를 약속된 장소로 안내했다.

정말 이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아, 저기 언니. 아까는 정말 죄송―”
“히이이이익! 만지지 말아 주세요!”


딱히 괜찮아 보이진 않았다.


중간에 배미와 만났다. 그녀는 나와 비슷한 미니 드레스를 입고 있었지만 풍기는 분위기는 달랐다. 평소 올림머리가 트레이드마크인 그녀였지만, 이번만큼은 머리를 차분하게 내렸다. 그러자 평소의

깍쟁이 같은 모습이 사라지고 웬 단아한 미인이 거기에 있었다.


약간 분한 마음도 들고, 내 동생이라는 자부심도 들었다.
나는 시선을 30cm 정도 아래로 내렸다. 그리고 보았다.


배미의 작지만 봉긋하게 솟은 가슴을 말이다.
동생인데! 동생인데 나보다, 큭!
“세미야. 너 그거 담요 아니야? 그걸 왜 덮고 있어?”
“어?, 어어. 아니 좀 추워서…”


사실은 없는 가슴을 숨기기 위함이다. 하지만 배미는 별다른 말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갔다.


응? 근데 너무 조용한데?


평소의 배미라면 나와 메이드 사이의 어색한 기류를 눈치채고도 남을 것이다. 평소라면 눈치채고 날 때렸을 배미인데, 지금은 그런 게 없었다. 그리고 뭔가 초조해 보였다.


나는 뒤늦게나마 동생의 걱정을 눈치챘다.


메이드들은 우리를 약속된 장소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착실히 수행했다. 그녀들은 문 양옆에서 우리가 문을 열고 들어가기를 기다렸다.


나는 고개를 돌려 배미를 살폈다. 역시 안절부절못하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여기선 언니로서 모범을 보여야 돼. 교훈을 줘야 해.


“배미야.”
배미가 돌아본다.
“역시 무슨 일이든 급똥이 최우선인 거야. 참지 마. 참으면 병 된다!”


나는 엄지를 치켜들고 한쪽 눈을 찡긋했다.


배미의 반응은 무미건조했다.


“…얼른 싸고 와. 흑역사 만들지 말고.”


어라? 이게 아닌데?!


나는 배미의 걱정을 받으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방 안쪽은 대강당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거대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다. 대강당 곳곳에 메이드들이 테이블에 진수성찬 세팅을 완료했으며, 메이드들 틈새에는 나나 배미처럼 예쁘게 치장한 친구들과 선생님이 있었다.


“근데 세미야. 여기가 정말 한국이긴 한 걸까? 여기도 그렇고, 에메랄드 궁전도 그렇고, 바깥 풍경도 친숙하지가 않아. 가능하면 밖으로 나가보고 싶은데 어때?”


배미는 아무런 대답이 들려오지 않자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내가 제대로 걷지 못하고 주춤거리고 있자, 답답하다는 듯 내 팔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아아아, 안 돼”


나는 최대한 다리를 오므리고 버텼다.


“아 정말 왜 그러는데”


“배미야 치지 마. 거기가 튀어나올 것 같아.”


그렇다. 여성용 팬티로는 고추를 완전히 감싸기란 불가능했다. 누군가 몸을 흔들기라도 한다면 고추는 거침없이 팬티 밖으로 노출될 것이다.


하지만 배미는 다르게 받아들였나 보다.


“그러게. 급똥은 먼저 해결하고 오라고 했잖아.”
“급똥 아냐!”


팟!


시끄럽게 떠들던 와중에 대강당 전체가 소등된다.


눈이 어둠에 적응이 됐을 즘에 조명이 무대 위를 비춘다.


그곳에는 단 한 명의 소녀가 서 있다.
화사하게 빛나는 황금빛 머릿결과 사람을 꿰뚫어 보는 듯한 금색의 눈동자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려하진 않지만, 격식을 갖춘 단아한 드레스와 케이프를 걸친 소녀는 마이크 앞으로 한 걸음 내디딘다.


“반갑습니다. 이세계의 용사 여러분. 저는 세계수의 나라, 엘리네스 왕국의 제 1왕녀, 유니아 폰 엘리네스라고 합니다.”


왠지 눈이 마주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되어 혼란스러운 점 이해합니다.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여러분들을 책임지고 사육…크음, 여러분들을 책임지고 관리하여 무사히 원래의 세계로 인도해 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모든 시선이 제 1왕녀. 유니아에게 쏠렸다. 그녀는 그 시선을 즐기듯 멋지게 미소 지어 보였다.











노벨피아에서 이젠 조회수가 1씩 밖에 안 나오는데 설마 제 가족이 보고 있는 건 아니겠죠?
웃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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