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편곡: n-buna
Vocal: suis
개요란
안녕하세요.
집 근처에 비파나무 열매가 열렸습니다. 선생님은 어떻게 지내시는 지요?
비파나무는 화요일 낮에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도중 발견했습니다.
선명한 주황색의 동그란 열매였습니다. 울타리 너머 가까이에는 다가가지 못했지만,
초록색 이파리 속 주황색이 보였다 안보였다하여 눈을 끌었습니다.
그 때 저는 마침 키타하라 하쿠슈의 '오동나무 꽃'을 읽고 있어서 눈을 돌리니
마치 서로 짜기라도 한 듯이 페이지에서 비파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것은 이런 시조였습니다
비파나무에 노랗게 익어가는 비파 열매를 보고 깜짝 놀라서 날개 짓을 한다.
(枇杷の木に黄なる枇杷の実かがやくとわれ驚きて飛びくつがへる)
飛びくつがへる는 뛰어 뒤집어 지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저는 그렇게 까지 뛰어 오르지는 않았지만 눈 앞에 있는 비파의 열매와
페이지의 모난 문자를 비교 하면서 왠지 기뻐서
우연히 문자와 세계와 제 손바닥이 옅게 연결된 것 같은 그런 감각을 느꼈습니다.
쉽게 말하면 운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비파를 모티프로 시를 써보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상상합니다.
언덕 아래 작은 집이 있습니다. 그곳에 어른이 된 저와 누군가 살고 있습니다.
오월의 낮이 꺾일 무렵, 저희들은 부엌에 서있고 가까이의 창으로부터 노란 열매가 맺힌 비파 나무가 보입니다.
창문을 열어 두었기 때문에 분명 좋은 향기가 나겠지요.
저는 비파의 향기를 모르지만 분명 달콤한 꿀과 같은 향기일 것입니다.
저희들은 행복한 시간에 둘러 쌓여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행복에는 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설령 마음의 이별이 없더라도 육체적 이별은 언젠가 옵니다. 영원히 게속될 수 없는 행복입니다.
그 사람이 저와 이별을 경험한 후, 홀로 살아갈 모습을 상상합니다.
그때에는 저를 잊어 주었으면 합니다.
몸 조리 잘 하세요.
이만 줄이겠습니다.
얼마 전에 공개된 요루시카의 잊어 주세요의 MV가 나왔습니다.
개요란에 쓴 편지 형식의 글과 함께 읽으니까 뭔가 더 뜻 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