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착각하고 유게에 올려 부렀는데 오유게에도 올려봅니다.
그런고로 부득이하게 음슴체입니다..
미국 삼.
미국은 오늘이 크리스마스인데 우리집은 항상 옆지기 큰이모네 집에서 저녁을 먹음.
이모님은 연세가 80 가까이 되시는데 삶이 참 스펙타큘러 하심.
16세에 결혼하셔서 애를 4 낳으셨는데 남편의 폭력으로 결국은 이혼을 하셨다.
그리고 조현병이 생겨서 정신병원을 다니게 되셨는데 거기서 인생의 찐동반자 지금 이모부를 만나셨음.
이모부가 같은 환자였냐고?
아니. 이모부가 담당 정신과 의사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모는 애4에 이혼녀이고 이모부는 건강상 애를 가질 수 없으니 천생년분이다 하고 바로 결혼식 올리심.
그리고 이모부는 세상 가정적이고 (취미 요리. 목수) 다정하고 이야기 잘 들어주고 침착한 성격이심.
미국은 부폐처럼 부엌에 음식 주르륵 놔두면 자기가 먹고 싶은거 퍼와서 먹거든.
이모가 먼저 접시에 음식 담아서 앉았는데 옆에 빈자리가 없었음.
이모부 : 난 우리 마누라 옆에서 밥 먹을 거임.
이라고 꾸역꾸역 의자 갖고 오셔서 옆에 낑겨 앉아서 밥 드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옆에서 아니 아버지 의자 갖고 오지 마시고 여기 앉으세요 해도 꾸역꾸역 옆에 앉으심 ㅋㅋㅋㅋ
중간중간 이모가 프라임립 한조각이랑 그레이비 더 먹고 싶다하시니까 벌떡 일어나서 갖다 주심.
그런데 이모가 치매가 있으심. 엄마쪽 유전임.
크리스마스니까 대망의 선물 개봉식이 있지 않겠냐.
이모부는 이모에게 반지를 주셨는데.
이게 새끼 손가락 반지였음.
이모 : 어머 너무 예쁘다. 그런데 꽉 끼네. 반사이즈 컸으면 더 좋았을건데..
이모부 : 반사이즈는 안 만든다고 하더라고요. 넷째 손가락 반지 예전에 반 사이즈 크게 샀는데 빠질 까봐 불안하댔잖아요. 이건 딱 맞으니까 안빠질거에요.
이모 : 아 맞아. 이 반지는 반사이즈 컸지..
라면서 네번째 반지를 만지작 거리시는데 이때부터 좀 기억이 꼬이신 것 같다. 아마도..
자꾸 넷째 손가락 반지 만지시면서
이모 : 반지 너무 예쁘다. 어디서 샀어요?
이모부 : (쇼핑백 보여주면서) 여기서 샀지요.
이모 : 반지 너무 예쁘다~
하시는데 넷째 손가락에 반지를 오늘 받은 반지로 착각하시는 것 같더라.
옆에서 보고 있다가 눈치 보면서 아 뭐라카지 라면서 머릿속이 하애져서 대충 이야 반지 핵이쁘네요. 존예 하면서 맞장구 쳤는데.
이모부는 세상 침착하게 마음에 든다니 너무 기쁩니다. 라고 하시더라.
나 같음 눈물 개폭풍 오열했을 거 같은디..
역시 전직 정신과 전공의의 사랑은 다르구나 싶더라.
뭔가 슬프면서도 나도 저렇게 늙고 싶다. 고 생각한 하루였음.
그냥 뭔가 나 혼자 감동 받아서 글로 남기고 싶었다.
두분 다 오래 건강하게 사셨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