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TVB에서 제작한 신무협서유기)
서유기는 명나라 사람 오승은이 지은 소설입니다.
당나라와 실크로드라는 실제 역사적 배경과 도교와 불교의 세계관이 섞여진
거대한 판타지 서사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불교와 도교는 서로 경쟁하기도 하고, 융합하기도 하면서
민간신앙 혹은 황실에 이르기까지 숭배의 대싱이 되었는데
서유기는 그러한 당대 종교관의 일면을 들여다 볼수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초반부에 당 태종이 삼장법사와 결의형제를 맺고 준마를 주며 멀리 떠나보내는 장면이 나옵니다.
서유기에서, 관음보살이 현신하여 아직 당나라의 불교는 미숙하여 많은 대중을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삼장법사더러 서역의 대승경전을 구해오라고 한 것입니다.
현장법사가 불경을 구해와 번역에 힘썼던 대자은사의 대안탑
삼장법사가 태어나기 500년 전, 화과산에 세상의 정기가 모여 돌이 되었고 거기서 손오공이 태어났습니다.
탄생에서 이미 지하와 천상의 신들을 놀라게 하였고, 수보리조사라는 신선을 만나 도술도 배워왔습니다.
손오공은 법명으로서, 이 때 수보리조사에게 받은것입니다.
배운 도술로 화과산에 세력을 꾸리고, 용궁에 쳐들어가거나 저승에 쳐들어가 유명계를 때려부수는 등
난리를 부렸고, 천상계에서는 천군을 보내기도하고, 벼슬을 주어 달래기도 합니다.
하지만 손오공은 원체 자유분방하고 망나니같은 성격이어서
결국 옥황상제가 사는 천궁을 다 뒤엎어버렸고
이 때, 석가여래가 등장합니다.
손오공은 천계의 좋은 선단을 다 먹고 온갖 도술과 보구를 가졌지만
석가여래는 차원이 다른 힘을 가졌고 그에게 붙잡혀 산에 500년간 갖혀 있었습니다.
그리고 500년 후 지나가는 사람이 너를 구해줄것이니 불경을 구해 죄를 씻으라는 수계를 받죠
그리고 500년 후...
손오공 일행
당나라를 떠난 삼장법사가 손오공이 갇힌 오행산을 지나가면서 마침내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이후 저팔계, 사오정이 합류하면서 손오공 파티 완성입니다.
이 후 수많은 요괴와 시련을 만나게 되고
손오공 일행은 스스로 혹은 주변인물(주로 관음보살이나 천상계)의 도움을 받아
이 시련을 극복해 마침내 서역에 당도하고
불경을 구해 모두가 부처님이 된다는 내용입니다.
보탑을 사용해 적을 가두어버리는 천군대장 탁탑 이천왕
이랑진군과 같은 전투적인 신장 나타태자
네 바다를 다스리는 사해용왕 형제
도교 최고신인 삼청(三淸)
-도덕천존(태상노군), 원시천존, 영보천존-
서유기에는 정~~말 다양한 요괴와 신격이 등장하는데
특히 신격은 주로 도교의 신들이 중요하게 등장하고,
조력자로 자주 등장하는 관세음보살이나 지장보살, 석가여래와 같은 불교의 부처들도
많이 등장합니다.
재미있는것은 에피소드 중에 어떤 나라에 갔더니 도사들이 짱먹고 스님들이 탄압받는걸 본 손오공이
화딱지가 나서 그 나라의 우두머리 도사들을 혼내고 봤더니 요괴였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는 실제 중국 역사에서 오래간 이어졌던 불교와 도교간의 알력다툼을 드러내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허나 두 종교는 오랜 세월 그렇게 다투면서도 영향을 주고받으며 독자적으로 성장하였고
이렇게 소설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이죠.
또한 작품을 잘 보면 대단히 '관료주의'적 면모가 많이 보이는데
일단 각 지방에는 그 지역을 다스리는 신(주로 토지신)이 있고,
지하 명부에는 저승시왕(염라대왕)이, 천상세계는 여러 신선과 그 꼭대기에 옥황상제가 있습니다.
천상 꼭대기가 일종의 행정부고
그 외 각 세계에는 도청이 있고, 도청 아래 시청, 군청이 있는것 처럼
각 부서가 나눠 있되 상부의 명령에 따라 체계적으로 돌아갑니다.
종교의 세계관이 이처럼 관료주의적인것은 동아시아의 특징입니다.
왜냐하면 한자문화권은 왕을 중심으로 이런 관료주의문화권(율령제)가 고대부터 오랫동안 자리잡았기 때문에
일상을 반영한것이죠.
그래서 다른 세계(유명계, 용궁 등)에 손오공이 쳐들어갔을때
염라왕이나 용왕이 옥황상제를 찾아와 악성 민원인(손오공)을 제거해달라고 징징거리는것을 보는것도 묘미입니다.
그리고 서유기 세계에서는 부처들의 격이 매우 높아서
옥황상제라 해도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석가여래의 경우, 아예 세계관 최강자로 묘사됩니다.
다만 관세음보살을 제외하면 작품에 그렇게 자주 개입하지는 않고
조력자나 감사원(?)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크로드
작중에는 불이 꺼지지 않는 화염산이라는 곳이나, 여인만 산다는 여인국 등
매우 이국적인 장소가 많이 등장하는데
실크로드의 척박한 지역과 여러 나라를 모티브로 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오늘 마망이 플레이하신 검은신화 오공을 보니
예전에 읽었던 서유기가 생각나
한 번 휘적여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