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이야기나, 시작은 사소하게 시작될 뿐인 마련이에요. 이 이야기도 그래요.
미루라는 귀여운 아이는, 아침...은 아니고, 오후에 늦잠을 자다 일어났어요. 출근 시간이 늦은 오후에 있거든요.
미루는 출근길에 있는 익숙한 얼굴들에 인사를 하면서, 걸었어요. 단골 편의점의 알바. 길가 좌판의 할머니, 그리고 대망의 붕어빵 가판대의 아주머니까지... 모두에게 활기차게 인사를 하면서 걸었어요. 잠깐? 붕어빵?
"아줌마! 여기 슈크림 붕어빵 2천원 어치 주세요!!"
미루에게 붕어빵은 생명이자, 삶의 의욕이었어요. 참새가 방앗간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듯, 미루도 붕어빵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어요. 여기서 멈칫 했기 때문이었을까요? 건너야하는 횡단보도의 파란불이 위태롭게 깜박이기 시작했어요. 저 횡단보도를 놓치면,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데에 시간을 지체하게 되고, 버스를 놓쳐 지각을 하게 되겠죠.
"으아아앙~~ 기다려줘~~"
미루는 붕어빵 봉투를 품에 안고, 최대한 빨리 뜀박질을 했어요. 그리고 횡단보도를 중간 쯤 지나쳤을 무렵...
"비 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에~"
웬 화물트럭이 튀어나왔어요.
트럭 운전수는 파란 머리와 대비되게 얼굴이 씨벌겋게 달아올라 있었어요. 척 봐도 술 때문이었죠.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엑셀 페달을 밟는 그녀의 눈에는 빨간 불이고, 횡단보도의 미루고, 아무것도 안 보였어요.
일촉을 다투는 순간이었지만, 뭔가 기적이 일어나기에는 너무 잠깐의 시간 밖에 없었어요. 결국 트럭은 미루가 있던 자리를 그대로 지나치고 말았어요.
길가에 서 있던 행인들은 모두 손을 입에 모으고, 숨을 죽였어요. 그리고... 횡단보도 위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미루도, 미루였던 것도... 아무 것도 없었죠...
미루는 어디로 갔을까요?
"이이잉~.. 어? 여긴 어디지?"
미루의 눈이 뜨이자, 보인 것들은 뭔가 낯선 것들이었어요. 신전? 천국? 참으로 대단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어요. 당황스러운 몸짓으로 안절부절 못 하던 미루의 등 뒤로 어떤 목소리가 들려오네요.
"루하~ 미루 이모~"
생긴건 고양이 같으면서도, 풍선 같은 생김새의 무언가였어요.
"에엥? 너? 넌?!! 뭐야 대체??"
미루는 생각보다 상식적으로 반응했어요. 고양이 풍선. 혹은 풍선 고양이는 웃으면서 입을 열었어요.
"내 이름은.... 이름 말하는 건 아직이려나? 대충 조카라고 불러~"
"조카??"
미루는 입을 벙긋이며, 댕청... 아니 멍청... 여튼 얼빠진 표정이 되었어요. 미루가 말하기에는 좀 낯선 호칭이었거든요. 풍선 고양이는 그런 미루를 보며, 마음이 충만해졌어요.
'아~ 귀여워~'
하지만, 그 얼빠진 표정은 곧 정리가 되었어요. 미루는 곰곰히 생각해보다가, 아! 하면서 말했어요.
"조카냥. 너를 이제부터 조카냥이라고 부를게!"
손가락을 치켜든 미루는, 눈 앞의 이 생물체의 호칭을 조카냥이라고 정했어요. 내 나이에 조카라는 말은 좀 낯간저러우니, 조카냥이라고 부르는 게 낫지! 음!음! 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미루에게 조카냥은 말문을 땠어요.
"저기, 뭐 궁금한 게 있지 않아?"
"아, 너 혹시 배 안고파? 여기 붕어빵 같이 먹을래?"
조카냥은 화제를 옮길려 했지만, 첫끼도 안 먹은 미루에게는, 손 안의 붕어빵이 더 우선이었어요. 하는 수 없이 조카냥은 미루가 건네준 붕어빵을 손에 들고 입으로 옮겼어요.
"아?"
그리고 미루의 눈길은 싸늘하게 변했죠.
"너? 붕어빵을 머리부터 먹는거야?"
"에? 머리부터 먹는 게 보통이잖아?"
싸늘한 눈길의 미루는 곧 눈에 분노가 올라왔어요. 참... 못볼 것을 본듯이? 참견할 이유가 있는 것을 보듯이 말이에요.
"붕어빵은 바삭바삭한 꼬리부터 먹어야지! 잘 봐? 이렇게 먹는거야!"
입안 가득 붕어빵 꼬리를 넣는 미루를 보며, 조카냥도 하는 수 없이 붕어빵 꼬리를 베어 물었어요. 입안 가득한 슈크림의 향~ 그리고 맛을 잠깐 음미한 조카냥은 우물거리며 먹는 미루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이모? 이모가 여기에 온 이유에 대해 말해도 될까?"
"이잉? 이유?"
슈크림 붕어빵의 환희 속에 있던 미루는 다시, 현실로 되돌아 오게 되었어요. 그러고 보니, 출근길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이었는데... 어쩌다 이런 장소에, 이런 정체불명의 생물과 함께하고 있는 걸까요? 그것을 답해주기 위해서인지, 조카냥은 말을 마저 이었어요.
"이모에게는 해야할 일이 있어. 부탁이라고 해야할까..."
잠깐 우물쭈물한 조카냥은 곧 마음을 굳혔어요.
"나, 아니 우리의 이모가 되어줘! 그리고 루리웹을 구해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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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부족한 필력과 의식의 흐름으로 써본 단편... 에도 미치지 못하는 엽편소설이에요. 미루게에 뭔가 볼 거리와 즐길 거리가 이어져 가길 바라는 마음에 시작을 해볼까 해요.
일단, 저는 대충 이렇게 흘러가면 좋지 않을까 해요
-누구나 쓸 수 있는 릴레이 소설. 다음편은 누구나 이어 나갈 수 있어요.
-분량은 잠깐 동안이라도 볼 수 있게, 짧게 한 페이지 수준으로.
-내용 수위나 표현은 혹시나, 미루 이모가 미루게를 보던 중에 봐도 괜찮을 수준으로
-미루 이모가 읽기 쉬울 정도의 문장으로
-삽화나, 이모티콘 등의 짤을 중간에 삽입하면 좋겠다 싶으면, 가독성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적극적으로.
다른 분들이 의욕을 가지고, 이어 가준다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제가 비정기적으로 이어 써보려 해요.
부디, 잘 부탁드려요. 미루게에 생기가 남아있기를 바라며.
*붙임- 만약 다음 편을 쓰실 분이 계신다면, 쓰시기 전에 댓글 창에 이를 알려주시기를 바랄게요.
혹여나 다른 분과 작업이 겹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