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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에 나오는 꿈과 점복(占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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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1592의 이순신 역 최수종-




충무공의 대중적인 인식과 묘사는 바늘하나 들어가지 않을 철과 같이 강직한 이미지지만


기록에 보이는 모습에는 사실 인간적인 모습이 많이 나타나 있습니다.


난중일기에는 동료와 활을 자주 쏘고, 술에 대취해서 쓰러져 잤다던가,


승경도 놀이를 하고, 원균을 수시로 욕하면서 까는 등 인간적인 면모가 많이 드러납니다. 


그 중 주목할만한 것은 꿈과 점복에 관한 것인데,


일기 곳곳에 여러가지 꿈을 꾸고, 이에 대해 무슨 징조인지 스스로 해몽하기도 하고,


어떤 일이나 걱정거리에 대해 점을 쳐서 그 결과를 얻고 좋아하기도 합니다.


점술이라는 것은 상황과 사람에 따라 믿기 나름이지만,


그것이 사람의 마음에 어떠한 존재고, 영향을 끼치는가 하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고대 중국에서도 전쟁이나 수도 이전 같은 중대사항을 항상 거북 등에 점을 쳐 남겼고,


그것이 갑골문으로 남아있습니다.


또 우리나라 고대에서는 소 발굽을 불에 그슬려 그 갈라진 모습을 보고 점을 쳤다고 합니다.


오늘 마망 방송에서 이주인님과 함께 본 타로점의 결과를 보니


여러가지 신통한 생각도 들고,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와닿는가


조용히 한 번 생각해볼 일이라는 점에서 


충무공의 이러한 기록은 눈여겨볼만 하다고 여겨 옮겨 적습니다.




임진년(1592)

- 8월 27일 : (생략)...서풍이 차갑게 부니 나그네 심사가 편치 않다. 이 날 밤 꿈자리가 심히 어지러웠다.


- 8월 28일 : 맑다. 새벽 꿈을 기억하니 처음에 흉한듯 하나 도리어 길한것이었다.



계사년(1593)

- 7월 29일 : 맑다. 새벽꿈에 사내아이를 얻었다. 이는 포로로 잡혀간 사내아이를 얻을 징조이다...(생략)



갑오년(1594)

- 2월 5일 : 맑다. 새벽꿈에 좋은 말을 타고 곧 바위가 첩첩산중인 큰 마루로 올라가니 봉우리가 아름답게 동서로 구불구불 뻗어있었다. 봉우리 위 평평한곳이 있어 자리를 잡으려 했는데 깨니 무슨 징조인지 모르겠다. 또 어떤 미인이 홀로 앉아 손짓하는데 나는 소매를 뿌리치고 응하지 않았다. 우스운 일이다.


- 7월 13일 : 비가 계속 내렸다. 홀로 앉아 아들 면(葂)의 병세가 염려되어 척자점(윷가락 4개를 3번 던져 64괘에 해당하는 풀이를 하는점)을 쳤더니 "군왕을 만나는것과 같다(如見君王)" 라고 나오니 매우 길했다. 다시 쳐보니 "밤에 등불을 얻은것 같다(如夜得燈)"라는 괘가 나왔다. 두 괘가 모두 길하여 마음이 조금 놓인다. 또 유 상(柳相: 류성룡)의 점을 쳐보니 "바다에서 배를 얻은것과 같다(如海得船)"는 괘를 얻었다. 다시 쳐보니 "의심하다 기쁨을 얻은 것과 같다(如疑得喜)"라는 괘가 나오니 매우 길한 것이다...

 비가 올 것인가 개일것인가 점쳤더니, "뱀이 독을 토하는것과 같다(如蛇吐毒)"라는 괘를 얻었다. 앞으로 큰 비가 내릴것이니 농사일이 염려된다. 밤에 비가 퍼붓듯 내렸다.


- 9월 1일 : 맑다. 앉았다 누웠다 하며 잠들지 못해 촛불을 켜 뒤척였다. 이른 아침에 손을 씻고 조용히 앉아 아내의 병세를 점치니 "중이 속세로 돌아오는것과 같다(如僧還俗)"고 나와서 다시 쳤더니, "의심하다가 기쁨을 얻은 것과 같다(如疑得喜)"고 나왔다. 매우 길하다. 또, 병세가 나아질지, 누가 와서 전할지를 점쳤다니 "귀양 땅에서 친척을 만난 것과 같다(如謫見親)"고 나왔다. 이 역시 오늘 안에 좋은 소식이 들 징조다.


- 9월 20일 : 새벽에 바람이 그치지 않고 비가 잠깐 내렸다. 홀로 앉아 간 밤 꿈을 기억하니, 바다 가운데 외딴섬이 눈앞으로 달려와 멈추었는데, 그 소리가 우레 같아 사방에서 모두 놀라 달아나고 나만 홀로 그 광경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매우 흔쾌했다. 이 징조는 곧 왜놈들이 화친을 구하다 스스로 멸망할 상이다.또 나는 좋은 말을 타고 천천히 가고 있었는데, 이는 임금의 부르심을 받을 징조다.


- 9월 28일 : 흐리다. 새벽에 촛불을 밝히고 홀로 앉아 왜적을 토벌할 일이 좋은지 점을 쳤다. 첫 번째는 "활이 화살을 얻은 것과 같다(如弓得箭)"라는 괘였고, 두 번째는 "산이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다(如山不動)" 라는 괘였다.  



을미년(1595)

- 2월 9일 : 비가 내렸다. 꿈을 꾸니 서남방 사이에 붉고 푸른 용이 한쪽에 걸렸는데, 내려보는 형상이었다. 내가 이를 혼자 보다가 가리키며 다른 이에게도 보라고 했지만 남들은 보지 못하였다. 이 때, 벽 사이로 들어와 화룡(畵龍)이 되어있었는데, 내가 한참 어루만지며 구경하는데 그 빛과 모습의 움직임이 특이하고 웅장하였다. 매우 상서롭기에 이에 적는다.



병.신년(丙申1596)

- 7월 10일 : 맑다. 새벽꿈에 누군가 멀리 활을 쐈고, 어떤 다른 사람은 갓을 발로 차서 부수었다. 이를 스스로 점쳐보니, '화살을 멀리 쏘는 것'은 멀리 적들이 도망치는 것이오, '삿갓을 발로 차 부순것'은 삿갓은 머리에 쓰는것을 발로 차였으니 적의 우두머리를 뜻한다. 곧 왜적을 모두 섬멸시킬 뜻이다.

 늦게 체찰사(이원익)의 전령에 '황첨지가 명에 가는 사신의 으뜸이고, 권황이 부사로 근시일 내 바다를 건너니, 그들이 타고 갈 배 3척을 정비해 부산에 대어 놓으라' 고 전하였다...(생략)




- 쉽게 보는 난중일기 완역본, 노승석 옮김, 여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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