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 구독자 21명 | 앙드레 바쟁

오빠의 몽유병 썰

꿈은 아닌데 우리 오빠가 좀 심한 몽유병이 있었음.

지금은 없어졌는데 2년 전만 해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안방 문 두드리고 막 혼자 거실 돌아다니고 진짜 무서웠음.

그러다 엄마아빠 여행가고 나랑 오빠만 집에 있었는데 난 안방에서 자고 오빠는 자기 방에서 잤단 말임.

근데 갑자기 자는데 톡톡거리는 소리가 나는 거임. 문 손가락으로 치는 소리.

그래서 눈 뜨니 방문 밖에서 소리 나길래 난 뭔가 하고 문 열었지.

그랬더니 오빠가 혼자 방문 앞에 서 있는 거.

근데 오빠가 눈 깜빡이지도 않고 갑자기 나 쓱 내려보더니 씨익 웃는 거.

오빠 그때 한창 아팠을 때라 피부도 창백하고...

너무 무서워서 침대에 달려들어서 엄마한테 전화걸려하는데 오빠가 들어오더니 안방 한 바퀴 미동도 없이 천천히 돌다가 갑자기 딱 멈추는 거.

그러다 허공에 대고


"하지마..내가 미안해..미안해..하지마..미안하다고..미안해..미안해..미안해.."


계속 이러는 거임.

그래서 너무 무서워서 끅끅 거리면서 울었음.

근데 오빠가 한 10분은 계속 그렇게 혼자 중얼거리다 갑자기


"조용히 하라고 씨.발.년아."


이러더니 픽 쓰러짐.

이때다싶어 난 바로 오빠방 가서 문잠그고 울다 잠. 엄마는 끝가지 전화 안받더라..

쨋듯 그러다 새벽 3시 쯤에 또 뭔 소리가 들리는데 그게 오빠 방 문 열려는 소리였음.

근데 소리가 퉁 퉁 퉁 퉁 이런 거. 머리로 문 두드리는 소리? 같았음.

오빠구나 해서 숨죽이고 문 안열음. 그랬더니 곧 조용해지더라.

그래서 다행이다 싶어 아침까지 버텨야지 했는데 1시간 있다 너무 화장실 가고 싶은거.

그래서 아무 소리도 안나고 오빠 다시 자는 거 같아서 심호흡하고 문 열고 빨리 갔다오려 했는데..


거실에 오빠가 네 발로 기어다니고 있더라..

무릎을 바닥에 대고 기는 게 아니라 두손 두발 다 바닥에 대고 얼굴은 손 사이로 깊숙하게 숙인 채 기고 있었음..

진짜 그거 실제로 보면 비명도 안나옴.

조명 하나 없는 깜깜한 거실에서 혼자 웅크리고 조용히 기어다니고 있는데 진짜 나 그때 태어나서 제일 극도로 공포심 느꼈던 거 같음.

그래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벌벌 떨다 오빠랑 눈 마주쳤는데 나 보는 눈이 진짜 ㅁㅇ한 사람 눈 처럼 초점도 없고 뭔가 죽은 사람 눈 같았어..


그 눈보고 정신차려서 다시 방 들어가 문 잠그고 울다 지쳐 잠..

깨니 다음 날 아침이고 오빤 나중에 물어보니 내가? 이러고..

아무리 캐물어도 기억 안난다하는데 하 진짜 무서웠어.


원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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