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버스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만원버스 였습니다
저는 늘 맨 뒷자리로 가서 앉고는 했죠. 제가 내릴 때쯤이면 사람들이 거의 없었거든요.
그 때도 밤 늦은 시각, 서둘러서 비어있는 뒷자리에 앉고서 트위치 No.1 스트리머 J 의 방송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 앞자리에 어떤 여자가 앉았습니다. 20대 초반? 느낌의.. 매우 사나워보이는 인상이기 때문에 얼른 신경을 껐습니다.
승객들이 뒷자리까지 빼곡하게 서 있었기때문에 버스좌석 또한 빈자리가 없어야 정상이건만, 내 앞 자리에 앉은 여자의 옆으로는 그 누구도 앉지 않았습니다....그도 그럴것이....
.....자기 옆에 아무도 앉지 못하게......
가방을 두개 씩이나 놔두었기 때문이였죠
주변 승객들의 어이없음과 분노, 짜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서, 여자는 가방에서 과자 한 봉지를 꺼냈습니다.
과자 봉지를 열고서 냄새를 한동안 맡았던 그녀는 이윽고 과자를 꺼내먹기 시작합니다. 바로 앞에 서 계셨던 아저씨가 한마디 해도 여자는 들은척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의 머리에는
헤드셋이 씌워져 있었으니까요.
한동안 과자를 탐닉하던 여자는, 과자가 다 떨어지자 손가락으로 과자봉지에 있던 부스러기를 긁어서 입에 넣고는 쪽쪽 소리를 내면서 빨다가, 가방의 지퍼를 열었습니다.
어육소시지를 꺼내서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더니 한개, 두개, 세개.....느린 속도로 먹기 시작합니다. 주변의 눈살은 신경도 쓰지않고요.
30여분 지나서 하차벨을 누르고 내릴 준비를 했습니다. 더 이상 앞자리 여자의 행위를 보고싶지도 않았기에 다행이였달까요? 내리면서 곁눈질로 여자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만 뻔뻔하면서도 무서운 인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어제의 찝찝함을 잊어버리고서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퇴근하고서 버스에 올랐습니다. 일과루틴대로 트위치 제일가는 스트리머 J의 방송을 기다리면서요.
뒷자리에 앉아서 방송을 보고있는데, 앞자리에 누가 앉았습니다. 뭐 누가 앉던말던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만, 가방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고개를 들었는데
그 여자의 가방이였습니다
저는 J의 방송을 보는것을 잊은 채, 짙은 혐오감을 느꼈습니다. 하필이면 또 이 여자와 같은 버스라니?
어제와 상황은 비슷하게 흘러갔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헤드폰을 낀 채로 주변 승객들이 뭐라 하던말던 두 칸을 차지한 채로 가방을 열고 이것저것 먹기 시작했습니다.
특히나 오늘은 커다란 크림빵을 들고서 스마트폰 영상을 보면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손가락에도, 스마트폰에도 크림범벅이 되어가기 시작하고
쪽쪽 거리면서
손가락과
스마트폰에 묻은
크림을 핥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뒤에서 보고 있던 저는 속에서 올라오는 구역질을 참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야 이 XX년아! 여기가 늬 집구석이야!!!"
마치 천둥이 치는듯한 목소리에 모든 사람의 시선이 한군데에 쏠렸습니다. 그녀도 과연 바로 옆에서 들리는 큰소리엔 고개를 돌리더군요.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께서 여자에게 역정을 내십니다. 사람이 많이서 있으면 가방을 치우고 자리를 양보해라, 코로나 안끝났는데 버스에서 뭘 그렇게 먹고있냐 등등....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도 아마.....속이 시원했을 겁니다. 한참을 할머니를 쳐다보던 여자는 먹던것을 가방에 넣고서는
옆 자리에 다리를 올리고는 할머니를 비웃더군요....
그 뒤로는 제가 버스에서 내렸기 때문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부디 내일은 그 여자와 같은 버스가 아니기를 빌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