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루리웹에 가입하고서 첫 글을 올리는 곳이 커피 게시판이네요.
실은 십여 년 전에 탄산소나타라는 닉네임으로 루리웹에 몇 번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계정을 어쨌는지 떠올리질 못해서…
그 이래로 로그인하지 않은 채 줄곧 유게만 눈팅해오고 있었습니다만, 어제인 18일(토) 13시 반에 ㄹㄹㅋㅍ × Definitive.를 들르게 되어, 기왕이면 루리웹에 후기를 남겨보면 어떨까 해서 새로이 가입하게 되었습니다.
ㄹㄹㅋㅍ에 대한 소식도 유게에서 처음 접했는데, 명동은 자주 가는 곳이어서 언젠가 들르면 좋겠다고 생각해 오고 있었다가, 마침 인스타에서 게스트 바리스타로서 Definitive.의 대표이신 나카노 요시히토 님의 초대 행사가 있다는 글을 보고 예약을 하게 되었습니다.
카페인 감수성이 높은 편이어서 스무 살 적에는 커피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대학원을 마치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고서부터 커피를 달고 살다 보니 어느새 빠지게 되었고, 다만 아직 커린이에 불과하기도 해서 좋은 공부가 되겠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시작은 파란 스포이트 병에 담긴 액상 마그네슘을 물에 타는 것부터, 여쭤보니 한일 양국 간의 물 구성이 달라 이를 맞추기 위함이라고 친절히 설명해 주십니다.
커피는 예약 당시 안내받은 대로 하프 사이즈를 모두 다섯 잔 내려주셨는데, 이 가운데 앞 석 잔은 Definitive.에서 공수해 오신 원두
① Longboard Misty Mountain Geisha Washed
② BoP 2024 V-01 Black Moon Chiroso Natural
③ BoP 2024 GW-05 Tierra Blanca Geisha Washed
로 내린 것이었습니다, 이 차례를 구성하는 데도 꽤 고민하셨다고.
우열을 가르기 어려울 정도로 모두 뛰어난 원두였지만, 저는 특히 Tierra Blanca가 맘에 들었습니다.
멜론 노트라고 적혀있는 대로, 은은히 전해오는 박과의 아로마가 하루 종일 맴돌았습니다.
치로소를 우선하다 보니 BoP에서 응찰은 포기하셨다지만, 낙찰받은 대만 분이 마침 아시는 분이셔서 수 킬로그램을 얻으셨다시네요.
식초를 넘어 한약에 가까울 정도로 엉망진창인 커피를 마신 적이 있어 선입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만, 이번 계기로 게이샤를 마주 보게 되었습니다.
Black Moon 또한 치로소에 집중한다고 하실 만큼 물론 월등, 기치조지역과 고엔지역에 하나씩 내셨다는 Definitive.에도 해를 넘기기 전에 들러보고 싶어졌습니다.
마지막 두 잔은 ㄹㄹㅋㅍ 로스팅인
④ BoP 2024 GN-02 Carmen Geisha Natural
⑤ BoP 2023 GW-06 Dama de Elaia Geisha Washed
로, 특히 마지막 잔인 Dama de Elaia는 스마일 님께서 에쏘 머신으로 내린 다음 가린토 및 초콜릿과 함께 내어주셨는데, 커피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쌉쌀한 에스프레소와도 잘 어우러졌습니다.
가까운 시일 안에 소문의 BoP 2024 GW-03 Nuguo Geisha Washed도 맛보러 다시 발걸음을 옮기고 싶네요.
아니면, 냐루비는 클립으로나마 몇 번 본 게 전부이지만 개인적으로 봇치냐 님이 맘에 들어서, 주말에 가볍게 들러보고도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