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게임 이야기를 하는 곳이 생겨서 철이 아주 아주 오래 된 게임 하나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게임을 Apple ][+ 시절부터 시작을 했기 때문에 이 시기 게임들에 대한 추억이 많고, 영향도 많이 받았기도 하고, 어떤 면으로는 꽤나 혁신적인 시도가 많았던 게임 산업(이랄 것이 생기기도 전인) 초기 시절이었어서 조금씩 하나씩 소개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게임은 Activition에서 1985년 출시한 Little Computer People이라는 게임입니다.
마치 한 사람의 삶을 보여주는 듯 한 도저히 뭐하는 게임인지 감이 안 잡히는 패키지 사진입니다. 이 게임은 상당히 독특하고 재미난 발상을 가진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컨셉은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컴퓨터에는 Little People이라 불리는 작은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집이 없이 살아갑니다. 여러분은 이 게임 디스크를 통해 Little People에게 집을 지어줄 수 있고 이들이 그 안에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보살펴줄 수 있습니다.”
게임 메뉴얼은 이 Little People들을 실제 존재처럼 다루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이 Little People을 관찰하는 실험에 참여한 실험 참여자가 되어 Little Person의 생활을 관찰하게 된다는 설명이 들어 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새로운 집이 생기고 비어 있는 상태입니다. 잠시 후 새로운 입주자 (입주자의 이름은 256개의 이름 중 랜덤으로 선택됩니다)가 집을 둘러보러 들어옵니다. 집을 한 바퀴 둘러본 후 다시 집을 나갔다가 짐을 들고 반려견 한 마리와 함께 들어와 입주합니다. 이 입주자들의 성격은 컴퓨터마다 다양하게 생성되며, 성격에 따라 입주자의 생활 패턴이 조금씩 변경됩니다. 플레이어는 음식, 물, 음악 음반 등을 Little Person에 지원해줄 수 있고, 입주자의 생활을 관찰하게 됩니다. 혹은 채팅을 통해 ‘피아노를 쳐줘’ 라든가 ‘게임 같이 할래’ 등의 상호작용도 가능합니다 (당연히 제약이 크긴 합니다). 입주자는 심심하거나 음식이 떨어지거나 하면 타이프라이터를 통해 플레이어에게 자신이 필요한 것을 알려옵니다 (약간 비꼬는 말투를 쓰기도 합니다).
사실 이 게임은 그저 지켜보는 것 이외에는 별로 할 게 없는 마치 ‘스크린 세이버’ 같은 앱입니다. 그런데 보고 있으면 재미있고, 궁금하고 뭔가 다가가고 싶은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마치 The Sims의 전세대 같은 게임인데, 실제로 The Sims의 개발자 윌 라이트는 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The Sims 개발 당시 언급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기회가 되면 다른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들을 종종 소개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