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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썰) 소쩍새 알줍해서 부화시킨 썰


때는 2022 6, 저는 유아숲지도사라는 자격증을 따기 위한 교육과정 중이었습니다.


포항에 위치한 유아숲체험원으로 가서 체험도 해보고 사마귀가 제 몸을 등반도 하고 하던 도중, 땅바닥에서 알을 발견했습니다.


휴대폰 플래쉬로 검란을 해보니 핏줄이 보이는게 살아있더군요.


저는 둥지에서 굴러떨어진 알로 추정하고 들고 갔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동아리인 대학연합야생조류연구회(속칭 야조회)에 물어보니 올빼미류, 그 중에서도 소쩍새 알로 보더군요. 소쩍새 인공부화 논문까지 뒤지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여하튼 알을 들고 대구에 돌아온 저는 먼저 커뮤니티(루리웹 유게, 디씨 조류갤)에 부화기 있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당연히 없었죠. 그때 제가 알에 온 집중을 다하고 있어서 정상적인 생각을 못했나 봅니다.


그 와중에 설상가상으로 비가 오면서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했죠. 이후 저는 동네 심부름앱의 대표, 당근마켓에 글을 올렸습니다.


빙고, 근처에 부화기를 가지고 계신 분이 계셨습니다. 비를 맞아가며 알을 그 분에게 맡겼습니다.


일주일 후, 그 분에게서 새끼가 부화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보내준 새끼 사진을 보니 엄청난 감동이 밀려오더군요.


모든 야조회원들도 새끼의 부화를 축복했죠.


하지만 소쩍새는 천연기념물! 제가 키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구 환경과에 문의했으나 대구에는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없어서 인계가 불가능했습니다.


할 수 없이 다음날 130km정도 떨어진 안동에 위치한 경북 야생동물구조센터까지 직접 가서 새끼들을 인계했습니다.


(방금 부화한 새끼들의 경우에는 난황의 영양이 남아있어 하루정도는 굶어도 괜찮습니다.)


그 때도 날이 좀 선선해서 애들 체온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좌석에 열선 틀고 갔네요.


그 곳에서도 이런 사례는 처음 본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드래곤라자에서 말하는 마법의 가을이 이게 아닌가 생각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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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당시 알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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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한 직후의 새끼>


<하루가 지난 새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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