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관리자 Ivan입니다.
코리아보드게임즈가 개발하는 게임 소식을 다시 들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커피 러시>라는 게임입니다.
아마 ‘보드게임콘’이나 ‘보드게임 페스타’의 개인작가존에서 이 게임을 보신 분들도 있을 거 같습니다. 저희도 운 좋게 이 게임을 검토해볼 기회가 있었고, 좋은 게임이라 제품화에 바로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시뮬레이션(링크)’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이 끝날 때까지 자신의 카페를 운영하며 밀려드는 주문서를 처리해야 합니다. ‘밀려드는 주문서’라는 부분이 게임을 끝까지 이끌어가는 핵심인데, 실제 게임을 해본 분들 중 많은 분들이 ‘무슨 무슨 타이쿤’ 게임을 하는 인상이 강하다는 평가를 했습니다. 분명 돌아가며 자기 차례를 진행하는 턴 방식 게임이지만, 실시간으로 주문을 해결해야 하는 타이쿤 게임의 압박감이 느껴진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이 압박감이 게임의 긴장감과 재미를 더해주는 긍정적인 장치로 작용한다 자신 있게 소개 드립니다.
규칙을 간단하게나마 설명 드립니다. 자세한 규칙은 나중에 업로드 될 규칙서를 확인해 주세요.
게임 준비를 마치고, 주문서는 더미로 만들어 재료판 옆에 둡니다. 이 주문서 더미가 떨어지거나, 누군가 벌점카드를 5장 받게 되면 시작플레이어의 우측 플레이어까지 차례를 마치고 게임이 종료됩니다. 그러고 나서 점수가 가장 높은 플레이어가 게임에서 이깁니다.
게임 이름이 커피 ‘러시’가 된 결정적인 이유가 세 가지 있습니다.
러시 하나!
플레이어는 차례마다 자기 게임말을 재료판 위에서 3칸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때 이동한 경로에 있던 재료토큰을 받습니다. 그러니 보통 한 차례에 재료를 3개 모으게 됩니다. 재료토큰은 주문서를 처리하는 데 사용합니다. 즉, 플레이어는 차례에 자기 주문서를 처리하기 위한 재료토큰을 모아야 합니다.
실제로 플레이를 하면 ‘주문서를 처리하라’는 간단한 목적이 엄청 큰 압박으로 다가옵니다. 왜냐면, 차례마다 모을 수 있는 재료토큰은 보통 3개인데, 스페셜티 메뉴는 4개의 재료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뭐, 카페마다 스페셜티 메뉴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러시 둘!
게다가 한 플레이어가 처리한 주문서 개수만큼, 다음 플레이어와 그다음 플레이어가 새로운 주문서를 받게 됩니다. A-B-C-D 플레이어가 시계방향 순으로 둥그렇게 앉아 있다고 해보죠. 만약 A가 이번 차례에 주문서를 2장 처리했다면, B와 C는 새로운 주문서를 2장씩 받게 됩니다. A 차례가 끝나고 B가 주문서를 1장 처리했다면, C와 D는 새로운 주문서를 1장씩 받게 됩니다. C가 차례를 시작할 때 이미 3장의 새로운 주문서가 쌓여있는 거죠. 이야! 장사 잘된다!
러시 셋!
‘시간의 흐름’이라는 규칙이 압박감에 방점을 찍습니다. 자기 차례를 마칠 때는, 시간의 흐름에 의해 개인판에 있는 모든 주문서 카드가 한 칸씩 아래로 이동됩니다. 개인판은 4번 칸까지만 있으니… 4번 칸에 있던 주문카드는 시간이 흐르면 개인판 밖으로 버려집니다. 이렇게 버려지는 카드가 앞서 설명 드린 ‘벌점카드’가 됩니다.
게임이 끝날 때까지 긴장감이 유지되는 것은 좋지만, 난이도가 계속 올라가기만 한다면 플레이 자체가 피곤하겠죠? 다행히 플레이어의 숨통을 틔워줄 규칙도 있습니다. 벌점카드가 생기면, 그 개수만큼 ‘러시토큰’이라는 것을 받습니다. 재료를 4개나 요구하는 스페셜티 메뉴를 처리해도 러시토큰을 받습니다. 이 러시토큰은 자기 차례에 사용하여 게임말을 한 칸 더 이동할 수 있게 해주는 부스터 같은 것입니다. 만약 러시 토큰을 3개 사용한다면, 기본 이동 3칸에 추가 이동 3칸을 더해, 총 6칸을 이동하며 6개의 재료토큰을 모을 수도 있는 거죠.
게다가 업그레이드 타일도 있습니다. 4개의 업그레이드는 상황에 따라 재료토큰을 두 배로 받게 해주거나, 대각선에 있는 칸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해줍니다. 만약 여러 업그레이드 효과가 중복되는 상황이라면, 모든 효과를 적용하여 최대 4배의 재료토큰을 받는 상황도 생깁니다. 매번 이렇게 충분한 양의 재료토큰을 얻긴 어렵겠지만, 이런 부분을 잘 사용하면 주문서를 처리할 수 있는 여유가 됩니다.
다만, 업그레이드를 활성화하려면 점수로 모아둔, 처리한 주문서 3장을 비용으로 내야 합니다. 한 번 업그레이드를 하면 게임이 끝날 때까지 계속 효과를 보니 꼭 손해는 아니지만, 게임이 끝나가는 타이밍에는 업그레이드를 할지 말지를 선택하는 데도 고민이 필요하게 됩니다.
규칙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하고, 구성물에 대한 소개도 드리고 싶습니다.
작가의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때는 재료들이 큐브로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여느 보드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큐브들이라 친밀함이 있었지만, 구성물을 미니어처로 만들면 게임의 성격을 더욱 강하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구성물을 미니어처로 디자인하는 데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분명 이 미니어처 디자인은 가장 완벽한 모습은 아닐 수 있습니다. 일단 다른 건 차치하고, 게임에 등장하는 ‘스팀’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작가의 의도가 빨간 큐브였기에 스팀을 빨간색 스팀으로 표현하는 것은 너무 어색했거든요.
물론 떡볶이를 전기밥솥에 돌리면 빨강 스팀을 만들 수 있습니다만 ;;
재료토큰은 모양뿐 아니라 색깔로도 구분되게 하려 했는데, 물, 얼음, 스팀 이 세 개의 재료토큰은 모두 같은 H2O인지라 다른 색깔로 구분한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물은 파랑, 얼음은 투명, 스팀은 옅은 회색으로 표현했습니다.
많은 샘플을 만들어 보고 디자인 수정을 거치고 나서 지금의 모습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그리고 컵을 구성물에 추가하면서 디자인과 규칙에 대한 보강이 됐습니다. 컵은 플레이의 압박감을 더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비주얼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마다 컵을 3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주문서를 먼저 처리해야 할지 선택하는 요소가 게임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리고 컵에 재료들이 담기면 제법 예쁘게 보이거든요. 하하하
마지막 여담으로,
재료판을 모듈식으로 하여 무작위로 세팅을 하면 리플레이성을 높일 수 있지 않냐? 는 질문들을 많이 받았습니다.
무작위 세팅을 포함한 다양한 세팅으로 플레이 테스트를 해봤고, 밸런스가 심각할 정도로 훼손되어 그리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복잡하지 않지만 차례마다 선택을 고민하는 재미와, 게임의 끝까지 텐션을 차지게 유지시켜주는 규칙이 어우러진 데다, 구성물까지 귀엽게 준비했습니다.