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의 고질병이 대패 당했다고 툭하면 감독 자르는 거였는데 이거 때문에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개막전 러시아한테 5대 0으로 졌을 때 카타르 언론에서 사우디는 매 대회마다 대패를 당했고 그 때마다 감독을 잘랐는데 이번에도 그럴 거라며 입털어대고 했음.
2차전도 패해서 조기 탈락 확정되면서 사우디 왕가가 선수단 징계하겠다는 소리까지 나온 판이었는데 그래도 우승후보인 우루과이 상대로는 1골 차로 선전했고, 마지막 이집트전에서는 역전승으로 오랜만에 본선 1승 따냈는데 여기에 감명받은 사우디 왕가가 적극적으로 발벗고 지원을 하게 됨.
자국 리그 선수들에게는 매년 일정량의 수입을 축구 발전기금으로 내도록 하고, 자국 선수들의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툭하면 감독 자르던 버릇도 고치는 등 여러 문제들 개선하고 제대로 된 투자를 한 게 이번에 결실로 이어졌다 봄.
그런데 만약 사우디가 이집트전도 완패하고 이번 월드컵도 못 올라갔다면? 당연히 이런 이변도 없었을테고, 자국 선수들 징계당하니까 피파가 정치개입 하지 말라며 사우디 축구협회 자격정지 때리는 등 더 망했을 가능성이 높음.
이것만 봐도 월드컵 지역예선 탈락해서 한 번 다 박살나봐야 정신차린다는 게 얼마나 개소리인지는 다 나왔다고 생각함. 그런다고 축협이 정신 차리는 것도 아니거니와 스폰서들 다 나가리되고, 축구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들어서 오히려 축구계의 문제점이 공론의 장으로 나오기도 어려워짐. 그러니까 우리도 최소한 본선 진출국에 걸맞게 죽어라 뛴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수밖에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