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나와 걸어가면 역 주변에 자주 가는
파스타집이 있는데 어제는 거기서 저녁을 먹었어요.
주로 미트소스 스파게티를 먹는데 어제는
매운 오븐치즈 크림소스 스파게티를 시켜봤어요.
크림소스에 어떻게 매운맛을 넣어서 내는건지
궁금해서 주문해봤는데 크림소스에
청양고추랑 동남아고추를 썰어넣고 아마
고추기름인지 핫소스인지 따로 매운소스를
살짝 뿌려서 주는거였어요.
크림소스 스파게티가 맛있긴하지만
몇 젓가락 이상 먹으면 전 더 못먹는 입맛인데
어제 메뉴는 완뚝을 했어요.
역시 한국인은 칼칼해야 합니다 ㅎㅎ
오늘은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셰프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젊은 여성 셰프가 주인공인데 경력을 위해
유명하다는 전세계 레스토랑을 돌며 경력을
쌓아가지만 워낙 레스토랑은 바쁜 생활이다보니
자기 개인시간이나 생활, 여유가 없어서 고민을 하더군요.
이후 여성 셰프는 자신과 전에 같이 일했던 친한 선배가
오픈하는 고급 레스토랑에 오라고 제안을 받습니다.
다만 공사를 하고 오픈하기 때문에
그 기간동안 아이슬란드의 한 작은 레스토랑으로
가 생활비도 마련하고 경력도 채울겸 임시로
이사를 가게 되요.
그리곤 아이슬란드에서 일하다보니 자기가 평소
이상적으로 생각하던, 삶과 일의 균형이 있고
치열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요리의 열정과
꿈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근무환경을
겪어보곤 점차 거기에 빠져듭니다.
이후 선배의 식당이 오픈했을 때 주인공은
어떤 선택을 내려야할지 오랜시간 고민해요.
셰프경력과 좀 더 나은 조건 그리고 선배와의 약속을
지킬 것인지 아니면 비록 고향과는 완전히
떨어져 있고 조건도 덜하지만 자유롭고 제한없는
지금의 삶을 계속 살아갈지.
여성셰프는 결국 선배에게 화상으로 연락하여
정말 같이 일하고 싶었고 약속을 지키지 못해
면목이 없다며 사과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지금 있는 이곳에서 비로소
온전한 한 사람으로서 삶과 일을 즐길 수 있는 현실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밝히는 것으로 다큐는 끝나요.
셰프들의 삶이 어떤지 일부나마 간접적으로
볼 수 있어서 흥미롭기도 했지만
결국 어떤 직업이건 누구나 다 비슷한 고민을
안고 살아간다는걸 머릿속에서 관념적으로만
생각하던걸 직접 남의 삶을 보니 실감이 되네요.
좋은 조건과 발전이냐
자신의 삶과 자아를 찾는거냐
결국 정해진 답은 없지만 어느쪽이든 본인에게
더 나은 미래와 행복을 위한 판단의 과정에서
무언가를 항상 내려놔야하는 고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다큐였네요.
미루는 항상 행복한 선택만 했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