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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해외철덕) 레닌그라드의 핀란드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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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하에요


제목 어그로 확실하고




본문에 앞서 기차역 '작명법'에 대해 논해보죠.


서울역, 동대구역, 창원중앙역을 예시로요.




역명은 보통 소재지 지명을 따죠. 그게 서울역이고요.


역사적으로 기차는 성 밖에 철도를 부설하여 역을 만들기에


서울역은 한양도성의 숭례문(남대문) 바로 남쪽에 지었고,


대구역은 대구읍성의 바로 북쪽에 지었습니다. 북성로를 생각해 주세요


성곽의 방어적 기능은 이 시절에 저하되기 하였으나, 그 옛날에 지은 성곽을 일부러 부수고 철도와 역사를 짓는 것 또한, 예산이 막대하게 들어가서...




그런데 그렇게 옛날에 지은 역이 철도부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 도시가 너무 커져버리면


대구역 같은 역은 확장을 못하니 시가지 외곽에 새로운 역을 만드는데 그것이 바로 동대구역입니다. 말 그대로 대구역 동쪽에 있죠.


(동대구역과 대구국제공항이 외곽이라는 건 이제 또... 웃기는 소리지만요)


서대구역은 원래 대구역의 화물열차 취급이 어려우니 화물역 부지를 확보해 두었다가, 대구의 산업이 망해서 그냥... 여객역으로 바뀐 거죠.


여객역으로 만들기 전에 대구도시철도 3호선 공사 때 야적장으로 쓰고 아무튼 골치가 아픈 국공유지였습니다.


화물취급은 아예 동대구역 동쪽에 가천역이라는 역을 신설하였고요.




이제 창원중앙역 같은 경우에는 원래 '창원역'이 있었지만, 선로를 복선전철화하면서 새로운 역을 짓고는 창원중앙역이라고 한 겁니다.


지역주민분들께서는 '중앙역'이라고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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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인들은 이런 우리의 '상식'을 따라서 기차역명을 짓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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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연방 레닌그라드주 상트페레르부르크시 핀란드역 역사


러시아 연방에 핀란드역이 있고... 여기서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로 가는 열차가 발차합니다.


그렇습니다. 러시아인들은 기차역 이름을 거기서 기차가 어디로 가는지에 따라 정해놨죠.




그러니깐 모스크바에 '모스크바역', '모스크바중앙역' 그리고 '서모스크바역'은 없습니다.


모스크바 벨라루스역이 있고 거기서 벨라루스(백러시아)의 수도 민스크,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 그리고 독일 수도 베를린으로 가는 서쪽 방향의 기차가 발차합니다.


이거 외국인 입장에서는 환장할 노릇이죠. 진짜 숙박 및 환승 계획을 똑바로 세워야 하는 겁니다.


아 그리고 여기가 핀란드 철도의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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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니 방금 여기 러시아 연방이라고...


아 그게 원래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에는 핀란드인, 에스토니아인을 반쯤 섞어둔 잉그리아인이라는 사람들이 살았고


러시아인들은 표트르 대제가 이 항구도시를 신설하고 나서야 정착하였기에


러시아 황제가 핀란드 대공국의 대공으로서 핀란드를 통치할 때, 러시아 제국의 수도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핀란드에서 지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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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경과 달리 핀란드 대공국 의회가 러시아인과 결별하였을 때 국경은 원래 붉은색 실선이었습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스웨덴계 핀란드인 귀족으로서 러시아 육군사관학교를 나온 제정 러시아군의 핀란드인 장군은 차르에 대한 충성을 유지했는데,


정작 러시아군과 그 러시아의 의회(두마)는 차르에게 "황제는 폐위되셨소이다!"를 시전 하니...


러시아의 한 행정구역이 아니라 러시아인 황제를 대공으로 모시면서 독자적인 의회를 가진 핀란드인 즉, 수오미들의 핀란드 대공국은 그러면 러시아인들하고 같이 안 살겠다고 독립 선포를 한 겁니다.


핀란드 헬싱키에는 아직도 러시아 황제의 동상이 남아있습니다.


핀란드인에게는 러시아 황제들은 핀란드어를 발굴해서 학문으로 만들어준 업적이 있기에...


그렇게 서로 국경조약을 이전 경계에 맞춰서 해놨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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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조지아 출신 마차강도가 소련의 독재자가 되더니 부당한 영토를 요구합니다.


저기서 10월 14일이라고 적힌 붉은색 점선이 소련의 최초 요구안


10월 23일이라고 적힌 파란색 점선은 핀란드의 최초 양보안


10월 23일이라고 적힌 조금 후퇴한 붉은색 점선이 소련의 양보안


11월 3일이라고 적힌 파란색 점선은 핀란드의 최종 양보안입니다.


솔직히 이쯤 되면 서로 전쟁한다고 생각했고, 그해 겨울에 소련군이 국경을 넘었죠.


그것을 '겨울전쟁'이라고 부르고 핀란드어로는 Talvisota(탈비소타)라고 부릅니다. 탈비가 겨울이고 소타가 전쟁입니다.


그 이전에 핀란드가 러시아 공산당을 도와줬던 역사가 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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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전 광장에는 블라디미르 레닌의 동상이 있습니다.


바로 그 역사가 살아 숨쉬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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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철도 293호 증기기관차


핀란드인들은 이미 그전에 실패한 혁명으로 레닌이 도망을 쳤을 때


탐페레라는 핀란드 공업도시의 노동자회관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레닌이라는 망명자를 받아주고 제정 러시아 비밀 경찰으로부터 그를 보호했으며


러시아 제정이 무너졌으나, 케렌스키 임시정부라는 러시아인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1차 대전을 계속하던 과도정부가 들어섰을 때


레닌이 러시아로 돌아갈 수단을 찾던 시절


핀란드인들이 철도편을 마련해서 핀란드인 기관사가 조종하는 기차로 드디어 레닌이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왔죠.


망명 혁명가 레닌이 바로 이 기차역에서 내려서 눈물의 귀국 연설을 하게 되죠.


대충 핀란드 좌익 : 레닌 동무가 살아계실 적에는 안 그랬는데,,, 스탈린 당신 정신이 나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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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러시아어로만 적혀있는데,


1917년에 레닌 동무가 이 기차(핀란드 철도편 293호)로 레닌그라드에 다시 돌아오셨으며,


핀란드 공화국의 친구들이 1957년에 이 증기기관차를 기증해 주여


우리는 레닌 동무가 탔던 기관차를 여기에 영구 전시한다는 내용입니다.




소련에서 스탈린 격하 운동을 한 뒤로 핀-소관계는 나름 괜찮았기에, 핀란드에서도 선물을 준겁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지하철은 다음에 다루기로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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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바~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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