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하!!!! 언제나 그러듯이 자기 열고 싶을 때만 문 여는 NGK 바 입니다...!!!
...1주일 만에 문을 여네요.
주인장이 장사하기 귀찮나 봅니다.
오늘은 칵테일을 소개하기 전 썰 하나부터 좀 풀어나가겠습니다.
때는 1973년 영국. 이 해의 영국에는 경사가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영국의 공주였던 앤 엘리자베스 앨리스 루이즈 공주, 줄여서 앤 공주의 결혼식이었습니다.
지금이야 73세의 할머니가 되셨지만 저때는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 한창 꽃다울 나이에 하는 결혼식이었습니다.
심지어 일국의 공주의 결혼식. 영국에선 큰 행사가 아닐 수 없었죠.
그래서 그들은 이런 날을 기념하기 위해 무언가를 준비했습니다.
바로 '우승하면 결혼식 디저트는 님이 만든 걸로!!! 영국 왕실배 천하제일 디저트 대회'를 말이지요.
......잠시만요.
영국에서?
네 맞습니다. 장어젤리와 정어리파이의 그 영국에서 디저트 대회를 열었습니다.
뭐... 그래도 나름 영국 공주의 결혼식에 대접할 디저트를 만드는건데 막 엄청 이상한 것이 나오겠어요?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그 대회를 개최한 사람들은 몰랐을 것입니다.
그들이 선정한 우승작이 저 동쪽 멀리 있는 국가에서 50년이 지난 지금 까지 서로 치고 박고 싸우는 판도라의 상자를 만들어버린 것을요.
영국은 언제나 그랬듯이 영국이었습니다. 대체 이 나라의 음식문화는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요.
저 위에서 이미 짐작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대회에 우승했던 디저트는 이것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이름은 민트 로얄.
현재는 민트초코, 민초 등으로 불리는 아이스크림이죠.
물론 이때 처음 민트와 초콜릿의 조합이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초콜릿이 처음 들어왔던 16세기엔 설탕이 그리 흔하지 않아 초콜렛의 쓴 맛을 줄이기 위해 민트를 썼다고 하죠.
그리고 1945년, 베스킨과 라빈스의 합작품 베스X라빈X가 문을 열 때도 아이스크림 메뉴에 민트 초코는 이미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민트초코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던 때는 보통 1973년, 민트 로얄 때 부터 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디저트는 한 동쪽 나라에서 파인애플 피자와 더불어 서로를 맛알못이라 칭하며 음식으로 싸우는 대표적인 메뉴가 되었죠.
그래서 바에서 이런 말을 왜 하냐고요? 오늘 만들 술과 많은 관련이 있거든요.
자 그럼 오늘 NGK에서 맛볼 술을 슬슬 보여드리겠습니다.
맛잘알과 맛알못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술!!
사실 어느쪽이 맛잘알인지는 주인장도 모르는 바로 그 술!!!
오늘 만들 칵테일은 그래스 호퍼입니다.
그래스호퍼, 메뚜기. 딱 봐도 색깔 때문에 붙은 이름임을 알 수 있죠.
그럼 바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재료는 크림, 크렘드 카카오, 그리고 크렘드 멘트 그린 입니다.
리큐르 앞에 크렘 드 라는 말이 붙는다는 뜻은 겁나게 달다는 뜻입니다.
보통 특정 맛이 나는 리큐르에 주로 쓰이는 접두사 느낌으로 생각하시면 되요.(크렘 드 XXX)
굳이 따지면 설탕이 1L당 250g이 들어 있는 리큐르를 칭합니다. 그냥 먹으면 겁나 답니다.
원래 국제 바텐더 협회(IBM) 레시피에서는 크렘드 카카오 화이트를 써야 하지만 저희 집에 없어서 부득이하게 다크를 썼습니다..
맛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더라고요 대신 색이 좀 짙어지죠.
자 그럼 빨리 만들어 봅시다!!
만드는건 간단합니다.
크림 30ml
크렘 드 카카오 30ml
크렘 드 멘트 그린 30ml
를 쉐이커에 얼음과 함께 넣고 열심히 섞어주면 됩니다.
그렇게 잘 흔든 뒤 잔에 살포시 따라주면...
그래스호퍼 완성입니다.
밝게 보이게 하려고 보정을 좀 넣었는데 실제론 크렘 드 카카오 다크를 넣어서 조금 짙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나름 색은 파스텔 색으로 이쁘게 납니다.
민트와 초코와 크림. 지금까지의 바에서 제일 맛이 예상이 가는 칵테일입니다.
그럼 일단 바로 먹어보죠.
참고로 주인장은 민초파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먹자마자 화하게 들어오는 민트의 향과 입에서 느껴지는 초콜렛의 맛이 참 좋군요.
말 그대로 얼리면 베X킨라X스 민트초코가 될 거 같은 맛입니다.
마시면서 저 위의 탄생 일화를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뭔가 이상합니다.
아무리 제가 민초파라지만 1973년 당시 민초를 영국 심사관들에 대한 의문이 끊이지 않더군요.
이 호불호 갈리는 맛이 우승이라고...? 왜째서..?
아 맞다.
참고로 이 칵테일은 1918년 때 부터 이미 있던 칵테일이라고 합니다.
그럼 대회때의 민초 아이스크림은 뭘까요.
맛도 호불호 갈리고
독창성이라 하기엔 이 조합은 16세기때 부터 올라온 조합이고
심지어 베스X라빈X에선 이미 오래전 부터 민초 아이크림을 팔았습니다.
이거 완전 뒷거래 로비가 아니면 올라가기 힘든...
.........
진실은 저 너머에 있는걸로 합시다.
아 그래서 오늘 안주는 뭐나고요?
끼얏호우 팔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