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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격투기 팬들의 가슴을 울렁이게 했던 '원챔-'의 'X'가 끝났네요.

다들 시청들은 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아쉽게도 후반부 피날레를 장식한 '그랜드 X'는 주목도가 높은 경기들만 모여서 유튜브로는 중계가 안 되었죠. 그래도 쿠팡플레이가 가입 후 일정기간 무료(쿠팡 바이럴 아님 ㅎㅎ)라서 이걸 이용하셔서 보신 분들도 꽤 많았을 걸로 생각되네요. 


정말이지 최고의 경기들만 모였던 거 같습니다. 일단 못 보신 격투기 팬들을 위해 결과만 말씀드리면, 출전한 한국인 선수들은 안타깝게 체급1위로 이번 경기 후 타이틀매치를 기대했던 김재웅 선수 외에는 전원 승리를 했다는 소식입니다. 그것도 다들 어렵지 않게, 혹은 압도적인 모습으로 승리를 장식했네요. 특히 추성훈 선수는 13년간의 인연을 오늘 끝맺고 서로를 인정하며 훈훈하게 끝났죠. 아오키 선수가 비공식 인터뷰에서는 흥행을 위한 부분이었다는 걸 밝혔고, 공식 인터뷰에서는 진짜 무도가의 혼과 열정을 추성훈 선수가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볼 시간이라고 했었는데, 제대로 증명이 된 거 같습니다. 


아무튼 한국인들은 만세를 부르며 끝이 났는데, 실은 그 이야기를 하려고 운을 뗀 것은 아닙니다. 수많은 매치들이 '메이드'된 오늘, 특히나 피니시율도 높았기에 흥행하는데 한 몫 한 것도 있지만.. 특히나 드라마를 가진 선수들의 경기들이 줄을 이어서 평소 원챔피언십에 관심이 있던 팬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시합날이 아니었나 싶었어요. 개인적으로는 '무에타이 전설', 전무후무한 '백인' 낙무아이, 존 웨인 파의 시합은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무언가 울리게 하는 게 존재했던 거 같습니다. 


입식타격의 팬이라면 아시겠지만, 종합격투기와 다르게 견제 잽조차도 치명적인 수를 날리는 게 바로 무에타이와 킥복싱이죠. 오늘도 몇몇 경기에서는 초중반에 피니시가 터지기도 했었고 말이죠. 그런 경기를 하기 위해선 신체적인 부분을 엄청나게 요하게 되는데, 오늘 본 존 웨인 파의 모습은 폴라양 선수에 비해 너무 마르고 허약하고 늙어보였습니다. 그래서 1라운드부터 엄청난 공격에 휩싸여 이대로 웨인 파 선수가 KO가 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죠. 하지만 늙은 낙무아이는 결코 꺾이지 않았고, 오히려 다음 라운드부터 그 공세를 뚫고 들어가 한 발 두 발씩 자신의 공격을 맞추기 시작했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대단한 것인데, 경기 후반에는 오히려 전세가 비등해졌고, 심지어는 반대로 KO를 내는 게 아닐까- 일말의 기대를 품게도 만들었죠. 하지만 젊음의 패기는 노련함을 이겨내었고, 승리는 폴라양의 몫이 되었습니다. 


사실 전 오늘 경기에서 KO를 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존 웨인 파의 인간승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걸 넘어서서 '반드시 육체의 힘만이 승부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라는 걸 몸소 보여준 존 웨인 파는 뭐랄까- 약간 영화 속 주인공(늙은 록키 발보아 ^^) 같았다고 할까요. 게다가 오늘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은퇴에 대해서는 직전에 여러모로 시사를 했었죠. 별도의 트리뷰트 인터뷰도 했었고)했기에 더더욱 의미있는 경기였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이러한 것들이 원챔피언십이 UFC와 벨라토르랑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도 차별화되는 그만의 독특한 매력이 아닐까 생각이 되었네요. 단순히 개인간의 디스전(심지어는 특정국가를 향한 비하), 혹은 체육관에서의 은원 등을 벗어나 그 선수가 가진 역사가 좀 더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매치메이킹을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꿈의 무대'가 아닐까요.


뭐- 이 이후 세계 MMA 경량급의 전설 '마이티 마우스' DJ와 타격의 신 롯땅의 시합도 있었지만, 슈퍼파이트였기에 의미는 조금 약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 타격의 신이 만약 MMA를 배우게 된다면 과연 어찌될지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할까요. 여자친구인 스탬프 페어텍스처럼 입식에서 자연스레 종합으로 넘어와 순조롭게 적응하는 천재들도 있기에 어쩌면 DJ의 대항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습니다. 또 누가 아나요? 여러모로 드라마틱한 오늘처럼 한 3년 뒤 MMA로 원챔을 정복한 롯땅이 컨텐더로 DJ와 리벤지를 하는 날이 올지 말입니다.   


아무튼 원챔피언십과 격투기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싶으신 분이라면 오늘의 경기들은 반드시 관람해야 할 좋은 이벤트였던 거 같습니다.


참고로 또 다른 '전설'인 안드레 갈벙이 오늘 그래플링 戰의 상대였던 미들급 챔피언 레이니어 데 리어로부터 MMA에서 다시 한 번 경기를 하자고 도전장을 받았는데.. 과연 어찌될지 귀추가 주목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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